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입능가경(入楞伽經)

입능가경 제 8 권

通達無我法者 2007. 12. 24.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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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능가경 제 8 권
  
  
  원위 천축삼장 보리류지 한역
  
  
  
14. 찰나품(刹那品)
  
  그 때 거룩한 대혜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다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원하오니, 여래·응공·정변지께서는 저희를 위하여 일체 생멸(生滅)하는 모양을 말씀해 주십시오.
  어찌하여 여래께서는 일체법이 생각 생각에 머무르지 아니한다고 말씀하십니까?"
  부처님께서 대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훌륭한 대혜여, 그대는 지금 자세히 들어라.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말하리라."
  대혜보살이 말하였다.
  "어지신 세존이시여, 가르치심을 잘 받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대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대혜여, 일체법이라는 것은 이른바 선법(善法)·불선법(不善法)·유위법(有爲法)·무위법(無爲法)·세간법(世間法)·출세간법(出世間法)·유루법(有漏法)·무루법(無漏法)·내법(內法)·외법(外法)이다.
  대혜여, 줄여 말하면 5음(陰)법이니, 심(心)·의(意)·식(識)으로 인하여 훈습하며 증장한 것이다.
  모든 범부인 사람들은 심·의·식으로 인하여 훈습함으로 선(善)·불선(不善)인 법을 분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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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혜여, 성인은 현재 삼매(三昧)·삼마발제(三摩跋提)의 무루(無漏)인 선법(善法)의 낙행(樂行)을 증득하였다.
  대혜여, 이를 선법(善法)이라 이름한다.
  대혜여, 말한 바 선(善)·불선(不善)의 법이라 말한 것은 이른바 8식(識)이니, 무엇이 8식이 되는가? 첫째는 아리야식(阿梨耶識)이요, 둘째는 의(意)요, 셋째는 의식(意識)이요, 넷째는 안식(眼識)이요, 다섯째는 이식(耳識)이요, 여섯째는 비식(鼻識)이요, 일곱째는 설식(舌識)이요, 여덟째는 신식(身識)이다.
  대혜여, 5식신(識身)은 의식신(意識身)과 함께 하여 선·불선의 법이 전전(展轉)히 차별되며 상속(相續)하지만, 자체는 차별이 없이 생하는 법을 수순하여 생겼다가 다시 멸하지만, 자심(自心)이 허망한 경계를 나타낸 것을 알지 못하고, 곧 멸할 때엔 능히 경계와 형상의 크고 작음과 수승하고 묘한 모양을 취한다.
  대혜여, 의식이 5식신(識身)과 함께 서로 응하여 나는데, 한 생각의 순간[刹那]도 머무르지 아니하니, 그러므로 나는 저 법을 말하여, '찰나도 머무르지 않는다'라고 한다.
  대혜여, 찰니가(刹尼迦 : 刹那)라고 말한 것은 공(空)이 된다고 이름함이요, 아리야식은 여래장이라고 이름함이니, 의(意)와 전식(轉識)과 함께 훈습함으로 '공이 된다'고 이름하며, 무루(無漏)인 훈습법을 구족하였으므로 '불공(不空)이 된다'고 이름함이다.
  대혜여, 어리석은 범부는 깨닫지 못하고 모든 법이 찰나도 머무르지 아니함에 집착하여, 사견(邪見)에 떨어져서 말하기를, '무루의 법도 또한 찰나 동안도 머무르지 아니한다'라고 하니, 저 진여(眞如)인 여래장을 깨뜨리는 것이다.
  대혜여, 5식신(識身)은 6도(道)에 나지 않으며, 고락(苦樂)을 받지 않으며, 열반의 인(因)도 짓지 않는다.
  대혜여, 여래장은 고락을 받지 않기 때문에, 생사(生死)의 인(因)은 아니지만, 다른 법은 함께 생(生)하며, 함께 멸하여 네 가지 훈습[四種熏習 : 無明·妄心·妄境·淨法의 네 가지 훈습]에 의하여 취(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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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범부는 사견(邪見)으로 훈습함을 알지 못하고, '일체법이 찰나도 머무르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대혜여, 금강(金剛)인 여래장과 여래의 증득하신 법은 찰나도 머무르지 않는 것이 아니다.
  대혜여, 여래께서 증득하신 법이 만약 찰나 동안도 머무르지 않는 것이라면 일체 성자(聖者)는 성인(聖人)을 이룬 것이 아닐 것이다.
  대혜여, 성인 아닌 것이 아니니, 성인이기 때문이다.
  대혜여, 금강은 한 겁(劫) 동안 머물러 있어도, 무게와 부피가 그대로 있어 더하지도 줄지도 않는다.
  대혜여, 어찌하여 어리석은 범부가 모든 법을 분별하여 찰나도 머무르지 않는다고 말하는가? 그러나 범부는 나의 뜻을 얻지 못했으니, 안팎의 모든 법은 생각 생각이 머무르지 아니함을 알지 못함이다."
  대혜보살이 부처님께 또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6바라밀(波羅蜜)법이 만족하여지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얻는다고 항상 말씀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무엇이 6바라밀이 되며, 어찌하면 만족한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대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대혜여, 바라밀의 차별이 세 가지 있으니, 이른바 세간바라밀(世間波羅蜜)과 출세간바라밀(出世間波羅蜜)과 출세간상상바라밀(出世間上上波羅蜜)이다.
  대혜여, 세간바라밀이라 말한 것은 어리석은 범부가 나[我]와 내 것[我所]이라고 하는 법에 집착하여, 2변(邊)에 떨어져서 여러 가지 수승하고 묘한 경계를 위하여 바라밀을 행하고, 색(色) 등의 경계와 과보(果報)를 구함이다.
  대혜여, 어리석은 범부는 단나바라밀(檀那波羅蜜 : 布施波羅蜜)·시라바라밀(尸羅波羅蜜 : 持戒波羅蜜)·찬제바라밀(羼提波羅蜜 : 忍辱波羅蜜)·비라바라밀(毘羅波羅蜜 : 精進波羅蜜)·선바라밀(禪波羅蜜 : 禪定波羅蜜)·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을 행하여 범천(梵天)에 태어나기도 하며, 5신통(神通)인 세간의 법을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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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혜여, 이를 세간바라밀이라고 이름한다.
  대혜여, 출세간바라밀이라고 말한 것은 성문과 벽지불이 열반인 마음을 취하여 바라밀을 수행함이다.
  대혜여, 저와 같은 세간의 어리석은 범부는 자신에서 열반락을 구하기 위하여 세간바라밀의 행을 행하며, 성문과 연각은 또한 다시 이와 같이하여 자신을 위하며, 열반락을 구하여 출세간바라밀을 행하며, 저 구경락(究竟樂)이 아닌 것을 구한다.
  대혜여, 출세간상상바라밀은 여실히 다만 이 자심(自心)의 허망한 분별로써 바깥 경계를 나타낸 것을 능히 앎이니, 그 때엔 실로 오직 이 자심에서 안과 바깥의 법을 나타낸 것임을 알고 허망한 분별을 분별하지 아니하고 안팎의 자심과 색상을 취하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보살마하살은 여실히 일체법을 알므로 단나바라밀을 행하여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두려움이 없는 안온(安穩)한 낙(樂)을 얻게 하니, 그러므로 이를 단나바라밀이라고 이름한다.
  대혜여, 보살이 저 일체법을 관찰하고 분별을 내지 않으며, 청량(淸凉)한 법을 수순하니, 이를 시라바라밀이라고 이름한다.
  대혜여, 보살이 분별하는 마음을 떠나고, 저 수행함을 알아서, 능취(能取)와 가취(可取)의 경계가 진실이 아님을 여실히 아니, 이를 보살의 찬제바라밀이라고 이름한다.
  대혜여, 보살이 어떻게 정진행(精進行)을 닦는 것인가? 초(初)·중(中)·후(後) 밤에도 항상 부지런히 수행하여 여실법을 수순하여 모든 분별을 끊음이니, 이를 비라바라밀이라고 이름한다.
  대혜여, 보살이 분별하는 마음을 떠나서, 외도의 능취와 가취의 경계를 따르지 아니함을 선바라밀이라고 이름한다.
  대혜여, 어떤 것이 보살의 반야바라밀인가? 보살이 여실히 자심의 분별하는 상을 관찰하여, 분별함을 보지 아니하고 2변에 떨어지지 아니하며, 여실한 수행에 의하여 몸을 전변하여 한 법도 생함을 보지 않으며, 한 법도 멸함을 보지 않고 자신이 안으로 증득하는 거룩한 행을 수행함이니, 이를 보살의 반야바라밀이라고 이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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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혜여, 바라밀의 뜻[義]을 이와 같이 만족시키는 자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다."
  그 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공(空)과 무상(無常)과 찰나(刹那)를
  어리석은 이는 유위(有爲)라고 분별하여,
  강물과 등불과 종자와 같다고 하며
  공과 무상과 찰나라고 한다네.
  
