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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능가경 제 9 권 |
원위 천축삼장 보리류지 한역 |
18. 총품(總品)① |
그 때 세존께서는 이 수다라(修多羅)의 깊은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어느 여름날 새·짐승은 아지랑이를 |
미혹한 마음에서 물로 본다. |
새 짐승은 물로 여겨 애착하지만 |
저 물은 사실이 아니었네. |
이와 같은 식(識)의 종자로서 |
모든 경계의 움직임을 보인 것이니, |
어리석은 중생에겐 |
눈이 흐려 보는 것과 같네. |
사유(思惟)로서 사유할 바와 |
능히 사유함을 떠나고, |
실제(實諦)를 보아 분별하면 |
능히 해탈 알아 얻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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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법이란 견고함이 아니요, |
허망한 분별에서 난 것이다. |
허망한 분별은 공(空)한 것인데, |
저 공(空)에 의하여 분별함이네. |
5음(陰)과 식(識) 등의 법은 |
물 속의 나무 그림과 같고, |
환상과 꿈을 보는 것 같으니, |
식(識)으로부터 분별하지 말지어다. |
요술로 시체(屍體)를 일으키는 기관이며 |
항상 꿈·번개·구름과 같으니, |
셋의 상속하는 법을 끊으면 |
중생이 해탈을 얻으리. |
삿된 생각의 법에 의하여 |
식(識)이 생하니, |
8·9 여러 가지 식(識)은 |
물 속의 파도와 같네. |
훈습의 종자법에 의하여 |
항상 몸을 굳게 묶으며, |
마음이 경계에 유전하는 것은 |
철(鐵)이 자석에 끌리는 것과 같네. |
의지함인 모든 중생이여, |
진성(眞性)이란 모든 각(覺)을 떠났으며, |
모든 짓는 일과 알음과 |
아는 바 법도 멀리 떠났다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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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환삼매(如幻三昧)를 수행하여 |
10지(地)의 행을 벗어나리. |
그대는 심왕(心王)법을 관찰하라. |
마음·경계·식(識)의 모습을 떠났네. |
그 때 항상 마음이 유전함을 알고서 |
항상 변하지 않는 데에 머무르고 |
연꽃 궁전에 머무르니, |
환상과 같은 경계의 모양이었네. |
저 수승한 곳에 머무르고서 |
모든 자재행(自在行)을 얻으며 |
마니주(摩尼珠)가 색상을 드러내듯이 |
중생 제도의 사업을 지어주네. |
유위(有爲)와 무위(無爲)도 없으며 |
모든 분별심이 없어졌네. |
어리석은 이는 지혜 없이 취하기에 |
석녀 아이의 꿈과 같다네. |
고요함과 무생(無生)이며 |
5음(陰)과 인(人)과 상속(相續)과 |
인연과 모든 경계와 |
공(空)과 유(有)와 비유(非有)를 |
나는 모든 방편으로 말함이요, |
이와 같은 실상(實相)이 없는데, |
어리석은 이 실제 있음으로 취(取)하나 |
능상(能相), 가상(可相)이 모두 없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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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체법(一切法)을 깨달았으나 |
일체를 깨달음도 아니며, |
내게 일체지(一切智)가 있으나 |
일체지가 없네. |
범부는 어리석게 분별하여 |
스스로 세상에서 지자(智者)라 말하나 |
나는 일찍이 깨닫지 아니하였으며 |
또한 중생을 깨닫게도 아니하네. |
일체법은 마음 뿐이요 |
모든 음(陰)도 털 바퀴 같다. |
털 바퀴 모양은 필경 없으니 |
어느 곳에 분별함이 있으랴. |
본래 없고 처음 생긴 물건이란 |
모든 인연에도 또한 없으며, |
석녀와 허공 꽃이니, |
만약 유위(有爲)라고 본다면 |
그 때엔 볼 바[可見]를 볼 것이요, |
미(迷)한 것을 보면 법이 곧 머무르며, |
나도 열반에 들지 않으리니, |
상(相)과 업을 멸하지 않는 것이리. |
분별식(分別識)만을 멸하는 것이 |
바로 나의 열반이요, |
법상(法相)을 멸함은 아닌데, |
어리석은 사람이 허망하게 분별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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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게 흐르는 물이 다하면 |
그 때엔 파도가 일지 않듯이, |
여러 가지 식(識)이 없어지면 |
없어지고는 다시 나질 않으리. |
공(空)함이요, 식(識)의 모양이 없어서 |
환상과 같아 본래 나지 않음이요. |
유무(有無)이면서 유무를 떠났으니 |
이 모든 법이 꿈과 같은 것이네. |
내가 말한 하나인 실법(實法)은 |
모든 각관(覺觀)을 떠났으며, |
성인의 묘한 경계라서 |
두 법의 체상(體相)을 떠났다네. |
반딧불 모양을 보는 것 같아서 |
여러 가지 진실한 것 없으니, |
세간에서 4대(大)와 여러 가지를 |
보는 것 또한 이와 같네. |
풀·나무·돌에 의지하여 |
환상의 모양을 보임과 같으니, |
저 환상은 이러한 모양이 없듯이 |
모든 법체(法體)도 이와 같다네. |
취착(取着)함과 취착할 바도 없으며 |
해탈도 속박도 없고 |
환상과 같고 아지랑이와 같으며 |
꿈과 눈[眼] 속의 티와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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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와 같이 실답게 보고 |
모든 분별의 때[垢]를 떠나면 |
곧 여실한 정(定)에 머무르리니, |
그가 나를 보는데 의심이 없으리라. |
이 가운데에는 심식(心識)이 없고 |
허공과 아지랑이와 같으니, |
이와 같이 모든 법을 안다고 하지만 |
그러나 한 법도 알지 못하리. |
유무(有無)의 모든 반연 떠났기에 |
그러므로 모든 법을 생(生)함이 아니며, |
삼계(三界)도 마음이 미혹한 것이니 |
그러므로 여러 가지가 보인 것이네. |
꿈과 세간의 법인 |
이 두 법은 평등하니, |
보여질 바와 살림살이와 |
모든 촉감과 또한 양(量)이며 |
몸과 무상(無常)과 세간과 |
여러 가지 색(色) 또한 그러하네. |
세간에서 높으신 이의 말씀은 |
이와 같이 짓는 바 일이라네. |
마음은 삼계(三界)의 종자(種子)로서 |
미혹으로 현재와 미래를 보지만, |
