話頭·參禪

[종호스님의 참선강좌] 중국의 수행법 (3) - 간화선 ①

通達無我法者 2007. 12. 10. 21:05
[종호스님의 참선강좌] 중국의 수행법 (3) - 간화선 ①
 
화두의 참구로 깨달음 얻기.
온갖 의심, 일시 타파해야...

간화선(看話禪)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남송대 대혜종고(1089~1163)에 의해 주창된 수행법이다. 간화에서의 간은 참구를 말하고 화는 화두를 말하는 것으로, 곧 화두의 참구를 통해 깨달음을 얻는 방법이다.

화두란 조사가 수행자를 지도하면서 불법의 본령 및 깨달음의 세계를 드러내 보인 비논리적이고 초이성적인 말이나 행동이다. 따라서 불교의 근원 세계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자 수행자로 하여금 본원경지를 체득할 수 있는 ‘키’이며, 행법상에서는 가장 빠른 지름길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화두는 고칙(古則)이나 공안(公案)으로도 불려지고 있는데, 고칙은 옛 조사들이 드러내 보인 선의 핵심 경지나 수행 테마로 조사들의 문답이나 언·행 속에 나타나 있는 깨달음의 법칙이라는 말이며, 공안은 정부의 공식문서라는 공부안독(公府案牘)의 준말로 여러 조사들의 가르침이 정부의 공식문서처럼 분명하고 틀림없다는 내용의 말이다.

특히 공안의 ‘공은 훌륭한 도를 깨달아 세상 사람들에게 그 길을 함께 가도록 하는 지극한 가르침, 안은 성현들께서 그 도를 수행하는 바른 방법을 기록한 것’(〈산방야화〉)으로 설명되고 있는데, 이처럼 조사들이 깨달음의 체득을 위해 남기고 있는 기연(機緣)을 하나의 과제로 삼아 참구하는 것이 간화선이다.

중봉의〈산방야화〉를 더 살펴보면, 공안이란 ‘한 사람의 억지주장이 아니라 신령스런 근원에 딱 들어맞고, 미묘한 종지에 계합하며, 생사의 굴레를 타파할 수 있는 것’이며, 때문에 ‘생각이나 이치로 알 수가 없고, 언어나 문자로 살피거나 전할 수도 없으며, 알음알이로 헤아릴 수도 없는 것으로 마치 큰 불구덩이 속에 어린 아이가 들어가면 그대로 타 죽는 것과 같은 것’이다.

또한 ‘정안(正眼)의 종사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번개불처럼 본성을 드러낸 것이기 때문에 따져볼 틈을 용납하지 않으며, 은산철벽(銀山鐵壁)과 같아 천만 갈래의 이런 저런 사량분별로서는 도저히 뚫을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즉 화두란 조사들이 언어문자나 형상으로 표현할 수 없는 본질 세계를 수행자를 위해 보이신 것으로 ‘개개인의 주관적 주장이 개입되어 있지 않으면서도 반드시 불조의 깨달음과 동일하게 만들겠다는 조사들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타파하는 순간 모든 번뇌의 식정(識情)이 사라지고 생사의 굴레로부터 벗어날 수 있으며, 불도를 이룰 수 있는 것’인 것이다.〈무문관〉이나 대혜의〈서장〉에 하나의 의심을 타파하면 천 가지 만 가지 온갖 의심이 일시에 타파된다고 하는 것도 이의 내용이다.

이런 화두에는〈전등록〉에 나와 있는 조사들의 1701명의 조사 숫자에 의해 흔히 1700공안이 있다고 말하며, 고려시대 진각혜심의〈선문염송〉에는 1125개의 고칙이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