  찰나의 뜻[義]을 분별하여
  찰나도 또한 이와 같다고 하나,
  찰니가(刹尼迦 : 刹那)는 불생(不生)이라서
  고요하여 짓는 바 떠났네.
  
  일체법은 생하는 것이 아니기에
  나는 찰나의 뜻이라 말한다.
  물질은 생하면 멸함이 있으나
  범부를 위해 말을 아니하네.
  
  상속하는 법을 분별하며
  망상으로 6도(道)를 보지만,
  만약 무명(無明)이 인(因)이 되어
  모든 마음 능히 낸다한들
  
  형색도 생하지 아니 했으니
  중간이야 어디 의지해 머무르랴.
  생하면 곧 멸함이 있으니
  다른 마음도 저를 따라 나는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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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색은 한 생각 머무름이 아니니
  어느 법에서 생함을 관찰하랴.
  어느 인(因)에 의해서 생긴 법이랴?
  마음은 인(因)없이 생하는 것이네.
  
  그러므로 생하는 것 성립하지 않으니,
  어떻게 생각이 무너짐 알 것인가.
  수행자가 정(定)을 증득하여
  금강과 불사리(佛舍利)로
  
  광음천(光音天) 궁전에서
  세간에 파괴되지 않는 일과
  그 증득한 법의 진실을
  여래께서는 지혜로 성취하였네.
  
  비구가 평등한 법을 증득하면
  어찌 생각이 머무르지 않음을 볼 것인가.
  건달바(乾闥婆)와 환상인 것이리.
  
  무엇 때문에 생각이 머무르지 않음인가?
  4대(大)와 보여진 형색이 없음이니,
  4대가 어찌 하는 일이겠는가?
  
  
15. 화품(化品)
  
  그 때 거룩한 대혜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또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세존께서 여러 아라한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수기(授記)를 주셨으며, 여래께서 또한 말씀하시기를, '부처님·여래께서는 열반에 들지 않는다'라고 하셨으며, 여래께서 또한 말씀하시기를, '여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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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변지는 어느 밤엔 큰 보리를 증득하였으며, 어느 밤에는 반열반(般涅槃)에 들겠고, 그 중간에 한 자(字)도 말하지 아니하였다'라고 하였습니다.
  여래께서 또한 말씀하시기를, '불·여래께서는 항상 무각정(無覺定)·무관정(無觀定)에 드신다'라고 하시며, 또한 말씀하시기를, '여러 가지 응화(應化)를 지어서 중생을 교화하고 제도한다'라고 하셨습니다.
  세존께서 또한 말씀하시기를, '모든 식(識)의 생각 생각이 차별되어 머무르지 않으며, 금강 밀적(金剛密迹)1)이 항상 따라서 모시고 호위한다'라고 하시며, 또한 말씀하시기를, '세간의 본제(本際)는 알기가 어렵다'라고 하시고, 또한 말씀하시기를, '중생이 반열반에 드는데, 만약 열반에 들지라도 마땅히 본제는 있다'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말씀하시기를, '부처님께서 원수와 적(敵)은 없다. 그러나 모든 마군(魔)이 나타난다'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말씀하시기를, '여래께서 일체 업장(業障)을 끊었지만, 칭차마나손타리(稱遮摩那孫陀利) 등의 비방함을 받았으며, 부처님께서 사리나(娑梨那)촌에 들어가서는 마침내 공양을 얻지 못하고 빈 발우로 나오셨다'라고 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이와 같을진대 여래께서는 곧 한량없는 죄업이 있습니다.
  어찌하여 여래께서는 일체 죄와 허물을 떠나지 않고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와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얻으셨습니까?"
  부처님께서 거룩한 대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훌륭한 대혜여, 그대는 지금 자세히 들어라.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말하리라."
  대혜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지신 세존이시여, 가르치심을 잘 받겠습니다."
  
  
1) 금강역사(金剛力士)·밀적금강(密迹金剛)·금강수(金剛手)·집금강(執金剛)이라고도 한다. 밀적은 항상 부처님을 모시고 부처님의 비밀스러운 사적(事迹)을 기억한다는 의미로서, 손에 금강저(金剛杵)를 들고 불법을 보호하는 천신의 통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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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께서 대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일찍 보살행을 행하였던 성문들에게 무여열반(無餘涅槃)에 의지하는 이를 위하여 수기를 주었다.
  대혜여, 내가 성문에게 수기를 준 것은 겁약(怯弱)한 중생으로 용맹심(勇猛心)을 내게 하기 위함이다.
  대혜여, 이 세계 및 다른 부처님 국토에 여러 중생이 보살행을 행하기를, 또한 성문의 법행(法行)을 좋아하는 이가 있기에 저를 돌이켜서 큰 보리를 취하도록 하기 위하여 응화(應化) 부처님께서 마땅히 교화할[應化] 성문(聲聞)을 위하여 수기함이요, 보신(報身) 부처님과 법신(法身) 부처님께서 기별(記莂)을 주시는 것은 아니다.
  대혜여, 성문과 벽지불과 열반에는 차별이 없으니, 무슨 까닭인가? 번뇌를 끊는 것은 차별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번뇌장(煩惱障)을 끊은 것이요, 지장(智障)을 끊은 것은 아니다.
  대혜여, 법무아(法無我)를 보면 지장을 끊고, 인무아(人無我)를 보면 번뇌장을 끊는다.
  대혜여, 의식을 굴리므로 법장(法障)과 업장(業障)을 끊으며, 의(意)와 아리야식(阿梨耶識)의 훈습을 굴리므로 구경(究竟)의 청정함이다.
  대혜여, 나는 항상 본래 법체(法體)에 의하여 머무르고, 다시 법을 내지 않으며, 본래 명자(名字)와 장구(章句)에 의하여 느끼지도 생각하지도 아니하고, 모든 법을 말한다.
  대혜여, 여래께서는 항상 뜻과 같이 알며, 항상 생각을 잃어버리지 않으니, 그러므로 여래께서는 각(覺)이 없고, 관(觀)이 없는 것이다.
  부처님·여래께서는 네 가지 머무르는 자리[四住地]를 떠나고, 두 가지 죽음[死]과 두 가지 장애[障]와 두 가지 업(業)을 멀리 떠났다.
  대혜여, 7종의 식(識)과 의(意)와 의식(意識)과 눈·귀·코·혀·몸이 생각 생각에 머무르지 아니하며, 허망한 훈습으로 인하여 무루(無漏)인 모든 선법(善法)을 떠난 것이다.
  대혜여, 여래장(如來藏)은 세간에서 나지도 죽지도 않으며, 오지도 가지도 않고, 항상 청량하며 변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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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혜여, 여래장에 의지하므로 세간과 열반과 고락(苦樂)의 인(因)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범부는 알지 못하고 공(空)과 허공(虛空)과 전도(顚倒)에 떨어진다.
  대혜여, 금강밀적(金剛密迹)은 항상 응화 여래를 따라 모시고 호위하여 에워싸는 것이요, 법신 부처님과 보신 부처님께서는 근본 여래·응공·정변지는 아니다.
  대혜여, 여래께서는 모든 근(根)과 크고 작은 모든 양(量)을 멀리 떠났으며, 일체 범부와 성문과 벽지불들을 멀리 떠났다.
  대혜여, 여실히 수행하여 진여낙행(眞如樂行)의 경계를 얻는 자는 근본 부처를 알 것이니, 평등한 법인(法忍)을 얻은 까닭이다. 그러므로 금강밀적은 응화불을 따르는 것이다.
  대혜여, 응화불이란 비방도 없으며 업도 없어서, 응화불도 법불·보불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같지도 않으니, 질그릇을 만드는 이[陶師]가 바퀴 등으로 만드는 바 일을 짓는 것과 같아서, 응화불이 중생을 교화하는 일을 짓는데 진실상(眞實相)과 달리 설법하고, 안으로 증득한 바 법과 거룩한 지혜의 경계를 말하지 않는다.
  대혜여, 일체 범부와 외도와 성문과 벽지불들은 6식(識)이 멸함을 보고 단견(斷見)에 떨어지며, 아리야식을 보지 못하고 상견(常見)에 떨어진다.
  대혜여, 자심(自心)을 보지 못하고 본제(本際)를 분별하니, 그러므로 세간을 본제가 없다고 이름한다.
  대혜여, 자심의 견(見)을 멀리 떠나는 자는 해탈하여 열반의 증득을 얻었다고 이름한다.
  대혜여, 부처님·여래께서는 네 가지 훈습하는 습기(習氣)를 멀리 떠났으니, 그러므로 허물이 없는 것이다."
  그 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3승(乘)과 또한 비승(非乘)과
  여러 부처님과 한량없는 승(乘)이며
  일체 수기한 부처의 지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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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번뇌 끊었다'라고 말하네.
  