세간의 분별을 알면 |
이와 같은 실법(實法)은 없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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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을 이와 같이 본다면 |
능히 생사(生死)를 떠나리니, |
생(生)과 불생(不生)은 |
어리석음과 미혹으로 본 것이네. |
불생(不生)과 불멸(不滅)은 |
지혜를 닦는 이가 본다. |
아가니(阿迦尼 : 有頂天)의 묘한 경계는 |
모든 악행(惡行)을 떠난 곳이네. |
항상 분별이 없는 행과 |
모든 심수(心數)를 떠난 법으로 |
역통(力通)이 자재(自在)함을 얻고 |
삼매에 도달하는 곳에서 |
정각(正覺) 이루었으니 |
화불(化佛)이 그 가운데서 이루셨네. |
모든 법은 생멸(生滅)이 아니라 |
모든 법은 이와 같은 체(體)라네. |
응화(應化)의 한량없는 억(億)의 수가 |
그 체(體) 속에서 출세하시어 |
어리석은 사람으로 하여금 불법에 들게 하는데 |
메아리와 같아 사의(思議)할 수 없네. |
처음·중간·끝을 멀리 떠났으며 |
유무(有無)의 법까지 떠나서 |
두루 움직이지 않고 청정하여 |
모든 모양이 없는 데서 모양을 드러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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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성(識性)이 법신(法身)을 가리워 |
일체 몸 가운데에 있으니 |
미혹은 이 환(幻)으로 있는 것이요, |
환은 미혹의 인(因)이 아니라네. |
마음에는 미혹의 법이 없으며 |
또한 조금 있지 않음도 아니다. |
마음이 두 법의 속박에 의하여 |
아리야식(阿梨耶識)이 일어난 것이네. |
다만 마음이 이와 같이 본 것이요, |
아(我)와 법은 거칠게 흐르는 물과 같으니, |
세간을 이와 같이 관찰하면 |
그 때엔 모든 마음을 굴리리라. |
이는 나의 참 제자로서 |
진실한 법행(法行)을 성취하리. |
뜨거움·젖음·굳음·움직임을 |
어리석은 이는 모든 법이라 분별하여 |
사실 아닌 것을 있다고 생각하나 |
능상(能相)과 가상(可相)은 없으리라. |
여덟 가지 물건으로 한 몸과 |
형상과 모든 근(根)이었네. |
어리석은 이는 모든 형색 분별하여 |
미혹의 몸이 그물에 얽히고, |
여러 인연이 화합하므로 |
어리석은 분별이 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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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법을 알지 못했기에 |
삼계(三界)에서 유전한다. |
모든 법과 언어는 |
이 중생의 분별인 것이다. |
그러나 모든 법은 없는 것으로 |
화(化)함과 꿈 같은 것이니, |
모든 법이 이와 같은 것으로 관찰하여 |
세간과 열반에 머무르지 아니하리. |
마음의 여러 가지 종자로서 |
마음의 경계를 나타내 보인 것이니, |
볼 바인 분별이 생기기에 |
어리석은 이는 두 법을 좋아하네. |
무지(無智)와 애착과 업은 |
심(心)과 심법(心法)의 인(因)이니, |
다른 힘인 법에 의해 생겼으므로 |
타력(他力)의 법이라 말하네. |
법에 의하여 분별하는 일들은 |
마음이 경계에 미혹함이니, |
그러므로 분별이 될 수 없어 |
미혹한 삿된 분별이라네. |
마음이 인연에 묶임에 의하여 |
그러므로 모든 몸이 생하였으니, |
만약 모든 인연을 떠난다면 |
나는 '법을 보지 않음'이라 말하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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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연법을 떠나며 |
모든 법상(法相)을 떠나서 |
모든 법 가운데에 머물지 않으면, |
나는 '경계를 보지 않음'이라 말하리. |
왕(王)과 장자(長者)들이 |
여러 가지 새와 짐승을 |
집과 들에 모아두고 |
여러 아들에게 보이듯이, |
나도 이와 같은 모든 상(相)과 |
여러 가지 거울 모양인 법을 |
속 몸 지혜로 아들 삼아서 |
실제(實際) 법을 말한다. |
큰 바다의 물결은 |
바람의 인연으로 생기어 |
능히 일어 날뛰고 현전(現前)하여 |
끊어질 사이가 없듯이 |
아리야식도 항상 |
바람인 경계에 의해 일어나며, |
여러 가지 물결인 식(識)이 |
능히 날뛰고 생겨 끊어지질 않네. |
능취(能取)와 가취(可取)의 모양을 |
중생은 이와 같이 보지만, |
가견(可見)은 모든 상(相)이 없는데 |
모도(毛道)는 이와 같이 본다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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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야인 근본식[本識]과 |
의(意)와 의식(意識)은 |
가취(可取)와 능취(能取)를 떠난 것이니, |
나는 '이와 같은 모양'이라 말한다. |
5음(陰)엔 아(我)도 없으며 |
인(人)과 중생도 없다. |
생(生)은 여러 식(識)이 생(生)함이요 |
멸(滅)은 곧 여러 식이 멸함이네. |
그림 속의 높고 낮음과 같아서 |
보이지만 이와 같은 것이 없으니, |
이와 같은 모든 물체는 |
보이지만 이와 같은 모양이 없다네. |
건달바(乾闥婆)의 성(城)과 같으며 |
새와 짐승이 물을 갈애(渴愛)하듯이 |
이와 같은 보여지는 것을 보지만 |
지혜로 관찰함엔 이러한 것이 없으리라. |
헤아림과 생각함을 떠났으며 |
인(因)도 아니며 과(果)도 아니요, |
능각(能覺)과 소각(所覺)을 떠났고 |
능견(能見)과 가견(可見)을 떠났다네. |
음(陰)과 인연에 의해 깨달을 것이니 |
인견(人見)과 가견(可見)이 없으리라. |
만약 가견(可見)을 보지 않는다면 |
어떻게 저 법을 닦으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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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과 인(因)과 비유와 |
뜻 세움[立意]과 인연이며, |
꿈과 건달바와 털바퀴와 |
아지랑이와 해와 달과 |
빛과 불꽃과 환(幻) 등인 비유로 |
나는 '모든 법이 생함'을 막노라. |
꿈과 환(幻)같은 미혹으로서 |
허망하게 중생을 분별함이니, |
삼계에 의지하지도 않으며 |
안과 밖에도 또한 모두 없어, |
