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호스님의 참선강좌] 경전에서의 마음 조절법 (2)
욕망에 갈등하는 초심자., 부정관으로 극복할 수 있어... 부정관(不淨觀)은 성욕의 극복을 위한 것으로 대승법이 흥성한 이후에도, 또 중국의 초기에서까지 초심자에게 가르친 대표적 수행법 중의 하나였다. 성적 욕망이 수행과 그렇게 크게 관련되느냐, 혹은 수행의 핵심 과제는 아니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불교 성립 이후 간화선 조사들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 강조되어 온 기본사항이자 이의 극복 없이는 어떤 수행도 모래로 밥을 만드는 것과 같다고 하고 있을 만큼 중시하고 있는 내용이다. 부정관은 인간의 본능에 대한 문제답게 수많은 경론에서 다루고 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똥, 오줌, 땀 등이 흘러내리고 냄새나는 것으로 가득 차 탐낼 것이 하나도 없다고 관하라’(〈장아함경〉), ‘음욕이 많은 사람은 부정관을 닦아야 할 것이니 발끝에서 머리까지 더러운 것이 가득해 있다고 생각하라’(〈좌선삼매경〉) 등 무수하며, 핵심은 육신이 더러운 오물로 가득 차 있다고 생각하거나 시체가 부패해 가는 모습을 관찰하는 방법이다. 특히〈수행도지경〉에서는 시다림(屍多林), 즉 사체를 갖다 둔 숲에 가서 시신들의 온갖 모습들을 보면서 자신 또한 저렇게 될 것이라고 관하라고 하고 있고,〈대비바사론〉에서는 무덤에 가 시신들의 변색된 모습을 관찰한 후 자신의 육체가 그와 같음을, 이후 자신이 있는 침상에서 방, 마을, 시내, 나라, 온 세상 등으로 생각을 넓히면서 그 모든 곳에 시체가 가득해 있음을, 다시 자신에게로 생각을 좁히는 3단계의 방법을 설하고 있다. 또〈구사론〉에서는 육체의 부드러운 촉감이 생각나거든 사체에 구더기나 벌레가 우글거리는 것을 관하라는 등 4종을,〈대지도론〉에서는 죽은 몸의 아홉 구멍에서 벌레와 구더기 등이 나오고 악취가 진동하는 모습 등의 9종 관법을 언급하고 있는 등 매우 다양하고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상상해 보자. 시체가 쌓여 있는 곳에서 가부좌하고 앉아 방금 갖다 놓은 시체, 1주일·한 달·1년 … 된 시체, 살이 썩어 검은 물이 흐르고, 구더기가 가득하고, 부서지고 흩어지고 … 자신의 눈앞에 이런 모습이 펼쳐져 있다면 거기에서 욕망이 일어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시다림이나 무덤에 가 시신의 모습을 관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시체 안치소나 화장터를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주의할 것은 계속되는 생각 집중으로 주변에서 갑자기 시체가 튀어나오는 착각을 일으키거나 공포감을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이며, 성욕 극복에 목적이 있는 것이지 궁극적 수행법은 아니라는 것이다. 욕망은 초심자가 이겨내야 할 중요한 문제이며, 수행은 이의 극복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하였다. 출가 및 전문수행자나 이로 인해 힘들어하는 사람이라면 참고할 만한 관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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