  안으로 증득했던 거룩한 지혜와
  무여열반(無餘涅槃)으로
  겁약한 중생이 이끌려고,
  그러므로 숨겨 말하였네.
  
  여래의 증득한 지혜로
  저 도(道)를 또한 말했으니,
  중생은 이에 의해서 도에 들어가고
  2승은 열반이 없는 것이네.
  
  욕색(欲色)과 유(有)를 보며
  네 가지 훈습인 땅에
  의식(意識)이 또한 생하니,
  의식과 함께 머무름 보네.
  
  견(見)과 의(意)와 안식(眼識) 등과
  상(常)과 무상과 단멸이며
  상견(常見)이 의(意) 등에 의하여
  열반의 견(見)을 일으키네.
  
  
16. 차식육품(遮食肉品)
  
  그 때 거룩한 대혜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세간의 나고 죽는 데에 유전(流轉)하며, 원결(怨結)이 서로 연속하여 모든 악도(惡道)에 떨어지는 것은 모두 고기를 먹으며, 번갈아 서로 살해함으로 말미암아 탐내며 성내는 것을 증장(增長)하여 벗어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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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얻지 못하고, 심히 큰 괴로움이 된 것이라고 관찰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고기를 먹는 사람은 큰 자비(慈悲)의 종자를 끊는 것이니, 성도(聖道)를 닦는 이는 마땅히 먹지 않아야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외도들은 사견법(邪見法)의 로가야타(盧迦耶陀)인 세속에 떨어지는 논(論)을 말하여 단(斷)·상(常)·유(有)·무(無)의 견해에 떨어졌지만, 모두 고기 먹는 것을 금하여 자기도 먹지 아니하며, 다른 이가 먹는 것도 허락하지 않습니다.
  어찌 여래의 청정한 법에서 범행(梵行)을 닦는 이가 자기도 먹고, 다른 이도 먹는 것을 일체 제어하지 않겠습니까?
  여래·세존께서는 모든 중생을 자비(慈悲)하시는 것이 한결같은데, 어찌 고기 먹는 것을 허락하시겠습니까?
  어지신 세존이시여, 세간을 불쌍히 여기시어 원컨대 저희를 위하여 고기를 먹는 허물과 먹지 않는 공덕을 말씀해 주십시오.
  저희와 일체 보살들은 듣고서는 여실한 수행에 의지함을 얻으며, 널리 선전하고 유포하며, 현재와 미래의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알게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거룩한 대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착한 대헤여, 그대는 큰 자비로 중생을 불쌍히 여기므로 능히 이 뜻을 묻는구나.
  그대는 지금 자세히 들어라.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말하리라."
  대혜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지신 세존이시여, 가르치심을 잘 받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대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대저 고기 먹는 것은 한량없는 허물이 있어, 보살마하살이 큰 자비를 닦으려면 고기를 먹지 말 것이니, 먹으며 먹지 않는 공덕과 죄과(罪過)를 내 조금 말할 것이니, 그대는 지금 자세히 들어라.
  대혜여, 내가 관찰하건대, 중생이 끝없는 예로부터 고기 먹은 습관으로 고기 맛을 탐착(貪着)하며, 번갈아 서로 살해하여 현성(賢聖)을 멀리 떠나고, 생사(生死)의 괴로움을 받는다.
  고기 맛을 버리는 자는 정법(正法)의 말을 듣고, 보살의 지위에서 여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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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행하여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얻을 것이며, 또한 중생으로 하여금 성문·벽지불 자리를 거쳐 쉴 곳에 들게 할 것이며, 쉬고 나면 여래의 자리에 들게 될 것이다.
  대혜여, 이와 같은 것들은 이롭게 함과 자비한 마음으로 근본을 삼는다.
  고기 먹는 사람은 큰 자비의 종자를 끊으니, 어찌 마땅히 이와 같은 큰 이익을 얻겠는가. 그러므로 대혜여, 내가 관찰하건대, 중생이 6도(道)에 윤회하여 나고 죽음에 있으면서, 서로서로 생육(生育)하여 번갈아 부모·형제·자매가 되었으니, 남자거나 여자거나 중간이건 밖에건 내외(內外) 육친(六親) 권속이 혹은 다른 갈래인 선도(善道)·악도(惡道)에 태어나기도 하며, 항상 권속이 되었으니, 이러한 인연으로 내가 관찰하건대, 중생이 번갈아 서로 고기를 먹는 것에는 친척이 아님이 없다고 본다.
  고기 맛을 탐하는 것으로 말미암아 번갈아 서로 잡아먹으며, 항상 살해할 마음을 내고, 괴로움인 업만을 증장하여 생사에 유전하여 벗어남을 얻지 못한다."
  부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실 때에 여러 악한 나찰(羅刹)들은 부처님의 말씀하신 것을 듣고 모두 악심(惡心)을 버리며, 고기 먹는 것을 끊고, 번갈아 서로 자비한 마음을 일으키게 하여 중생의 생명을 보호하기를 자기 생명을 보호하기 보다 더하고, 일체 고기는 떠나버리고 먹지 않으며, 슬피 울고 눈물을 흘리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6도(道)를 살펴보니, 저희들이 잡아먹은 고기는 모두 저희들의 친척입니다.
  이제야 고기를 먹는 것은 중생의 큰 원결(怨結)이 오며, 큰 자비종자를 끊고, 좋지 못한 업만을 증장하여 큰 괴로움의 근본임을 알았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는 지금부터 고기를 끊고 먹지 아니하겠으며, 저희 권속들에도 또한 먹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으며, 여래 제자로서 먹지 않는 이가 있으면 저희는 마땅히 밤낮으로 친근하여 옹호(擁護)할 것이며, 만약 고기를 먹는다면 저희는 마땅히 큰 이익이 아닌 것을 지어 주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혜여, 나찰 악귀(惡鬼)는 항상 고기를 먹는 자들인데, 나의 말한 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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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듣고 오히려 자비한 마음을 발하여 고기를 버리고 먹지 않거든, 하물며 나의 제자는 선법(善法)을 행하는 자이니, 고기를 먹는 것을 허락하겠는가? 만약 고기를 먹는 자는 마땅히 알라. 곧 중생의 큰 원수며, 나의 성종(聖種)을 끊는 것이다.
  대혜여, 만약 나의 제자가 내가 말한 바를 듣고도 살펴보지 아니하고, 고기를 먹는 자는 마땅히 알라. 바로 전다라(旃陀羅)1) 종족이요, 나의 제자가 아니며, 나는 그의 스승이 아니다. 그러므로 대혜여, 만약 나와 더불어 권속이 되려고 한다면 일체 모든 고기를 마땅히 먹지 아니하여야 할 것이다.
  대혜여, 보살은 마땅히 이 모든 고기는 모두 부모의 고름과 피와 부정한 붉음[赤]과 흰 것[白]으로 화합함에 의하여 깨끗하지 못한 몸이 생긴 것으로 관찰할 것이니, 그러므로 보살은 고기가 깨끗하지 못함을 관찰하여 마땅히 고기를 먹지 아니할 것이다.
  대혜여, 고기 먹는 사람은 중생이 그 기운을 들으면 모두 놀래며 두려워하고 도주(逃走)하여 멀리하리니, 그러므로 보살은 여실한 행을 닦아서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서는 마땅히 고기를 먹지 아니할 것이다.
  대혜여, 비유컨대 전다라와 사냥꾼과 백정과 물고기·새를 잡는 사람들이 일체 가는 곳에는 중생이 멀리 보고서 이와 같은 생각을 하기를, '나는 지금 반드시 죽었도다. 오는 자는 큰 악인(惡)이니, 죄와 복을 알지 못하고 중생의 생명을 끊어서 눈앞의 이익만을 구하려고, 지금 여기에 와서 우리들을 찾는다. 지금 우리들의 몸은 모두 고기 덩어리로 되었기 때문에, 그러므로 지금 잡으려고 온 것이니, 우리들은 반드시 죽었구나'라고 함과 같다.
  대혜여, 사람이 고기를 먹음으로 말미암아 능히 보는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이와 같은 놀램과 두려움을 내게 한다.
  대혜여, 일체 허공과 땅의 중생도 고기 먹는 자를 보면 다 놀래고 두려워하여 의심하는 생각을 일으키되, '나는 지금 죽게 될까? 살게 될까? 이와 같은
  