'모든 유(有)가 생(生)하지 않음'을 본다면 |
무생인(無生忍)을 얻으리. |
환과 같은 삼매[如幻三昧]와 |
뜻과 같은 몸[如意身]과 |
모든 신통과 자재함과 |
힘과 마음인 여러 가지 법을 얻으리라. |
모든 법은 본래 생함이 아니며 |
공하여 법체상도 없지만, |
저 사람은 미(迷)하고 깨닫지 못하여 |
인연에 따라 생멸(生滅)하니, |
어리석은 이의 분별함 같아서 |
마음에서 자심(自心)을 본 것이며 |
바깥 여러 가지 모양을 본 것이요, |
실로 보여질 법은 없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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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상(骨相)과 불상(佛像)과 |
모든 4대(大)가 흩어짐을 보며 |
잘 살피는 마음으로 능히 아는 것이 |
세간상(世間相)을 주지(住持)함이라네. |
몸과 주지함과 살림살이여, |
가취(可取)인 세 가지 경계로다. |
식(識)은 식(識)의 경계를 취하고 |
의식(意識)은 셋을 분별하니, |
분별함과 가분별(可分別)이 |
있는 바 명자(名字)의 경계로서 |
능히 진실법을 보지 못함이니, |
그의 각(覺)은 미(迷)하여 보지 못함이네. |
모든 법의 자체가 없는 것을 |
지혜 있는 자는 능히 깨달으니, |
수행자가 그렇게 생각을 쉬고서 |
상(相)이 없는 곳에 머무르리. |
만약 먹으로 닭을 그리면 |
어리석은 이는 나의 닭이라고 하니, |
어리석은 범부의 취(取)함과 같아서 |
3승(乘)이 모두 한 가지라네. |
성문(聲聞)인 사람도 없으며 |
또한 벽지불(辟支佛)도 없지만, |
보는 바 성문의 색(色)과 |
여래를 보는 것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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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의 큰 자비로서 |
화신(化身)을 보인 것이네. |
삼계(三界)가 오직 마음이요 |
두 가지 체상(體相)을 떠났으니, |
여러 상을 전변(轉變)하면 |
그가 곧 진여(眞如)라네. |
법과 인(人)의 행상(行相)과 |
해와 달의 빛나는 것이며 |
큰 마니의 보배로서 |
분별 없이 일을 지으니, |
제불(諸佛)의 법은 이와 같지만 |
눈병에서 털 바퀴를 취함이라네. |
이와 같이 법을 분별하여 |
어리석고 허망하게 취착하네. |
생(生)·주(住)·멸(滅)을 떠났으며 |
상(常)과 무상(無常)도 떠났도다. |
보여진 염정(染淨)의 법이란 |
공중의 털 바퀴 같으며, |
이아리풀[莨菪]에 중독된 사람이 |
여러 모양인 대지(大地)를 보는 것과 같다. |
일체가 금빛과 같이 보이나 |
저것에는 일찍이 금이 있지 않았으니, |
이러한 어리석은 사람은 |
끝없는 심법(心法)을 더럽힌 것이다. |
[276 / 415] 쪽 |
환상과 아지랑이가 생기면 |
어리석은 이는 사실로서 본다. |
한 종자와 종자가 없음이여, |
큰 바다도 한 종자인 것이며 |
또한 한량없는 종자이니, |
그대는 마음의 종자를 관찰하라. |
한 종자가 청정하면 |
한량없는 종자를 굴리리라. |
평등하여 분별이 없으나 |
일으키면 곧 생사(生死)로서 |
능히 여러 가지 종자를 내니, |
그러므로 종자를 말한다. |
인연은 불생(不生)의 법이며 |
인연은 불멸(不滅)의 법이다. |
생(生)하는 법은 오직 인연인데 |
마음이 이와 같이 분별함이여. |
삼계(三界)가 오직 거짓이름[假名]이요 |
실로 사법(事法)의 체(體)가 없는데 |
망각(妄覺)하는 이가 이를 분별하여 |
거짓이름을 취(取)하여 사실로 여기네. |
모든 법의 실체를 관찰하면 |
나는 '미혹했다'라고 말하지 않으리. |
실체(實體)의 불생(不生)법을 |
관찰하면 해탈을 얻으리라. |
[277 / 415] 쪽 |
나는 '환(幻)과 없는 것'을 보지 않으며 |
'모든 법이 있다'고 말하지 않으니, |
뒤바뀜과 신속함이 번개와 같아 |
그러므로 '환과 같다'라고 말한다. |
본래 생김과 처음 생김도 아니요, |
모든 인연에 체(體)가 없고 |
있는 곳과 자체도 없어서 |
오직 말만이 있을 뿐이네. |
인연이 생멸함인 것을 막지 않으며 |
인연이 화합함인 것을 막지 않고, |
모든 어리석은 견해로 |
'인연으로 생긴다'라고 분별함을 막노라. |
실로 식(識)의 자체 법이 없으며 |
사법과 근본식도 없거늘, |
어리석은 이 분별을 내니 |
시체(屍體)와 같은 악각(惡覺)이다. |
삼계(三界)가 다만 마음임을 |
모든 불자(佛子)가 능히 본다면, |
곧 종류인 몸[種類身]을 얻을 것이요, |
지음과 유위(有爲)법을 떠날 것이다. |
힘과 신통과 자재와 |
함께 하는 상응(相應)법을 얻고 |
일체 색(色)을 나타내리니, |
심법(心法)은 이와 같이 생한다. |
[278 / 415] 쪽 |
심(心)과 색(色)이 없는데도 |
끝없이 마음을 미혹했으니, |
그 때엔 수행하는 이 |
무상(無相)을 얻어 보고, |
지혜로 관찰하여 |
모든 중생들의 |
상(相)과 법과 거짓이름과 |
뜻으로 움직인 법의 취함을 보지 않으리. |
나의 모든 제자가 이를 지나서 |
분별함이 없이 수행해야 하리. |
건달바성과 환상과 |
털 바퀴와 아지랑이를 |
실로 없음에도 사실로 보지만 |
모든 법의 체(體)는 이와 같다. |
마음대로 모든 법을 본 것이요, |
이와 같은 체상(體相)은 없는 것이다. |
일체법은 생(生)함이 아니지만 |
다만 미혹한 법을 본 것이니, |
모도(毛道)의 미혹한 분별은 |
두 법에 머무르기 때문이네. |
처음 식(識)이 분별을 내고서 |
여러 가지로 종자를 훈습하네. |
식은 폭수(瀑水)가 일어남과 같으니 |
그를 끊으면 불생(不生)이네. |
[279 / 415] 쪽 |
여러 가지 염관(念觀)인 법이 |
만약 심중(心中)에서 생긴다면 |
허공의 벽(壁)과 같으니 |
무슨 까닭으로 생함이 아니랴. |
만약 소상(少相)의 관(觀)이 있으면 |
마음이 인연을 따라 나리라. |
만약 인연으로부터 난다면 |
유심(唯心)이라 말하지 못하리라. |
마음이 자심(自心)을 취하여 |
법도 없고 인(因)에 따라 생함도 없다. |
심법(心法)의 체(體)는 청정하여 |
허공이라 훈습이 없네. |
허망하게 자심을 취하기에 |
그러므로 마음이 나타나 생한다. |
외법(外法)은 보여짐도 없으니 |
그러므로 '유심(唯心)'이라 말한다. |
본식(本識)은 다만 마음이며 |
뜻은 능히 경계를 생각하여 |
능히 모든 경계를 취하니, |
그러므로 나는 '유심'이라 말한다. |
심(心)은 항상 무기(無記)인 법이며 |
의(意)는 2변(邊)으로 모양을 취하네. |
현재의 법을 취함은 식(識)이니 |
그는 선(善)과 불선(不善)이라네. |
[280 / 415] 쪽 |
두 가지 식의 모양을 떠난 것이 |
제일의문(第一義門)이네. |
