[종호스님의 참선강좌] 호흡법 (5) - 수식관 ②
“몸 아래 마음 안정시켜., 산란심 제어하고 집중” 지난 번 수식관을 언급하며 기술하지 못한 내용을 첨언한다.〈안반수의경〉에서는 수식법을 하면서 호흡의 길이를 어느 정도 할 것인지, 또한 마음을 어디에 두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밝히고 있는 부분이 없다. 다만 호흡의 장단에 대해서는 ‘숫자를 셀 때 마음이 산란하지 않으면 마땅히 느리게 하고 마음이 어지러우면 빠르게 해야 한다’고 설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어느 정도 경과하거나 숙달된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것이므로 초보자가 이를 의식하고 처음부터 시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호흡의 길이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가는 오늘날의 일부 지도자들이 설명하고 있는 7/10정도만의 방법이 효율적이다. 전체를 열로 나눌 때 일곱 정도만 들이쉬고 내쉬는 것으로 이는 평상시 마음이 편안한 상태에서 쉬는 호흡의 길이라 한다. 호흡의 간격을 짧게 하면 깊은 호흡이 되지 못하고 숫자 세는 것도 조화롭지 못하며, 의식적으로 너무 길게 하면 망상이 쉽게 생겨 집중이 어렵고 세는 것도 곧잘 혼동하게 된다. 또 숨을 배에 가득차도록 들이쉬었다 완전히 내뱉으며 세는 방법 역시 무리하게 들이쉬고 내쉬어야 하므로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부드럽고 고요하며 미세한 호흡, 깊고 고른 호흡을 하되 안정된 상태에서 하는 평소의 호흡의 길이로 자연스럽게, 그리고 들이쉬고 내쉬는 숨에 마음을 집중하여 수를 세어야 하며, 이렇게 하다보면 호흡도 자연히 조금씩 길어지게 된다. 수식관을 하며 마음을 어디에다 둘 것인가는〈소지관〉등의 내용이 좋은 안내가 된다. 여기에서는 호흡을 바로 하기 위한 세 가지 조건을 들며 그중 하나로 ‘마음을 몸의 아래쪽이 안정시켜 거기에 정신을 집중하라’는 이른바 단전집중을 설하고 있는데, 안정적 마음 유지와 산란심의 제어, 잘못된 호흡법으로 인한 과환(過患) 등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혹자는 인간의 신체에 있는 어떤 관문을 연다고 하며 이마 등 몸의 특정 부위에 집중하는 것을 이야기하기도 하나 이는 선의 방법이 아니다. 여러 경전에서 밝히고 있음을 이미 언급했지만 호흡법은 초보자의 가장 기초적인 행법이자 숙련해야 할 사항이며, 수식관은 그 중의 한 방법이다. 이런 수식관에는 호흡을 생사의 요소와 인식 및 사상의 기본으로 보고, 그 셈을 통해 무상(無常)과 무아(無我), 고(苦), 공(空)의 본원경지로 들어간다는 종교적 철학적 의미도 깃들어 있다. 여러 계층의 지도에 의하면 수식관으로 마음이 편안해지고 고요해졌다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었으며, 목숨을 내걸 정도의 분심(憤心)과 대의단(大疑團)을 갖지 못한 이들에게는 여타보다 오히려 매우 효과적이었다. 입문법이지만 사람에 따라 아주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방법이기도 한 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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