  
1) 범어 ca la 의 음역으로 포악(暴惡)·도자(屠者)·살자(殺者) 등으로 의역함. 가장 천하여 카스트에도 속하지 못하는 천민을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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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한 사람은 자비한 마음을 닦지 아니했기에 또한 승냥이와 이리[豺狼]가 세간에 노닐며 다닐 때에 항상 고기 먹을 것을 찾는 것과 같으며, 소가 풀을 먹는 것과 쇠똥구리[蜣]·말똥구리[蜋]가 똥을 따르되, 배부르고 만족함을 알지 못함과 같다.
  나의 몸은 고기라서 바로 그의 밥이니, 마땅히 만나지 말아야겠다라고 하고서 곧 버리고 도주하며, 이를 떠나서 멀리 가나니, 사람이 나찰을 두려워함과 같아서 다름이 없다.
  대혜여, 고기를 먹는 사람은 능히 중생의 보는 자로 하여금 모두 이와 같은 놀램과 두려워함을 내게 하니, 마땅히 알라. 고기를 먹는 것은 중생의 큰 원결(怨結)이다.
  그러므로 보살은 자비를 수행하고 중생을 포섭하기 위하여 저를 마땅히 먹지 말 것이다.
  그는 성혜인(聖慧人)의 먹을 바가 아니요, 나쁜 이름이 유포되며, 성인의 꾸짖는 것이니, 그러므로 대혜여, 보살은 중생을 포섭하기 위하므로 마땅히 고기를 먹지 아니할 것이다.
  대혜여, 보살은 중생의 신심(信心)을 두호하기 위하여 마땅히 고기를 먹지 아니할 것이니, 무슨 까닭인가?
  대혜여, 보살이라 말한 것은 중생이 모두 알기를 부처님·여래의 자비한 마음의 종자로서, 능히 중생에게 귀의할 곳이 되기 때문에, 듣는 이는 자연히 의심과 공포를 내지 아니하고, 친우(親友)라는 생각과 선지식(善知識)이라는 생각과 두려워하지 않는 생각을 내니, 귀의 할 곳을 얻었으며, 안온(安穩)한 곳을 얻었으며, 좋은 도사(導師)를 얻은 것을 말함이다.
  대혜여, 고기를 먹지 아니함으로 말미암아 능히 중생에게 이와 같은 신심을 내게 한다.
  만약 고기를 먹는다면, 중생이 곧 일체 믿는 마음을 잃고 곧 말하기를, '세간에는 믿을 만한 것이 없다'라고 하여 신근(信根)을 끊으리니, 그러므로 대혜여, 보살은 중생의 믿는 마음을 두호하기 위하여 일체 고기를 모두 마땅히 먹지 아니할 것이다.
  대혜여, 나의 모든 제자는 세간에서 3보(寶)를 비방함을 두호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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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땅히 고기를 먹지 아니할 것이니, 무슨 까닭인가? 세간에서 어떤 사람이라도 고기 먹는 것을 보면 3보를 헐뜯고 비방하여 말하기를, '불법에서 어느 곳에 마땅히 진실한 사문과 바라문과 범행을 닦는 자가 있으리요. 성인의 본래 마땅히 먹어야 할 바를 버리고 중생의 고기를 먹으니, 마치 나찰이 고기를 먹고 배를 채우며, 취해 자고 움직이지 않는 것과 같다'라고 한다.
  세간에 범인의 호귀(豪貴)한 세력에 의하여 고기를 찾아서 잡아먹는 것은 나찰왕이 중생을 놀래고 두렵게 하는 것과 같으니, 그러므로 곳곳마다 이러한 말을 부르짖되, '어느 곳에 마땅히 진실한 사문과 바라문과 깨끗한 행을 닦는 이가 있으리요. 법도 없으며 사문도 없으며 비니(毘尼)도 없으며, 깨끗한 수행자도 없다'라고 하여, 이와 같은 한량없고 가없는 나쁜 마음을 내어 나의 법륜(法輪)을 끊고, 성종(聖種)을 끊어 없애니, 일체가 모두 고기를 먹는 허물로 말미암은 것이다.
  그러므로 대혜여, 나의 제자는 나쁜 사람이 3보를 헐뜯고 비방함을 두호하기 위하여 마땅히 고기를 생각하는 생각도 내지 아니할 것이지, 어찌 하물며 고기를 먹겠는가.
  대혜여, 보살은 청정한 불국토를 구하며,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마땅히 고기를 먹지 아니할 것이요, 마땅히 모든 고기는 죽은 사람의 시체와 같은 것으로 관찰하여 눈으로 보려고도 아니하며, 기운을 들으려고도 하지 말아야 하거늘, 어찌 하물며 맡으며 입 속에 넣으랴. 일체 모든 고기도 또한 다시 이와 같다.
  대혜여, 죽은 시체를 불태우면 냄새 기운이 좋지 못하며, 다른 고기를 불태워도 냄새나며, 더러움과 같아서 다르지 않으니, 어찌 그 가운데서 먹고 먹지 않음이 있으리요.
  그러므로 대혜여, 보살이 청정한 불국토를 구하며,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마땅히 고기를 먹지 아니할 것이다.
  대혜여, 생사(生死)를 벗어남을 구하기 위해서는 마땅히 자비한 행에 전념(專念)하며, 욕심이 적고 만족한 줄을 알며, 세간의 괴로움을 싫어하고 해탈을 속히 구하려고 하여 마땅히 시끄러운 것을 버리고, 공한(空閑)한 곳에 나아가서 시타림(屍陀林)1) 아란야(阿蘭若)2)의 곳에 머물러 무덤 사이와
  