3승(乘)의 차별을 말하였으나 |
고요함은 이러한 모양이 없다네. |
만약 마음이 고요함에 머무르고 |
부처님의 땅에서 행하는 것이라면 |
이는 과거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이요, |
현재와 미래도 또한 이와 같다네. |
처음 7지(地)는 마음의 땅이며 |
고요함은 제8지(地)라네. |
2지(地)는 행처(行處)요, |
그밖에 지위는 아(我)의 법이라네. |
스스로 안의 몸이 청정한 것은 |
아(我)가 자재한 자리이다. |
자재하고 구경(究竟)인 곳의 |
아가니타(阿迦尼吒)천에서 나타난다네. |
여러 불꽃들이 |
광명을 내는 것과 같아서 |
여러 가지 마음으로 좋아하기에 |
변화로 삼계를 지었도다. |
혹 중생을 교화할 수 있으면 |
변화로 3유(有)를 지어내고, |
그 곳에서 모든 법을 말하니 |
나의 자재(自在)한 자리이네. |
[281 / 415] 쪽 |
모든 지위엔 시절도 없으며 |
국토의 전변(轉變)함 또한 그러하여 |
심지법(心地法)을 초과하였으니, |
고요한 과(果)에 머무름이네. |
실로 없는 데 사실이라 하여 |
여러 가지를 보지만, |
어리석은 이의 전도된 취(取)함이며 |
여러 가지의 전도(顚倒)라네. |
만약 분별이 없다면 |
일이 있어도 상응(相應)하지 않으리. |
심(心)은 모든 색(色)이 아니니, |
그러므로 분별이 없으리라. |
모든 선(禪)과 무량(無量)과 |
무색(無色)의 삼매여, |
모든 상(相)은 필경 멸하고 |
그러므로 마음속엔 없으리라. |
수다원과(須陀洹果)의 법과 |
왕래(往來)·불환(不還)과 |
또한 아라한과(阿羅漢果)들이여, |
모두 마음이 미(迷)했다네. |
공(空)과 무상(無常)과 찰나를 |
어리석은 이는 유위(有爲)라 분별하네. |
강물과 종자의 비유로서 |
찰나의 뜻을 분별하니, |
[282 / 415] 쪽 |
찰나는 분별이 없어서 |
모든 짓는 바 법을 떠났다. |
일체법이 생기지 않기에 |
나는 찰나의(刹那義)라고 말한다. |
유(有)와 무(無)를 생김이라 말함은 |
승구(僧佉) 등의 허망한 말이요, |
일체법이 무기(無記)라 함도 |
또한 그이들의 말이었네. |
네 가지 기법(記法)이 있으니 |
일왕답(一往答)과 반문(反問)과 |
분별차별답(分別差別答)과 묵답(默答)인데, |
그것은 외도를 막으려고 함이네. |
세제(世諦)는 일체 유(有)이고 |
제일의제(第一義諦)는 무(無)이다. |
실체(實體)는 모양이 없으니 |
이것이 제일의제라네. |
허망한 법임을 보았기에 |
그러므로 세제(世諦)를 말하였다. |
언어(言語)로 인하여 생긴 것이니 |
이와 같은 실체가 없다네. |
일이 없는데 언어만이 있으니, |
세제(世諦)속에는 참으로 없구나. |
바로 전도(顚倒)된 일로서 |
보는 바 또한 없다네. |
[283 / 415] 쪽 |
만약 일이 전도되어 있다면 |
적정(寂靜)은 필경 없으리라. |
전도된 일에 의하여 |
모든 법의 생함을 본 것이네. |
필경 결정코 없으니 |
곧 체상(體相)이란 없음이다. |
보는 바 여러 가지 법은 |
훈습인 번뇌로 생긴 것이네. |
마음이 바깥 경계에 미혹하여 |
전경(前境)을 취(取)하니, |
분별에 분별이 없어 |
공(空)이며 실상(實相)법이네. |
환상의 여러 모양과 같고 |
나뭇잎을 금빛이라 함과 같아 |
볼 수 있음을 사람이 보지만 |
마음의 무명(無明)으로 훈습함이다. |
성인은 미(迷)를 보지 않으며 |
중간에 진실도 보지 않아, |
미혹이 곧 진실이고 |
진실은 곧 중간이다. |
모든 미혹을 멀리 떠나고서 |
만약 능히 모든 상(相)을 낸다면, |
바로 그 미혹이니 |
눈병 같아 깨끗함이 아니네. |
[284 / 415] 쪽 |
눈병으로 털 바퀴 보듯이 |
미혹에 의해 모든 법을 취하여, |
모든 경계에서 |
어리석어 법을 취(取)하네. |
모든 법이 털 바퀴 같으며 |
아지랑이를 물로 미혹함이고 |
삼계(三界)도 꿈과 환상 같으니, |
수행하여 해탈을 얻어야 하리. |
분별과 가분별(可分別)이 |
능히 분별을 내며 |
박(縛)과 가박(可縛)과 인(因)이 |
여섯 가지 해탈의 인(因)이라네. |
지위와 모든 제(諦 : 진실)도 없으며 |
국토 및 화불(化佛)도 없고 |
불(佛)과 벽지(辟支)와 성문은 |
오직 마음에서 분별함이라네. |
인체(人體)와 5음(陰)은 |
모든 인연과 미진(微塵)과 |
훌륭한 사람이 자재(自在)로 지었다 함은 |
오직 이 마음의 분별이라네. |
마음은 모든 곳에 두루 했으니 |
모든 곳이 다 마음이다. |
마음을 잘 관찰하지 못한 탓이요, |
심성(心性)에는 모든 상(相)이 없네. |
[285 / 415] 쪽 |
5음(陰)에는 아(我)가 없고 |
아(我)에는 5음이 없다. |
이 법을 없다고 분별하지만 |
저 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
어리석은 이의 분별함과 같이 |
일체법이 있다고 하여 |
이와 같이 실로 있다고 보아 |
일체가 진실임을 마땅히 보리라. |
일체법이 만약 없다면 |
더러움도 없고 깨끗함도 없으리. |
어리석은 이는 이와 같이 보지만 |
저 법은 이와 같지 않다. |
미혹으로 분별하는 상(相)은 |
타력(他力)의 분별이니, |
저 상(相)의 있는 바 이름이란 |
분별상(分別相)이라 이름한다. |
명상(名相)은 분별이니 |
인연의 일들이 화합한 것이다. |
만약 저 마음을 내지 않으면 |
제일의(第一義)인 모양이라네. |
보신불(報身佛)과 실체불(實體佛)과 |
변화한 바 부처님의 모양과 |
중생과 또한 보살과 |
아울러 시방의 국토며 |
[286 / 415] 쪽 |
습기(習氣)와 법신과 화신불과 |
또한 화신불로 짓는 것은 |
모두 아미타불(阿彌陀佛)의 |
국토로부터 나온 것이라네. |
응화(應化)의 설법하신 바와 |
보불(報佛)의 설법함은 |
수다라(修多羅)에서 널리 말했으니 |
그대는 마땅히 비밀인 뜻임을 알리. |
있는바 불자의 설법과 |
또한 여러 여래께서는 |
이 모두 화불의 말씀인 것이요, |
순숙(淳熟)한 이의 말씀이 아니라네. |
이 모든 법은 생함이 아니며 |
저 법도 없는 것이 아니어서 |
건달바 성(城)과 환상이며 |
꿈과 변화인 것과 같은 것이라네. |
여러 가지 마음이 따라 구르니 |
유심(惟心)이요, 다른 법이 아니다. |
마음이 생(生)하면 여러 가지가 생하며 |
마음이 멸(滅)하면 여러 가지가 멸한다. |
중생이 허망하게 분별하여 |
물건이 없는데 물건을 보지만 |
없는 뜻은 오직 마음인 것이요, |
분별이 없으면 해탈을 얻으리라. |
[287 / 415] 쪽 |
끝없는 세상에의 희론(戱論)은 |
번뇌에 의지했으니 |
모든 분별로 훈습하였기에 |
그러므로 사견(邪見)이 난다. |
식(識)은 분별이 없는 뜻이요 |
진여(眞如)는 지혜의 경계니, |
저를 굴리면 고요함이라. |
이것이 성인의 경계라네. |
뜻을 관찰하는 사유(思惟)는 |
모든 범부의 사유함이요, |
진여를 생각하는 사유는 |
부처님의 깨끗한 사유라네. |
모든 법체를 분별하니 |
