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호스님의 참선강좌] 중국의 수행법 (6) - 간화선 ④
오직 의심하는 것 ‘핵심’.
‘간화십종병’ 유의해야...
간화의 참구는 어떻게 하는 것인가? 대혜의〈서장〉이나 박산무이의〈선경어〉, 몽산덕이의〈몽산법어〉및 지눌이나 보우, 서산 등 한국 조사들의 여러 저술에 이르기까지 간화의 수행법을 밝히고 있는 모든 전적들은 이에 대해 거의 한결같은 내용을 언급하고 있다.
그중 가장 중시하면서 강조하고 있는 것은 ‘의심’이다. 화두에 대해 대의단(大疑團)을 가지고 철저히 의심하면서 오직 그것만을 생각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화두 참구자의 주된 과제는 오직 의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심하지 않는 것에 큰 잘못이 있게 되고, 또한 크게 의심한다면 반드시 크게 깨달을 것이라고 하고 있다.
여러 전적들은 더욱 구체적으로 지식이나 논리로 화두를 살피지 말라고 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화두를 든 곳을 향해 이해하려 하지 말고, 사량분별도 하지 말라’, ‘부처님의 말씀은 어떤 것이며, 조사의 말씀은 무엇이고, 여러 고승들의 말씀은 또한 어떤 것인지를 통해 알려고 한다면 영겁의 세월이 흐른다 해도 깨달을 때가 없을 것이다’, ‘마음과 생각을 일으켜 파악하고자 한다면 벌써 십만 팔천리나 지나가 버린 것이다’ 등 이른바 의미로 분석하거나(沒義路) 이론적으로 살펴서도 안되며(沒理路), 재미도 없고(沒滋味) 뭔가를 모색해서도 안된다는(無摸索) 것이다.
이는 소위 간화십종병(看話十種病)이라는 것에 더욱 자세히 설명되고 있다. 생각으로 헤아리려 하거나 언어문자를 통해 파악하려는 것, 이론적으로 이해하려는 것, 화두가 언급된 상황을 통해 짐작하려는 것, 조사가 보인 눈썹을 치켜뜨고 눈을 껌벅이는 것에 빠지거나 혹은 우두커니 앉아 있는 것 등 이런 것들은 모두 잘못된 방법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생각의 전개를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의사결정을 하면서 살아가는 일반인들에게 이는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앉아 있으면 저절로 온갖 생각들이 떠오르게 되고, 하지 않으려 하면 더더욱 많은 생각들이 괴롭힌다.
때문에 일체의 사량분별이 없이 오직 화두 하나만을 생각하되 닭이 알을 품고 있을 때처럼, 또는 고양이가 쥐를 잡으려 할 때와 같이, 혹은 배고픈 사람 밥 생각하고 목마른 사람 물 생각하듯 간절하고도 간절하게 화두 그것만을 생각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닭이 움직이게 되면 품고 있던 알이 썩게 되고, 생각이 움직이게 되면 쥐가 달아나게 되기 때문이며, 밥이나 물 생각처럼 간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모든 분별의식을 멈추고 앉아 있을 때나 활동할 때, 잠을 자거나 꿈을 꿀 때에도, 어디에서 무엇을 하던지 오로지 대의단에 의한 화두 일념을 이루는 것이 간화 수행의 요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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