  
1) 시타(屍陀)는 범어 ta의 음역으로 한(寒)으로 의역함. 따라서 한림(寒林)을 말하고, 시체를 버리는 곳을 뜻한다.
2) 범어 ara ya의 음역으로 아련야(阿練若)·아란나(阿蘭拏)라고도 표기한다. 삼림(森林)을 뜻하며 수행의 장소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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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 아래서 홀로 앉아 사유(思惟)하기를, '세간에는 하나도 즐거울 것이 없다'라고 관찰하여 처자와 권속은 칼과 족쇄[枷鎖]와 같은 생각을 하며, 궁전과 대관(坮觀)은 감옥과 같은 생각을 하며, 모든 보배는 똥 무더기와 같은 생각을 하며, 모든 음식을 볼 적엔 고름·피와 같은 생각을 하며, 음식을 받아먹는 것은 부스럼과 종기에 약을 바르는 것 같이하여, 생명을 보존하는 것에 있을 뿐, 성도(聖道)에만 생각을 두고 맛을 탐하지 아니하여 술·고기·파·부추·마늘·염교[薤]인 냄새나는 맛을 모두 버리고 먹지 않을 것이다.
  대혜여, 만약 이와 같이 하면 참으로 수행함이니, 족히 일체 인천(人天)의 공양을 받을 것이다.
  만약 세간을 싫어하고 떠나려는 마음을 내지 않고 재미[滋味]에만 탐착하여 술·고기·5신채(辛菜)를 먹는다면 마땅히 세간의 믿음과 보시를 받지 못할 것이다.
  대혜여, 어떤 중생은 과거에 일찍 닦았던 한량없는 인연과 적은 선근(善根)이 있을지라도 나의 법을 들으면 신심으로 출가(出家)하며, 나의 법에 있을 것이요, 과거에 일찍 나찰의 권속이 되었거나 호랑이·사자·고양이·살쾡이 속에서 태어났으면 비록 나의 법에 있을지라도 고기를 먹었던 여습(餘習)으로 고기를 먹는 자를 보면 기뻐하며 친근하고, 성읍·취락·탑사(塔寺)에 들어가서도 술 마시고 고기를 먹는 것으로 즐거운 낙을 삼으리니, 온 천하가 보기를 나찰과 같이 여길 것이며, 죽은 시체를 다투어 먹는 것과 같아서 다를 것이 없으니, 스스로 자기 과실로 나의 무리가 나찰 권속이 되는 것을 알지 못한 것이다.
  비록 가사를 입고 수염과 털을 깎았으나 생명 있는 자를 보면, 마음에 공포 내기가 나찰을 두려워함과 같을 것이다.
  그러므로 대혜여, 만약 나를 스승으로 여긴다면 일체 고기는 모두 마땅히 먹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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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혜여, 세간의 사견(邪見)인 모든 주술(呪術)하는 이도 만약 고기를 먹으면 주술을 이루지 못하니, 사술(邪術)함에도 오히려 고기를 먹지 않는데, 하물며 나의 제자가 여래의 위없는 성도(聖道)와 출세 해탈을 구하기 위하여 큰 자비를 닦아 정진하며 고행(苦行)하여도 오히려 얻지 못할까 두려울 것인데, 어느 곳에 마땅히 이와 같은 해탈이 있어서 저 어리석은 사람이 고기를 먹을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대혜여, 나의 모든 제자는 출세의 해탈락을 구하기 위해서 마땅히 고기를 먹지 말 것이다.
  대혜여, 고기를 먹으면 능히 색력(色力)과 입맛을 일으키게 하지만, 사람은 탐착이 많아진다. 마땅히 자세히 관할 것이니, 일체 세간에 신명(身命)이 있는 자는 각각 스스로 보중(寶重)히 여기고, 죽는 고통을 두려워한다. 그리고 목숨을 보호하며 아끼는 것은 사람이나 축생(畜生)이나 다름이 없으니, 차라리 옴[疥]이 있는 야간(野干)의 몸을 좋아할지언정 목숨 버리고 하늘의 낙을 받으려고 하지 않으니, 무슨 까닭인가? 이는 죽는 괴로움을 두려워하는 까닭이다.
  대혜여, 이로써 관찰하건대 죽음이 큰 괴로움이 되며 두려워 할 법이니, 자신도 죽음을 두려워하면서 어찌 마땅히 다른 고기를 먹으리요.
  그러므로 대혜여, 고기를 먹고자 하는 자는 먼저 몸을 생각하고, 다음에 중생을 생각해서 마땅히 고기를 먹지 않을 것이다.
  대혜여, 대저 고기를 먹는 자는 모든 하늘도 멀리 하는데, 어찌 하물며 성인이겠는가? 그러므로 보살은 성인을 보기 위하여 마땅히 자비를 닦고, 마땅히 고기를 먹지 않을 것이다.
  대혜여, 고기를 먹는 사람은 잠자는 것도 괴로우며, 일어날 때에도 또한 괴로우며, 만약 꿈속에 여러 가지 나쁜 것을 보아도 놀래고 두려워서 머리털이 곤두서고 마음이 항상 불안(不安)할 것이니, 자비심(慈悲心)이 없으므로 착한 힘이 없어지며, 만약 그 조용한 곳에 홀로 있어도 흔히 사람이 아닌 것들이 그 편을 엿볼 것이며, 호랑이와 사자도 또한 와서 엿보아 그 고기를 먹으려고 하기 때문에 마음이 항상 놀래고 두려워서 편안함을 얻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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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혜여, 고기를 먹는 자는 탐심을 채우기도 어렵고 먹는 것도 양(量)을 모르고 과식하여 소화가 되지 않고, 4대(大)와 입 기운의 누린내와 비린내만을 더하게 된다.
  또한 그 속에는 한량없는 나쁜 벌레가 있어서 몸이 부스럼과 옴과 백라(白癩)와 질병인 여러 가지 좋지 못한 것이 많아서 현재의 범부도 듣고 보기를 좋아하지 않을 것인데, 어찌 하물며 미래의 병 없고 향기롭고 결백한 사람 몸을 가히 얻을 수 있겠는가?
  대혜여, 나는 말하기를, '범부가 정명(淨命)을 구하기 위해서는 깨끗한 먹음을 먹어라'라고 하며, '오히려 마땅히 마음에 아들의 고기와 같이 생각하라'라고 하는데, 어찌 하물며 성인의 먹는 것 아닌 것을 먹으라고 허락하겠는가?
  성인이 그를 떠나는 것은 고기가 능히 한량없는 허물을 내어 출세의 일체 공덕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어찌 내가 제자들에게 모든 고기와 피와 깨끗하지 못한 것의 맛을 먹으라고 허락하겠는가?
  내가 허락한다고 말한다면, 이는 나를 비방함이다.
  대혜여, 내가 제자들에게 성인의 마땅히 먹을 바 음식을 먹으라고 함은 성인이 멀리하는 음식을 말함이 아니니, 성인의 먹음이란 능히 한량없는 공덕을 내며 모든 허물을 멀리 떠난 것이다.
  대혜여, 과거와 현재의 성인의 먹음이란 이른바 멥쌀[粳米]과 대맥(大麥)과 소맥(小麥)과 대두(大豆)와 소두(小豆)와 여러 가지 기름과 꿀과 감자(甘蔗)와 감자 즙과 건타말(蹇陀末)·사탕 간제(干提) 등이니, 때를 얻는다면 먹는 것을 들어 주고 깨끗함이라 한다.
  대혜여, 미래 세상에 어리석은 사람이 있어 여러 가지 비니(毘尼 : 律, vinaya)를 말하여 고기 먹을 수 있다고 말하리니, 과거의 고기 먹던 훈습으로 고기 맛에 애착하여 자기 마음의 견해대로 이러한 말을 하는 것이요, 부처님과 성인께서 좋은 음식이 된다고 말씀하신 것은 아니다.