일체법은 생김이 아니다. |
타력(他力)의 인연에 의하여 |
중생은 미혹으로 분별한다. |
타력(他力)이 만약 청정하면 |
분별과 상응(相應)하는 것을 떠나리라. |
저를 굴리면 바로 진여요, |
분별을 떠나면 진여의 행(行)이다. |
결코 분별하지 말 것이니 |
분별에는 실(實)이 없다. |
미혹의 법을 분별함으로 |
취(取)와 가취(可取)는 다하지 않으리라. |
[288 / 415] 쪽 |
바깥 분별인 경계를 보고 |
실체(實體)라고 분별하여 |
마음을 분별하고 분별한다면 |
저 법은 인연으로 생긴 것이리라. |
사견(邪見)으로 바깥 의(義)를 본 것이니 |
의(義)는 없고 다만 마음인 것이다. |
양(量)을 관찰하여 상응하면 |
능히 취와 가취를 멸하리라. |
바깥 경계는 없는 것이지만 |
어리석은 이 허망하게 분별하여 |
훈습으로 마음을 증장하기에 |
모든 법이 생한 듯 함과 같다. |
두 가지 분별을 멸하면 |
진여 지혜의 경계이니, |
법 없는 모양에서 생함이란 |
부사의(不思議)인 성인의 경계라네. |
명상(名相)과 분별과 |
실체와 두 가지 모양과 |
바른 지혜와 진여는 |
이 실체를 성취함이다. |
부모에 의하여 화합되며 |
아리야(阿梨耶)와 의(意)가 합하는 것은 |
타락[酥]과 병(甁) 들과 쥐와 같아서 |
함께 적(赤)·백(白)이 증장하네. |
[289 / 415] 쪽 |
벽시(辟尸)와 두터운 포창(泡瘡)인 |
부정(不淨)함이 관절[節]에 의하여 다하는데 |
업풍(業風)이 4대(大)를 자라게 하는 것이 |
과일이 성숙함과 같다네. |
다섯과 다섯 곱하기 다섯에서 |
또한 아홉 가지 구멍이 있고, |
털과 껍질이 두루 덮어서 |
이와 같이 증장(增長)하여 태어나네. |
태어남은 똥 속의 벌레와 같고 |
사람이 잠자다가 깨어남과 같으며, |
눈으로 색(色)을 보고 생각을 일으켜 |
증장하여 분별을 낸다. |
분별과 또한 전념(專念)이 |
이(齒)와 입술이 화합한 것을 끊고서, |
입으로 비로소 말하는 것이 |
앵무새가 소리를 희롱함과 같다. |
모든 외도는 결정[定]을 말하나 |
대승(大乘)에는 결정이 아닌 것이다. |
중생의 마음에 의한 결정이며 |
사견(邪見)으로 능히 가까이 할 수 없네. |
나의 법은 안으로 증득한 지혜이니 |
허망한 각(覺)은 그 경계가 아니다. |
여래께서 세상에서 입멸한 후에는 |
누가 간직하여 나를 위해 말하겠는가. |
[290 / 415] 쪽 |
여래께서 멸도한 후에는 |
미래에 마땅히 사람이 있으리니, |
대혜여, 그대는 잘 들어라 |
나의 법을 지닐 사람은 있으리라. |
남쪽의 큰 나라에 |
대덕(大德) 비구가 있으리니, |
이름은 용수(龍樹) 보살 일 것이요 |
유무(有無)의 견해를 능히 깨트리고, |
사람들을 위하여 나의 법인 |
대승의 위없는 법을 말할 것이며, |
환희지(歡喜地)를 증득하고서 |
안락국(安樂國)에 왕생(往生)하리라. |
지혜로 법을 관찰함에는 |
진실한 법체(法體)를 볼 수 없으니, |
그러므로 말할 수 없으며 |
말함도 또한 체(體)가 없느니라. |
만약 인연으로 생겨진 법이라면 |
있음과 없음을 말하지 못하리. |
인연에는 사물이 있다고 하여 |
어리석은 이, 있고 없음을 분별하네. |
사견(邪見)인 두 삿된 견해이니, |
나는 아(我)·법(法)을 떠남을 알았노라. |
일체법의 명자(名字)를 |
한량없는 겁(劫) 동안 항상 배웠노라. |
[291 / 415] 쪽 |
배우고 또한 다시 배우고서 |
번갈아 서로 분별하니, |
만약 명자를 말하지 않으면 |
세간 사람이 미혹하리니, |
그러므로 명자를 지은 것은 |
미혹의 법을 없애기 위함이다. |
세 가지 분별에 의하여 |
어리석은 이 법을 분별하네. |
명자에 의해 미혹한 분별을 하여 |
인연으로 능히 생겼다고 하나, |
법은 멸함도 생김도 아니요 |
자성(自性)이 허공과 같다. |
법은 체(體)가 없는 것이 바로 체(體)요, |
분별하는 상(相)도 곧 체(體)이니, |
그림자와 환상과 |
아지랑이와 꿈과 메아리이며, |
불 바퀴[火輪]와 건달바(乾闥婆)로서 |
모든 법이 이와 같이 나니, |
둘이 아닌 진여(眞如)·공(空)은 |
실제(實際)이며 법체(法體)이다. |
내가 말한 분별 없음이 |
저 법상(法相)을 성취하였네. |
입과 마음의 경계는 허망함이니 |
진실과 허망을 세운 그것이네. |
[292 / 415] 쪽 |
마음이 2변(邊)에 떨어지기에 |
그러므로 분별이 성립함이다. |
유(有)와 무(無)는 2변에 떨어진 것이니 |
마음의 경계에 있기 때문인 것이네. |
모든 경계를 멀리 떠나서 |
그 때엔 바로 마음을 멸하고, |
취(取)하는 경계를 떠나면 |
저 멸(滅)은 유무(有無)가 아니네. |
성인의 경계와 같아서 |
어리석은 사람은 능히 알지 못하리. |
멸(滅)하여 진여에 머무름이란 |
지혜 있는 자만이 능히 보리라. |
저 법과 같이 머무른다면 |
지혜 있는 자만 보리니, |
법체가 이와 같지 않음은 |
모든 법에 모양이 없기 때문이다. |
어리석은 사람은 쇠를 보고 |
분별하여 금이라고 하여 |
금이 아닌 것을 금으로 보듯이, |
외도의 법을 취함도 그와 같다. |
본래 없음[本無]인데 처음 생하였다고 하고 |
처음 생긴 후 또한 멸하며, |
인연 따라 있음과 없음이라 하는 |
말은 나의 교법이 아니다. |
[293 / 415] 쪽 |
처음과 종말이 없는 법으로 |
이와 같은 모양에 머무름이 없으니, |
세간의 머무른 모양이란 |
삿된 깨달음을 알지 못한 때문이네. |
과거의 법도 있는 것이요 |
미래의 법도 없는 것 아니며 |
현재의 법도 또한 있으니, |
마땅히 법이 생한다고 말하지 못하리. |
전변(轉)하는 시간과 행상(行相)과 |
모든 대(大)와 여러 감관[根]으로 |
허망하게 중음(中陰)을 취하니, |
만약 각자(覺者)가 아니면 |
일체 불(佛)·세존께서 |
'인연으로 생긴다'라고 말씀하지 않으리. |
인연이 곧 세간인 것이니 |
건달바의 성(城)과 같은 것이라네. |
다만 법과 인연이 화합하여 |
이 법에 의해 법이 생기니, |
모든 화합인 법을 떠나면 |
멸도 아니고 또한 생(生)도 아니라네. |
거울과 물 속에서와 |
눈(眼)과 그릇과 마니(摩尼)에서 |
모든 비추인 모양이 보이지만 |
모든 영상(影像)이란 없는 것이네. |
[294 / 415] 쪽 |
짐승이 헛된 물에 애착하듯이 |
여러 가지 색(色)을 보고서 |
여러 가지 있는 것과 같으나 |
꿈과 석녀(石女)와 같다네. |
나의 법은 대승도 아니고 |
소리도 명자(名字)도 아니며 |
제(諦)도 해탈도 아니요 |
고요한 경계도 아니라네. |
그러나 나의 법은 대승이며 |
모든 삼매로서 자재하고 |
뜻과 같은 여러 가지 몸이 |
자재롭게 꽃으로 장엄하였네. |
일체(一體)와 별체(別體)이면서 |
인연에는 없는 법이지만 |
줄여 말하면 모든 법이 생(生)함이고 |
널리 말하면 모든 법이 멸함이네. |
불생공(不生空)이 하나[一]이며 |
생공(生空)이 둘[二]이다. |
불생공은 수승함이요 |
생멸(生滅)은 바로 공(空)이네. |
