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호스님의 참선강좌] 중국의 수행법 (2) - 초기의 행법
혜능의 무념법, 돈오와 활용
깨달음의 생활속 구현 추구
중국의 선은 조사선을 말하고 간화선과 묵조선은 이의 체득법으로서 정형화되어 있는 수행법이다. 그러나 이들은 주지하다시피 송대에 정립된 것들이고, 그렇다면 이들 이전, 즉 초조 달마부터 이들 사이에도 분명 일정의 수행법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은 어떤 방법인가.
우선 초기의 수행법에서 눈에 띄는 것은 달마의 벽관(壁觀)이나 도신의 수일불이(守一不移), 홍인의 수본진심(守本眞心), 혜능의 무념법(無念法) 등이다. 스스로는 구체적 설명을 곁들이지 않고 있는 달마의 벽관은 마음을 편안히 하는 것(安心-제자 담림의 설)이나 밖으로 모든 인연을 쉬고 안으로 갈등이 없는 것(종밀)으로 설명되고 있고, 도신의 수일불이는 날아가려는 새의 날개를 붙잡듯 한 물건(一物)에 집중하며 마음이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것, 근본의 참된 마음을 지키는 수본진심의 홍인 설은 허공 끝 멀리 시야가 다하는 곳에 일자(一字)를 바라보는 것, 혜능의 무념은 반야에 의한 삶으로 언급되고 있다.
후대 선과 연관해 초기의 선에서 주목되는 것은 특히 혜능의 설이다. 무념법으로 대표되는 혜능의 수행법은 각기 자신의 근본 본성(自性)을 돈법(頓法)으로 깨달아 생활 속에서 구현하는 것으로, 한 생각도 일어나지 않는 가운데 어떤 것에도 집착하거나 머무르지 않고 오직 반야에 의한 바른 마음(直心)을 행하는 방법이다.
이른바 자기 본성(自性)에 대한 돈오(頓悟)를 통해 안팎으로 확실히 깨달아(內外明徹) 그것을 삶에서 활용하는 행법인 것이다.(그는 이를 자신의 본심을 아는 것 = 해탈 = 반야삼매 = 무념 = 일행삼매라 하고 있다.)
한 생각도 일어나지 않음은 번뇌 망념이 일어나지 않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그는 하나라도 일어나게 되면 거기에 사로잡히는 계박(繫縛)의 현상이 나타나게 되고, 이로 인해 팔만사천의 번뇌가 생기며, 따라서 이것들이 자신의 참된 본성을 뒤덮어 한없이 윤회전생(輪廻轉生)하는 중생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고 하고 있다.
바로 이런 망념에 대한 집착이나 사로잡힘이 없어야 자연 만법에 통달하여 일체의 모든 현상세계를 잘 분별할 수 있게 되고, 반야의 지혜가 드러나 모든 망념이 찰나간에 소멸되며, 부처의 지위에 오르게 된다는 것이다. 곧 자신의 본성을 깨달아 일상 삶에서 마음의 혼란이 없을 때 반야의 지혜가 나타나고(無念), 이를 활용하면서 살아갈 때(無住) 그 순간에 중생이 곧바로 부처가 된다는 것이다.
자성의 돈오와 그 활용이라는 혜능의 무념법은 이전의 관법이나 간화 및 묵조처럼 구체적으로 특정 행법을 규정하고 있는 것은 보이지 않으나 행법의 이론적 면에서 그 이후 선수행의 기본 바탕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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