  대혜여, 고기를 먹지 않는 이는 과거에 여러 부처님께 공양하고 모든 선근(善根)을 심었기 때문에 능히 부처님의 말씀을 믿고 비니에 굳게 머물러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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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든 인과를 믿으며, 몸과 입까지도 능히 스스로 절량(節量)하여 세간의 모든 맛에 탐착함이 되지 않으며, 고기 먹는 자를 보면 능히 자비한 마음을 낼 것이다.
  대혜여, 나는 기억하니, '과거에 왕이 있었으니, 이름은 사자로(師子奴)이고, 여러 가지 고기를 먹으며 고기 맛에 애착하여 차례로 사람 고기를 먹기까지 하였다. 사람 고기를 먹음으로 인하여 부모·형제·처자·권속이 모두 버리고 떠나가며, 일체 신민(臣民)과 국토와 취락은 곧 모반하여 함께 그의 목숨을 끊었었다.
  고기를 먹는 자는 이와 같은 허물이 있으니, 그러므로 마땅히 일체 고기를 먹지 아니할 것이다.
  대혜여, 자재천왕(自在天王)은 화신이 비둘기가 되고 석제환인(釋提桓因)은 이 천주(天主)였음에도 과거에 고기 먹던 습기(習氣)로 화신이 매[鷹]가 되어, 이 비둘기를 놀라게 하며 쫓았으니, 비둘기는 와서 나에게 투신하였다. 나는 그 때 시비왕(尸毘王)이었는데, 중생들이 번갈아 서로 잡아먹는 것을 불쌍히 여겨, '몸의 고기로써 비둘기를 대신하여 매에게 주겠다'라고 하고, 살을 베어도 부족하기에 몸이 저울 위에 올라서 큰 괴로움을 받았었다.
  대혜여, 이와 같이 한량없는 세상에 오면서 고기 먹던 훈습으로 자기 몸과 다른 몸도 이와 같은 허물이 있거든, 어찌 하물며 부끄럼 없이 항상 고기를 먹겠는가?
  대혜여, 또한 다른 왕이 있었는데 고기를 먹지 않는 이었다. 말을 타고 노닐다가 말이 놀라는 바람에 깊은 산 속에 들어가 시종자(侍從者)를 잃고 돌아갈 길을 알지 못했었다.
  고기를 먹지 아니한 까닭으로 사자와 호랑이는 보고도 해칠 마음이 없었으며, 암사자와 함께 욕사(欲事)를 행하게 되어 내지 아들 반족왕(班足王) 등을 낳았다.
  과거 세상에 고기를 먹던 훈습으로 사람의 왕이 되었어도 또한 항상 고기를 먹으며, 칠가촌(七家村)에 있어서도 많이 고기 먹기를 좋아하며, 고기 먹는 것이 너무 지나쳐서 드디어 사람의 고기를 먹으며 남녀를 낳으니 모두 나찰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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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혜여, 고기 먹는 중생은 과거의 고기 먹던 훈습에 의하여 흔히 나찰·사자·호랑이·승냥이·표범·고양이·살쾡이·솔개·올빼미·독수리·매·닭 등으로 태어난다.
  생명이 있는 유(類)는 각각 스스로 몸을 지키어 함부로 못하게 하며, 기아(飢餓)의 괴로움을 받으면서 항상 악한 마음으로 다른 고기 먹기를 생각하다가 목숨이 다하면 또한 악도(惡道)에 떨어져 태어나고, 사람의 몸은 얻기가 어려운데, 어찌 하물며 열반(涅槃)의 도(道)를 얻겠는가?
  대혜여, 마땅히 알라. 고기 먹는 사람은 이와 같은 한량없는 모든 허물이 있을 것이며, 고기를 먹지 않는 자는 곧 한량없는 공덕의 더미일 것이다.
  대혜여, 그러나 범부들은 이와 같은 고기를 먹는 허물과 먹지 않는 공덕을 알지 못하니, 내 지금 고기 먹음을 들어주지 않는 것을 대략 말할 것이다.
  대혜여, 만약 일체 사람이 고기를 먹지 않는다면 또한 사람들의 중생을 살해하는 것이 없을 것이다.
  사람이 고기를 먹음으로 말미암아 만약 고기를 먹을 수 없으면 여러 곳에 구하여 사오니, 재리(財利)를 위하는 자는 죽여서 판매하는데, 사는 자를 위하여 죽인 것이다. 그러므로 사는 자도 죽이는 자와 다름이 없다. 그런 까닭으로 고기를 먹는 것은 능히 성도(聖道)를 방해한다.
  대혜여, 고기를 먹는 사람은 고기 맛에 애착하여 축생(畜生)을 가릴 것 없는 데에 이르며, 이에 사람 고기까지 먹는데, 어찌 하물며 노루·사슴·꿩·토끼·거위·기러기·돼지·염소·닭·개·낙타·나귀·코끼리·말·용·뱀·물고기·자라 등의 물과 육지에 생명 있는 것들을 먹지 않겠는가?
  고기 맛에 애착함으로 말미암아 모든 방편을 베풀어서 중생을 살해하기를, 여러 가지 저라(罝羅 : 짐승 잡는 그물)와 기망(機網 : 새 잡는 그물)을 만들어서 산에다 그물을 치고 땅에다 그물을 치며, 강물을 끊어 트기도 하며, 바다를 막아 방축하기도 하여 여러 물과 육지를 휩쓸어 그물과 돛과 함정과 활과 칼과 독한 화살을 안치하기를 빈틈없이 하기에 허공과 땅과 물의 여러 가지 중생을 모두 살해하게 되니, 고기를 먹기 때문이다.
  대혜여, 사냥꾼과 백정과 고기 먹는 사람들은 악심(惡心)이 견고하여 능히 차마 못하는 짓을 행하며, 모든 중생의 형체가 곱고 살찌며, 피부와 살이 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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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하고 좋은 것을 보면 번갈아 서로 가리켜 말하기를, '이것은 잡아먹음직하다'라고 하여 한 생각도 사람으로서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不忍心]을 내지 않으니, 그러므로 나는 말하기를, '고기를 먹는 사람은 큰 자비의 종자를 끊는다'라고 말한다.
  대혜여, 내가 관찰하건대, 세간에서 고기로서 생명 아닌 것이 없으니, 자기가 죽이지도 아니할 것이요, 사람을 시켜서 죽이지도 아니할 것이며, 다른 것으로도 죽이지 아니할 것이다.
  생명으로부터 오지 아니한 고기는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만약 고기가 생명으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고 아름다운 음식이라면, 내 무슨 까닭으로 사람들이 먹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는가. 세간을 모두 구해 보아도 이러한 고기는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고기 먹는 것을 죄라고 말하며, 여래의 종자를 끊기 때문에 먹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대혜여, 내가 열반한 후 미래 세상에 법이 멸하려 할 때, 나의 법에 출가한 자가 있어서 수염과 머리털을 깎고, '나는 사문(沙門) 석자(釋子)다'라고 자칭하면서 나의 가사를 입고 어리석기는 어린 아이 같으면서 율사(律師)라 자칭하고 2변(邊)에 떨어져서 여러 가지 허망과 각관(覺觀)으로 고기 맛에 탐착하며, 자심의 견해를 따라 말하기를, '비니(毘尼)에서 고기를 먹을 수 있다고 말하였다'라고 하며, 또한 나를 비방하여 말하기를, '부처님·여래께서는 사람들에게 고기 먹는 것을 허락해 주셨다'라고 하며, 또한 말하기를, '제도에 고기 먹는 것을 허락하였다'라고 할 것이다.