진여와 공과 실제(實際)와 |
열반과 법계(法界)와 |
몸과 뜻인 여러 가지를 |
나는 '다른 이름인 법이다'라고 말하였네. |
[295 / 415] 쪽 |
경(經)과 비니(毘尼)와 비담(毘曇)에서 |
아(我)가 청정함을 분별하였으니, |
명자에 의지하고 뜻에 의지하지 않으면 |
그는 무아(無我)를 알지 못하리. |
외도도 부처도 아니며 |
아(我)도 다른 것도 또한 아니요, |
인연 따라 법이 있음이니 |
어찌 '모든 법이 없다'라고 하랴. |
어떤 사람이 유(有)를 성취하고 |
인연 따라 무(無)를 말하는가? |
설법함에 사견(邪見)을 내고서 |
유무(有無)로 허망하게 분별함이네. |
만약 사람이 불생(不生)을 보고 |
또한 법의 불멸(不滅)을 본다면, |
그 사람은 유무를 떠나서 |
세간의 고요함을 보리라. |
중생의 분별인 견해로 |
볼 수 있는 것은 토끼 뿔 같으니, |
분별이란 미혹으로 |
새가 아지랑이를 애착함과 같네. |
허망하게 법을 분별하고 |
그에 의해서 분별하는 견해이네. |
인연과 분별은 없는 것이니 |
인(因)이 없기에 마땅히 분별하지 않으리. |
[296 / 415] 쪽 |
물이 없는 데서 물을 취하는 |
짐승과 같이 허망하게 애착을 내니, |
어리석은 이는 이와 같이 보거니와 |
성인은 이러한 것이 없다네. |
성인은 견(見)이 청정하여 |
3해탈을 내었기에 |
생사(生死)의 법을 떠나고서 |
고요한 곳에서 수행한다. |
깊고 묘한 방편으로 |
국토의 기묘한 일을 알고서 |
나의 모든 제자를 위해 말함이나 |
소승(小乘)을 위함은 아니라네. |
3유(有)는 무상(無常)한 것이니 |
공(空)·무아(無我)·아(我)를 떠났으니, |
같은 모양과 다른 모양인 것을 |
나는 성문(聲聞)을 위해 말했노라. |
일체법에 집착하지 않고 |
세간을 떠나 홀로 행하면, |
나는 연각의 과(果)라 말하니 |
사량(思量)의 경계가 아니다. |
바깥의 실체(實體)를 분별함은 |
타력(他力)으로부터 나온 것이니, |
자신(自身)의 미혹을 본다면 |
그 때엔 모든 마음을 굴리리라. |
[297 / 415] 쪽 |
10지(地)가 곧 초지이며 |
초지(初地)가 곧 8지(地)요, |
9지(地)가 곧 7지(地)이고 |
7지가 곧 8지이며, |
2지(地)가 곧 3지이고 |
4지(地)가 곧 5지(地)이며, |
3지(地)가 곧 6지(地)이어서 |
고요함엔 자체가 없느니라. |
모든 법은 항상 고요하며 |
수행자에게도 법이 없으니, |
유무(有無)법이 평등하면 |
그 때엔 성과(聖果)를 얻으리라. |
모든 법에는 체상(體相)이 없거니 |
어찌하여 없는 법에서 |
능히 평등을 짓고 |
고요하여 분별이 없겠는가. |
만약 모든 마음과 안팎의 |
움직이는 법을 보지 않으면, |
그 때 모든 법을 멸하고서 |
평등한 마음을 보리라. |
어리석은 이 끝없이 유전(流轉)하면서 |
법을 취함이 품에 안음과 같고 |
범부를 속이며 유전함은 |
쐐기로서 쐐기를 빼내는 것과 같아서 |
[298 / 415] 쪽 |
저 인(因)과 관찰에 의하여 |
의(意)와 함께 경계를 취하며 |
식(識)의 종자에 의하여 |
능히 마음의 인(因)을 짓느니라. |
닦아 얻음과 주지(住持)함과 |
종류인 몸을 따라 얻음과 |
꿈 가운데에 얻은 바인 |
신통 네 가지가 있다네. |
꿈에 얻은 바 신통과 |
여러 부처님의 인(因)에서 |
종류의 몸을 취하여 얻은 |
저 신통은 진실한 신통이 아니다. |
훈습한 종자로 마음을 훈습하여 |
법이 생겨서 구르는 것과 같으나 |
어리석은 사람은 알지 못하기에 |
그를 위하여 '모든 법이 생긴다'고 말한다. |
바깥 물건을 분별하여 |
모든 법상을 성취하기에 |
그 때엔 마음이 민몰(悶沒)하여 |
자기 미혹을 보지 못한다. |
무슨 까닭으로 생(生)을 말하며 |
무슨 까닭으로 무견(無見)을 말하며 |
볼 수 없는 데서 보는 것인지 |
원컨대 저희를 위해 말씀해 주십시오. |
[299 / 415] 쪽 |
어떠한 사람을 위하여 |
어떠한 법이 있다고 말하며 |
어떠한 사람 위해서는 |
어떠한 법이 없다고 말씀하십니까? |
마음 자체는 스스로 청정하건만 |
의(意)가 일어나서 함께 혼탁했으니 |
의(意)와 일체 식(識)이 |
능히 훈습하는 종자를 지었느니라. |
아리야(阿梨耶)가 몸을 내었고 |
의(意)는 나가서 모든 법을 구하며 |
의식은 경계를 취(取)하고 |
미혹의 견해는 탐하며 취한다. |
자심(自心)에서 보는 바 법인 |
외법(外法)은 외법이 없으니, |
이와 같이 미혹을 관찰하고 |
항상 진여를 생각하리. |
선(禪)을 닦는 자의 경계와 |
업(業)과 부처님의 위대한 일인 |
이 세 가지는 사의(思議)할 수 없고 |
지혜 있는 자의 경계라네. |
과거·현재·미래와 |
열반과 허공을 |
나는 세제(世諦)에 의해 말함이나 |
진체(眞諦)는 명자가 없느니라. |
[300 / 415] 쪽 |
2승(乘)과 외도들은 |
사견(邪見)에 집착하여 |
마음속이 미몰(迷沒)하면서 |
바깥 법을 분별하네. |
연각(緣覺)과 불(佛)과 보살(菩薩)과 |
나한(羅漢)은 부처님을 보는데, |
보리(菩提)의 굳은 종자를 |
꿈속에서 성취하네. |
어떤 곳이 어떤 것 되며 |
어찌하여 어떤 인(因)이 되고 |
하는 바는 무슨 뜻이 됩니까? |
원컨대 저희를 위해 말씀해 주소서. |
환(幻)의 마음에서 고요함을 버리고 |
있다 없다는 붕당의 말이 있네. |
마음속의 미혹이 견고하여 |
환이 있다 없다고 말하네. |
생멸상(生滅相)이 상응(相應)하여 |
상(相)과 가상(可相)이 있고 없는 것이네. |
분별은 오직 의(意)인데 |
다섯 가지 식(識)과 함께 한다네. |
거울 모양과 물의 파도인 것들은 |
마음의 종자로부터 생기니 |
만약 심(心)과 의(意)와 |
모든 색(色)이 나지 않는다면, |
[301 / 415] 쪽 |
그 때엔 뜻과 같은 몸을 얻고 |
부처의 땅에 도달하리라. |
모든 연(緣)과 음(陰)과 계(界)는 |
법의 자체상이네. |
거짓 이름과 사람의 마음은 |
꿈과 같고 털 바퀴와 같다네. |
세간을 환과 꿈과 같이 보아서 |
진실을 얻어 의지하리. |
모든 상(相)이 실상(實相)과 합하여 |
침량(斟量)의 인(因)을 떠나고 |
성인이 안으로 얻는 경계이니 |
항상 묘행(妙行)을 관찰하리. |
미혹하여 침량하는 인(因)으로 |
세간을 진실로 여기게 하니 |
일체 희론은 떠나야 하며 |
지혜로서 미혹에 머무르질 않으리. |
모든 법은 체상이 없으니 |
공(空)과 상(常)과 무상(無常)이다. |
마음이 어리석음에 머물러서 |
미혹했기에 분별한다. |
모든 법을 말하는 자여 |
무생(無生)을 말함이 아니다. |
하나와 둘과 또 둘에서 |
홀연(忽然)과 자재(自在)와 유(有)와 |
[302 / 415] 쪽 |
때(時)와 훌륭함과 미진(微塵)과 |
연(緣)에 의하여 세간을 분별하니, |
세간과 종자는 식(識)으로 |
저 인(因)에 의지해서 생기니라. |
벽에 의지한 그림 모양과 같아서 |
사실을 알면 바로 없어지리니, |
사람이 환상을 보는 것과 같아 |
생사(生死)를 본 것 또한 그러하네. |
