話頭·參禪

[종호스님의 참선강좌] 경전에서의 마음 조절법 (1)

通達無我法者 2007. 12. 10. 20:41
[종호스님의 참선강좌] 경전에서의 마음 조절법 (1)
 
경론에 나타나 있는 여러 수행법 주목 필요...

간화선·묵조선과 함께 인도에서의 위빠사나가 대표적 수행법이라는 것을 언급했지만 불교가 중국으로 전해진 이후 수행 체계 및 구조에 대한 성찰과 인식의 변화가 있었고, 이에 의해 이전 인도에서의 방법은 사장되고 묵조와 간화의 방법으로 대체되었다.

이런 중국의 사상과 수행법을 이어받고 있는 한국 역시 오랫동안 같은 입장에 있었고, 오늘날 강좌나 수행처가 조금씩 늘어나는 등 다소의 변화는 있지만 아직까지도 전래의 시각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음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위빠사나와 간화·묵조선이 구조나 방법론에서 상당한 차이점이 있는 것만은 틀림없고, 이는 현대의 일부 남방 선사까지도 동감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후대 조사선의 수행법이 그 어떤 방법보다도 탁월하다는 점에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그러나 불교에 기본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위빠사나나 여타 경론의 수행법들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매우 다양하고 수많은 수행법들이 초기 경전이나 부파의 논서들에 언급되어 있고, 이들 행법들이 사람에 따라 오히려 더 효과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기준은 한 수행법이 가진 현실적 실용성과 보편성 및 궁극성, 수행을 통해 나타나는 효과(경지) 등이며, 이에 따라 그 자체로서, 혹은 조사선 지향을 위한 조도법(助道法)으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가능하다.

현재의 위빠사나에서 주 대상으로 삼고 있는 사념처(四念處) 등 특정 행법에 한정하지 않고 경론에 나타나 있는 여러 수행법들, 특히 오늘의 사람들에게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몇몇을 중심으로 살펴보자면 그 첫째로 들 수 있는 것이 오정심관(五停心觀)이다.

이른바 부정관(不淨觀 ; 성적 욕망이 강한 사람에게 닦도록 함)과 자비관(慈悲觀 ; 화를 잘내는 사람), 인연관(因緣觀 ; 우치한 사람), 계분별관(界分別觀 ; 아상이 높거나 절대자를 신봉하는 사람), 수식관(數息觀 ; 마음이 산란한 사람)의 다섯으로 처음 입문한 사람들에게 가르쳤던 방법이다.(〈보살지지경〉외)

이들 관법의 특색은 모든 사람에게 획일적이고 공통적으로 부여한 것이 아니라 화를 잘 낸다든지 산란스런 마음 등 특정 문제로 인해 수행이나 삶에 방해를 받고 있는 사람에게 해당 관법을 닦도록 하고 있다는 점이며, 또한 이를 통해 본인에게 나타난 현실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문제해결(치료) 방식이라는 점이다. 일정 문제의 해결 후 본인 스스로가 갖게 되는 느낌은 매우 큰 것이다.

사실 초심자의 경우 이들 다섯 중 어느 하나에서도 자유롭기가 힘들다. 안하고 힘들어하기보다 최적의 상태가 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은 자명하며, 의미의 폄하보다는 현실과 능률을 고려하고 활용하는 지혜도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