  또한 나를 비방하여 말하기를, '여래·세존께서도 스스로 고기를 먹었다'라고 할 것이다.
  대혜여, 내가 상액(象腋)·앙굴마라(央掘魔羅)·열반(涅槃)·대운(大雲) 등인 일체 수다라(修多羅)에서 고기 먹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으며, 또한 고기는 식미(食味)에도 들어간다고 말하지 않았다.
  대혜여, 내가 만약 성문 제자들에게 고기를 먹을 수 있다고 허락하였다면, 나는 마침내 입으로 항상 큰 자비와 여실행(如實行)을 찬탄하지 못할 것이며, 또한 시타림(屍陀林)에서 두타행(頭陀行)을 하는 자를 찬탄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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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며, 또한 대승을 수행하고 대승에 머무르는 자를 찬탄하지 않을 것이며, 또한 고기 먹지 않는 이를 찬탄하지 않을 것이지만, 나도 스스로 먹지 아니하고 다른 이의 먹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니, 그러므로 나는 보살행을 닦는 것을 권하며, 고기 먹지 않는 것을 찬탄하며, 중생 보기를 마땅히 외아들같이 하라고 권한다.
  어찌 내가 고기 먹는 것을 허락한다고 말하겠는가.
  나는 제자들이 3승(乘)행을 닦는 자에게 속히 과위(果位)를 얻게 하기 위하여, 일체 고기를 금하여 모두 먹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데, 어찌 나의 비니(毘尼)에서 사람들에게 고기 먹는 것을 허락한다고 말하리요.
  또한 다시 말하기를, '여래께서는 다른 수다라(修多羅)에서 세 가지 고기는 사람에게 먹는 것을 허락하였다'라고 함은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비니(毘尼)에서 차제로 끊게 함을 알지 못함이니, 무슨 까닭인가?
  대혜여, 고기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다른 이가 죽인 것이요, 둘째는 스스로 죽은 것이다.
  세상 사람은 말하기를, '고기는 먹을 것과 먹지 못할 것이 있으니, 코끼리·말·용·뱀·사람·귀신·원숭이·돼지·개·소는 먹을 수 없고, 나머지는 먹을 수 있다'라고 한다.
  백정은 먹고 먹지 못할 것을 묻지 않고 일체를 모두 죽여 곳곳에서 팔기 때문에, 중생이 죄 없이 살해함을 당하니, 그러므로 타살(他殺)과 스스로 죽음[自死]을 모두 먹을 수 없다고 정한 것이다.
  견(見)·문(聞)·의(疑)란 것은 이른바 타살이요, 견·문·의가 아닌 것은 이른바 스스로 죽은 것이다.
  그러므로 대혜여, 나는 비니(毘尼)에서 말하기를, '무릇 있는 고기는 모두 사문 석자(釋子)에게는 깨끗하지 못한 것이니, 청정한 혜명(慧命)을 더럽히고 성도분(聖道分)을 장애 하니, 어느 방편으로도 먹을 수 없다'라고 하였다.
  만약 말하기를, '부처님의 비니(毘尼)에서 세 가지 고기를 말한 것은 먹는 것을 허락하지 않기 위함이요, 먹는 것을 허락하기 위함이 아니다'라고 한다면,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굳게 비니에 머무르는 것이요, 나를 비방함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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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혜여, 지금 이 능가(楞伽) 수다라(修多羅)에서는 '모든 때, 모든 고기는
  또한 어느 방편으로도 먹을 수 없다'라고 한다.
  그러므로 대혜여, 내가 고기 먹는 것을 금하는 것은 한 사람만 위하는 것이 아니요, 현재와 미래에도 일체 먹을 수 없다고 함이다.
  그러므로 대혜여, 만약 저 어리석은 사람이 스스로 율사(律師)라고 말하면서 비니에서 사람들에게 고기 먹는 것을 허락하였다고 말하고, 또한 나를 비방하여 말하기를, '여래도 스스로 먹었다'라고 한다면, 저 어리석은 사람은 큰 죄장(罪障)을 이루어 오랫동안 좋지 못한 곳[無利益處]과 성인이 없는 곳과 법을 듣지 못할 곳에 떨어질 것이며, 또한 현재와 미래의 현성(賢聖) 제자도 얻어 보지 못할 것인데, 하물며 부처님·여래를 얻어 볼 수 있겠는가?
  대혜여, 성문인(聲聞人)들의 항상 먹어야할 바는 쌀과 밀가루와 기름과 꿀과 여러 가지 깨(麻)와 팥이니, 능히 정명(淨命)을 낼 수 있을 것이다.
  비법(非法)으로 저축하며 비법으로 받아 취하면 나는 '부정함이다'라고 말하며, 그도 오히려 먹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데, 어찌 하물며 피와 살의 부정한 것을 먹겠는가.
  대혜여, 나의 성문과 벽지불과 보살 제자도 법식(法食)으로 먹고 음식으로 먹지 않는데, 어찌 하물며 여래이겠는가.
  대혜여, 부처님·여래께서는 법식의 법에 머무름이요, 음식의 몸이 아니며, 일체 음식에 머무르는 몸이 아니다.
  모든 살림살이와 자생(資生)과 애착과 유(有)와 구하는 등을 떠나서 일체 번뇌와 습기의 허물을 멀리 떠나고, 잘 분별하여 심(心)과 심소(心所)와 지혜와 일체지(一切智)와 일체 견(見)을 알아서, 모든 중생을 보는데 평등하게 불쌍히 여긴다.
  그러므로 대혜여, 나는 모든 중생들을 외아들같이 보니, 어찌 고기 먹는 것을 허락하겠는가. 또한 따라 기뻐하지도 않는데, 어찌 하물며 스스로 먹겠는가.
  대혜여, 이와 같이 모든 파·부추·마늘·염교[薤]는 냄새나고 더럽고 깨끗하지 못하여 능히 성도(聖道)를 장애하며, 또한 세간, 인천(人天)의 깨끗한 곳을 장애 하는데, 어찌 하물며 부처님 정토(淨土)의 과보(果報)이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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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
  술도 이와 같아서 능히 성도를 장애하며, 능히 선업(善業)을 손해하고 능히 모든 허물을 내니, 그러므로 대혜여, 성도를 구하는 자는 술·고기·파·부추·마늘 등인 능히 훈습하는 맛은 모두 마땅히 먹지 아니할 것이다."
  그 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대혜보살이 물었다.
  술·고기·파·마늘·부추를
  부처님께서 부정하다고 하여
  일체 먹는 것을 허락 안 하셨네.
  