어리석은 사람은 어둠에서 |
속박과 해탈이란 생각을 일으키니, |
안과 밖의 여러 가지와 |
모든 법과 인연이네. |
이와 같이 관찰하고 수행하여 |
고요한 곳에 머무르고 |
훈습(薰習)에서 무심(無心)하면 |
마음이 훈습과 함께 하지 않는다. |
마음은 차별상(差別相)이 없는데 |
훈습이 마음에 얽힌 것이니, |
때[垢]와 같은 훈습으로 |
의(意)는 식(識)을 따라 난 것이네. |
비단[帛]과 같이 마음도 또한 그러하여 |
훈습에 의하여 나타나지 않으니, |
물건과 같고 물건 없는 것이 아니기에 |
나는 '허공과 같다'고 말한다. |
[303 / 415] 쪽 |
아리야(阿梨耶)의 몸에는 |
물건이 있고 없음을 떠났으니, |
의식(意識)이 전멸(轉滅)하면 |
마음이 혼탁한 법을 떠날 것이다. |
일체법을 깨달았기에 |
나는 심불(心佛)이라 말한다. |
3세(世)를 끊었으며 |
유무(有無)법을 떠났네. |
세상 법은 넷이 상응(相應)하며 |
모든 유(有)는 모두 환(幻)과 같으니, |
이 두 법의 체상(體相)이요, |
7지(地)는 마음에서 난다네. |
다른 지위도 또한 성취(成就)이고 |
2지(地)와 부처님의 지위와 |
색계(色界)와 무색계(無色界)와 |
욕계(欲界)와 열반이여, |
일체가 마음의 경계요 |
몸 가운데를 떠나지 않았다. |
만약 모든 법의 생김을 본다면 |
이는 미혹인 법을 낸 것이리. |
자심(自心)에 미혹임을 깨달으면 |
이는 모든 법의 생(生)함이 아니다. |
무생(無生)은 법의 체상이요 |
생(生)은 곧 세간에 집착함이네. |
[304 / 415] 쪽 |
모든 상을 환(幻)과 같이 볼 것이니, |
법의 체상은 이와 같다. |
자심(自心)에서 허망하게 취함이니 |
모든 법을 분별하지 말지어다. |
어리석고 지혜가 없는 이를 위하여 |
3승(乘)과 일승을 말했으며, |
또한 무승(無乘)을 말했으니, |
모든 성인이란 고요함이라네. |
나의 법엔 두 가지 있으니 |
상법(相法)과 증득함이다 |
네 가지의 침량(斟量)하는 상(相)으로서 |
양(量)과 상응(相應)법을 세웠노라. |
형체와 모양과 수승함과 종자로서 |
미혹함을 보게 되어 |
명자(名字)와 행처(行處)를 분별하지만 |
성행(聖行)은 실로 청정하다네. |
분별과 분별에 의하여 |
그러므로 분별상이 있으니, |
분별과 분별을 떠나면 |
실체이고, 성인의 경계라네. |
떳떳하고 진실하고 변함이 아니어서 |
자성(自性)의 사법(事法)이며 실체(實體)이다. |
진여(眞如)는 심법(心法)을 떠났으며 |
분별을 멀리 떠났다네. |
[305 / 415] 쪽 |
만약 청정한 법이 없으면 |
또한 더러움도 없으리니, |
청정한 마음이 있으므로 |
더러운 법이 있음을 본다. |
청정함은 성인의 경계이기에 |
그러므로 진실인 사법도 없으니, |
이 모든 법의 체상(體相)이 |
성인의 경계라네. |
인연으로부터 세간이 생겼으니 |
모든 분별을 떠나서 |
환과 꿈과 같다고 하면 |
법을 보고 해탈을 얻으리라. |
번뇌의 훈습 여러 가지가 |
마음과 함께 상응하여 나기에, |
중생은 바깥 경계만을 보고 |
심법(心法)의 체성을 보지 못한다. |
심법은 항상 청정하여 |
미혹으로 생김이 아니다. |
미혹은 번뇌로부터 일어나니 |
그러므로 마음을 보지 못하네. |
미혹이 곧 진실이니 |
다른 곳이란 얻을 수도 없다. |
음(陰)도 아니요 다른 곳도 아니니, |
음과 행(行)을 여실(如實)로서 관찰하리. |
[306 / 415] 쪽 |
견(見)과 능견상(能見相)을 떠나서 |
만약 유위(有爲)법을 보고 |
자심(自心)과 세간을 본다면, |
저 사람은 능히 상(相)을 떠날 것이다. |
유심(唯心)법을 보지 말며 |
외의(外義)를 분별하지 말고 |
진여관(眞如觀)에 머물러서 |
마음의 경계를 벗어나야 하리. |
마음의 경계를 벗어나고는 |
모든 고요함도 멀리 떠나서 |
수행하여 고요함에 머무르면 |
수행자의 고요함에 머무름이리라. |
마하연(摩訶衍; 大乘)을 보지 아니해도 |
저절로 고요하리니 |
모든 원(願)이 청정함에 의하여 |
지(智)와 무아(無我)도 고요하리라. |
마땅히 마음의 경계를 관찰하며 |
또한 지혜의 경계도 관찰하고 |
지혜로서 경계를 관찰하여 |
상(相)에 미(迷)하지 아니하리. |
마음의 경계는 고제(苦諦)이고 |
지혜의 경계는 집(集)이며 |
2제(諦)와 불지(佛地)는 |
반야(般若)의 경계라네. |
[307 / 415] 쪽 |
과(果)의 얻음과 열반과 |
또한 8성도(聖道 : 8正道)로 |
일체법을 깨달아서 |
청정한 불지(佛智)를 얻으리. |
눈(眼)과 색(色)과 밝음과 |
허공과 심(心)과 의(意)와 |
같은 것들이 화합하여 |
식(識)이 아리야(阿梨耶)로부터 난다네. |
능취(能取)와 가취(可取)와 수(受)는 |
이름도 사법(事法)도 없는 것이니, |
인(因)이 없이 분별하는 자여, |
비각(非覺)을 취하는 것과 같다. |
뜻[義]에도 이름[名]이 없으며 |
이름 속에 뜻도 그러하여 |
인(因)과 무인(無因)이 생기니, |
분별하고 분별하지 말지어다. |
일체법은 진실함이 없고 |
언어도 또한 그러하며 |
공(空)과 불공(不空)의 뜻도 그러한데 |
어리석은 이 법을 보고 옳게 여겨 |
'진실에 머무른다'고 허망하게 생각하여 |
사견(邪見)으로 거짓이름을 말하네. |
한 법이 다섯 가지로 되니 |
여실히 멀리 떠나야 하네. |
[308 / 415] 쪽 |
다섯 가지는 마(魔)의 법이니 |
초월하여 유무(有無)를 벗어나야 하네. |
이는 수행의 경계가 아니요 |
외도의 법이다. |
유(有)와 삿된 법을 구하지 않으며 |
또한 상(相)·견(見)·아(我)도 없어야 하리. |
짓는 것 스스로 떳떳한 법이라 함은 |
오직 말로서만 난 것이네. |
실제(實諦)는 말할 수도 없는데 |
적멸(寂滅)로서 법을 나타내니, |
아리야식(識)에 의지하여 |
의식(意識)이 능히 굴러나네. |
의지함이란 심의(心意)에 의지함이니 |
능히 전식(轉識)을 낸다. |
의지하는 곳은 허망하게 이루어졌으나 |
진여(眞如)는 심법(心法)이라네. |
이와 같이 수행하는 자는 |
능히 심성(心性)의 자체를 알리라. |
항상됨과 무상(無常)함과 |
의상(意相)과 사법이며 |
생(生)과 불생(不生)을 분별함을 |
행자(行者)는 마땅히 취하지 않으리. |
두 법을 분별하지 말 것이니 |
식(識)은 아리야(阿梨耶)로부터 나온다. |
[309 / 415] 쪽 |
한 뜻[一義]에서 두 마음[二心]이 생함은 |
이와 같이 생함을 알지 못하고 |
하나·둘의 법을 취하니, |
이는 범부의 경계라네. |
말하는 이와 말함이 없고 |
불공(不空)으로 마음을 보지만, |
자심(自心)에서 보지 못하였기에 |
그러므로 견(見)의 그물이 생한다. |
모든 인연은 불생(不生)이며 |
모든 감관(根)도 이와 같으니, |
계(界)와 5음(陰)도 없으며 |
탐(貪)도 유위(有爲)도 없다네. |
본래 업을 짓는 것도 없고 |
지음도 유위(有爲)도 아니며, |
제(除)함도 없고 속박도 없고 |
속박도 해탈도 없다네. |
무기(無記)도 물건도 없고 |