  나찰(羅刹)들의 먹는 바요
  성인의 먹을 맛이 아니니,
  먹는다면 성인의 꾸짖는 것이며
  나쁜 이름이 널리 퍼지네.
  
  원하오니 부처님께서
  먹는 죄와 먹지 않는 복을
  분별하여 말씀해 주십시오.1)
  대혜여, 그대는 잘 들어라.
  내가 먹는 허물을 말하리라.
  술·고기·파·마늘·부추는
  성도분(聖道分)에 장애 되는 것이네.
  
  내가 삼계(三界)의
  성도(聖道)를 얻은 이들을 관찰하건대,
  끝없는 세계로부터 오면서
  이리 저리 모두 친척이었네.
  
  
1) 이상의 세 게송은 대혜보살이 묻는 게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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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찌 그 가운데
  먹고 먹지 않음이 있으랴.
  고기의 온 바를 살펴 보건대
  나온 곳이 가장 깨끗하지 못하니,
  
  고름과 피로 어울려 나왔으며
  오줌과 똥·콧물이 합해졌으니,
  깨끗한 행을 수행하는 자는
  잘 관찰하여 마땅히 먹지 않으리.
  
  여러 가지 고기와 파와
  술도 또한 마시지 않으며,
  여러 가지 부추와 마늘을
  수행하는 자는 항상 멀리하리.
  
  항상 마(麻) 기름을 멀리하고
  뚫어진 구멍 평상에서 자지 않으며,
  작은 벌레 날려 버리니,
  다른 목숨 해칠까 끊는 것이네.
  
  육식(肉食)은 몸의 힘을 기르니
  힘으로 말미암아 삿된 생각이 나며,
  삿된 생각으로 탐욕이 나기에
  그러므로 고기를 먹지 못하게 하였네.
  
  고기 먹음으로 탐심(貪心)이 나며,
  탐심으로 미취(迷醉)를 이루고,
  미취로서 애욕이 자라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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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사(生死)를 해탈하지 못한다네.
  
  이롭게 하려고 중생 죽이며,
  고기를 위해 돈과 재물 추구하니,
  저 두 사람의 악업(惡業)은
  죽으면 규환(叫喚)지옥에 떨어지네.
  
  세 가지 깨끗한 고기라고 이름함은
  보지도 듣지도 의심도 아닌 것이니,
  세상에는 이러한 고기 없는 것,
  태어나면 먹히는 고기 속에 떨어지리.
  
  냄새나고 더러워서 싫어함인
  전광(顚狂)한 속에 항상 태어나며,
  흔히 전타라(旃陀羅)와 사냥꾼과
  백정의 집에 태어날 것이다.
  
  혹은 나찰녀(羅殺女)와
  또한 고기 먹는 곳에 태어나니,
  나찰·괭이·살쾡이 등은
  고기 먹는 것으로 그 가운데 태어났네.
  
  『상액(象腋)경』·『대운(大雲)경』과
  『열반경』과 『승만(勝鬘)경』과
  또 『입능가경』에서도
  나는 고기 먹는 것을 허락하지 않네.
  
  부처님과 보살과
  성문도 또한 꾸짖는 바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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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기를 먹고도 부끄럼이 없으면
  생생(生生)에 항상 전광(顚狂)한다.
  
  먼저 보고 듣고 의심인 것을 말하여
  이미 일체 고기를 끊었거늘,
  망상으로 깨닫지 못하여
  고기 먹을 생각을 낸다.
  
  저 탐욕의 허물이
  성해탈(聖解脫)을 장애함과 같아서
  술·고기·파·마늘·부추도
  모두 성도(聖道)에 장애가 된다.
  
  미래 세상의 중생은
  고기에 대하여 어리석게 말하기를,
  이는 깨끗하여 죄가 없으니
  부처님께서 우리들의 먹는 것을 허락하셨다고 하리.
  
  깨끗한 먹는 약과 같이 생각하고
  아들 고기 먹는 것 같이하여
  만족을 알고 싫어하여
  수행함엔 걸식(乞食)을 행해야 하네.
  
  자비한 마음에 안주(安住)하는 이에겐
  나는 늘 싫어하며 떠나라고 말하니,
  사자와 승냥이 호랑이들이
  항상 함께 놀게 되리라.
  고기를 먹으면 보는 이가 두려워하니
  어찌하여 먹을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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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기를 먹으면 자비한 마음이 끊어지고
  열반 해탈 떠나게 되리라.
  
  성인의 가르침도 또한 어기나니,
  그러므로 고기 먹는 것을 허락하지 않네.
  먹지 않으면 범종(梵種)에 태어나리.
  도를 닦는 이와
  지혜롭고 부귀한 이는
  모두 고기를 먹지 않은 것이라네.
  
  
17. 다라니품(陀羅尼品)
  
  그 때 세존께서는 거룩한 대혜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대혜여, 그대는 마땅히 나의 『능가경』 주(呪)를 자세히 듣고 받아 가질 것이다.
  이 주(呪)는 과거·미래·현재의 여러 부처님께서 이미 말씀하셨으며, 현재 말씀하시며, 미래에 말씀하실 것이다.
  대혜여, 내 또한 말하나니, 여러 법사(法師)와 『능가경』을 수지(受持) 독송(讀誦)하는 이를 위한 것이다."
  그리고 주문을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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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혜여, 이를 능가 대경(大經)의 주문구(呪文句)라 이름하니, 선남자·선여인과 비구·비구니·우바새(優婆寒)·우바이(優婆夷)들은 이 문구를 능히 수지 독송하며, 사람들을 위하여 연설해 줄 것이니, 어떤 사람이라도 능히 그의 죄과(罪過)를 찾아내지 못할 것이다.
  하늘과 하늘 여자, 용과 용녀, 야차와 야차녀, 아수라와 아수라녀, 가루라와 가루라녀, 긴나라와 긴나라녀, 마후라가와 마후라가녀, 부다(浮多)와 부다녀, 구반다(鳩槃茶)와 구반다녀, 비사도(毘舍闍)와 비사도녀, 오다라(嗚多羅)와 오다라녀, 아파라(阿波羅)와 아파라녀, 나찰과 나찰녀, 다가(茶伽)와 다가녀, 오주하라(嗚周何羅)와 오주하라녀, 가타복다라(伽吒福多羅)와 가타복다라녀, 사람과 사람 아닌 것, 사람과 사람 아닌 것의 여자들이 능히 그의 허물을 찾아내지 못할 것이다.
  만약 악한 귀신이 있어 사람을 해쳐 속히 저 악한 귀신으로 하여금 가도록 하려거든, 이 다라니 주를 백 번 굴리면 저 악귀(惡鬼)는 놀래고 두려워하여 부르짖고 곡하고서 빨리 도주하리라."
  부처님께서 또 대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대혜여, 이 법을 보호하는 법사를 보호하기 위하여 또 다라니를 말할 것이다."
  그리고 주문을 말씀하셨다.
  
  
  
  "대혜여, 이 다라니 주의 문구를 만약 선남자·선여인이 수지 독송하며 사람을 위하여 연설하면, 어떤 사람이라도 능히 더불어 과실을 지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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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天]과 하늘 여자, 용(龍)과 용녀, 야차(夜叉)와 야차녀, 아수라(阿修羅)와 아수라녀, 가루라(迦樓羅)와 가루라녀, 긴나라(緊那羅)와 긴나라녀, 마후라가(摩睺羅伽)와 마후라가녀, 건달바(乾闥婆)와 건달바녀, 부다부(浮多浮)와 부다부녀, 구반다와 구반다녀와, 비사사와 비사사녀와, 오다라와 오다라녀와, 아발마라(阿拔摩羅)와 아발마라녀와, 나찰(羅刹)과 나찰녀와, 오달아라(嗚闥阿羅)와 오달아라녀, 가타복단나(伽吒福單那)와 가타복단나녀, 사람[人]과 사람 아닌 것[非人], 사람과 사람 아닌 것의 여자들인 그는 모두 능히 그의 허물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대혜여, 만약 사람이 이 주(呪)의 문구를 수지하거나 독송하면, 그 사람은 일체 『능가경』을 외운 것이라 이름함을 얻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이 다라니 구(句)를 말하여 일체 모든 나찰을 막으며, 일체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을 호지(護持)하는 자를 보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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