법도 비법(非法)도 없으며 |
시간도 열반도 없고 |
법체도 또한 없다네. |
부처도 실제(實諦)도 없으며 |
인(因)도 과(果) 또한 없고 |
전도(顚倒)와 멸(滅)도 없으며 |
멸(滅)도 생(生) 또한 없네. |
[310 / 415] 쪽 |
12지(支)도 또한 없고 |
변(邊)과 무변(無邊)도 또한 그러하여 |
모든 사견(邪見)을 떠났으니, |
그러므로 유심(唯心)이라 말한다. |
번뇌와 업과 몸이며 |
짓는 자와 과보(果報)여 |
꿈과 아지랑이와 |
건달바 성(城)들과 같다네. |
심법(心法)에 머물러 |
그리하여 모든 법상(法相)을 내고, |
심법에 머무르므로 |
단(斷)과 상(常)을 본다. |
열반에는 음(陰)도 없고 |
아(我)도 상(相)도 또한 없으며 |
능히 유심(唯心)에 들어가서 |
해탈하여 상을 취하질 않는다네. |
자리[地]를 보임이 무슨 허물이겠는가. |
중생은 바깥을 보기 때문이다. |
마음은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니지만 |
훈습 때문에 나타나질 아니하네. |
때[垢]에는 흰 것이 보이지 않고 |
흰 것엔 때가 보이지 않으니, |
구름이 허공을 덮은 것 같아서 |
그러므로 마음이 나타나질 않네. |
[311 / 415] 쪽 |
마음은 능히 모든 업을 짓고 |
지(智)는 그 속에서 분별하며 |
혜(慧)는 능히 고요함을 관찰하여 |
크고 묘한 법체(法體)를 얻는다네. |
마음은 경계에 의해 얽매이고 |
지(智)는 각관(覺觀)에 의해 나며, |
고요함인 수승한 경계는 |
혜(慧)가 그 속에서 행한다. |
심(心)과 의(意)와 의식이 |
상(相)에서 분별하니 |
분별 없는 체(體)를 얻어야 하리. |
2승(乘)은 참 제자(弟子)가 아니라네. |
고요하고 수승한 사람에겐 |
부처님의 지혜가 청정하네. |
능히 승의(勝義)를 내고서 |
이미 모든 행상(行相)을 떠났네. |
법체가 있다고 분별하며 |
타력(他力)의 법은 없다고 하여 |
미혹에서 분별함을 취하니 |
타력을 분별하지 말지어다. |
모든 대(大)에 색(色)이 있는 것 아니며 |
색이 있는 것은 모든 대가 아니요, |
꿈과 환과 건달바이며 |
짐승이 물이 아닌 것을 갈애(渴愛)함이다. |
[312 / 415] 쪽 |
나에게 세 가지 지혜가 있어서 |
얻어 의지했음에 성인이란 이름이었네. |
마음은 법에 생함이 없으니, |
그러므로 마음은 보이지 않네. |
몸과 살림살이와 주지함을 |
중생은 훈습에 의해 보지만, |
저 분별하는 상(相)에 의하여 |
모든 법을 말하였노라. |
2승과 상응(相應)함을 떠났고 |
혜(慧)는 법상(法相)이 나타냄을 떠났는데, |
허망하게 법을 취하므로 |
성문(聲聞)은 법을 본다네. |
능히 유심(唯心)에 들어가면 |
여래 지혜가 청정하리. |
진실과 진실 아닌 것이여, |
인연으로부터 생긴 법이네. |
1과 2는 사견(邪見)으로 |
필경 능히 취(取)하리라. |
여러 가지 인연은 |
환과 같아 실이 없다네. |
이와 같은 모양인 여러 가지는 |
능히 분별을 이루지 못하고, |
번뇌상(煩惱相)에 의지하여 |
모든 속박이 마음으로부터 나네. |
[313 / 415] 쪽 |
분별법(分別法)을 알지 못하면 |
타력(他力)도 분별일 것이니, |
있는 바 분별인 체성은 |
곧 타력인 법이다. |
여러 가지 분별의 견(見)이 |
타력에서 분별한다. |
세제(世諦)와 제일의(第一義)와 |
제3인(因) 없이 생함인 것이다. |
분별은 상속(相續)이라 말하고 |
그를 끊으면 곧 성인의 경계라네. |
수행자는 하나인 일이건만 |
오직 마음이 여러 가지로 본 것이라네. |
저 곳에는 마음의 체성이 없으니, |
이와 같은 분별상은 |
사람의 눈(眼)속에 눈병 같아서 |
여러 가지 색(色)을 분별하네. |
눈병은 색(色)과 비색(非色)이 아니며 |
어리석게 타력을 봄도 그러하여 |
금이 진구(塵垢)를 떠남과 같고 |
물이 진흙을 떠남 같다. |
허공이 구름을 떠남과 같이 |
이와 같이 분별을 깨끗이 하리. |
성문이 세 가지 있으니 |
응화(應化)함과 원으로 태어남[願生]과 |
[314 / 415] 쪽 |
탐(貪)·진(嗔)·치(痴)의 때를 떠난 것이니, |
성문은 법으로부터 태어나네. |
보살도 또한 세 가지이다. |
여래께서는 상(相)이 없지만 |
중생심(衆生心)의 마음속에서 |
불·여래의 형상을 보인 것이니, |
분별하면 이와 같은 것이 없고 |
타력(他力)인 법체로 있으리라. |
유무(有無)인 2변(邊)을 보지만 |
이를 봄으로 분별을 보게 된다. |
만약 분별 법이 없으면 |
타력이 어찌 있으랴. |
법체가 있는 것을 멀리 떠난들 |
실로 법체는 생함이 있으니, |
분별에 의지하여 |
타력으로 본 것이라네. |
명(名)과 상(相)이 화합함에 의하여 |
분별을 내니, |
항상 성취한 바가 없고 |
타력으로 분별이 생한다. |
그 때 알음이 청정하면 |
제일의(第一義)인 실체(實體)일 것이다. |
분별에는 열 가지가 있고 |
타력에는 여섯 가지가 있느니라. |
[315 / 415] 쪽 |
진여(眞如)는 이 속 몸이니 |
그러므로 다른 모양이 없다. |
5법은 진실인 법이요 |
또는 세 가지의 실상(實相)인 것이다. |
이와 같이 수행하는 자는 |
진여법을 무너트리지 않으리니, |
별과 구름의 형상이요 |
해와 달의 형체와 같으리. |
중생의 보는 마음은 |
보여질 훈습으로 생김이라네. |
모든 대(大)에는 자체가 없으니 |
능견(能見)과 가견(可見)이 아니었네. |
만약 색(色)이 대로부터 생겼다면 |
모든 대(大)가 모든 대를 생하겠지만, |
이와 같이 대를 생한 것이 아니기에 |
대 가운데엔 4대(大)가 없느니라. |
만약 참으로 4대라면 |
땅과 물들에 인한 것이리니, |
진실과 거짓 이름인 색(色)과 |
환으로 생기고 지음도 그러함이네. |
꿈과 건달바와 |
짐승의 물로 애착함이 제5이다. |
일천제(一闡提)도 다섯 가지이며, |
모든 성(性)도 또한 이와 같네. |
[316 / 415] 쪽 |
5승(乘)과 비승(非乘)이며 |
열반도 여섯 가지요, |
음(陰)은 24가 있으며 |
색(色)은 또한 여덟 가지가 있네 |
부처는 24가 있으며 |
불자도 두 가지가 있고 |
도문(度門)은 백 가지요 |
성문은 세 가지가 있느니라. |
제불(諸佛)의 국토는 하나이고 |
불(佛)도 또한 하나 있다네. |
해탈은 세 가지 있고 |
심려(心慮)는 네 가지 있다네. |
아(我)와 무아(無我)는 여섯 가지요 |
가지(可知)의 경계는 네 가지라네. |
모든 인연을 여의고 |
또한 사견의 허물도 떠나리. |
속몸을 알고 때(垢)를 여의면 |
대승의 위없는 법일 것이다. |
생(生)과 불생(不生)이 |
여덟 가지와 아홉 가지 있으니, |
일시로 증득함과 차제로 함이나 |
법을 세움은 오직 하나라네. |
무색(無色)은 여덟 가지가 있으며 |
선(禪)의 차별도 여섯 가지라네. |
[317 / 415] 쪽 |
연각과 불자의 |
능취(能取)함이 일곱 가지가 있다. |
3세(世)의 법이 없는 것이요 |
항상됨과 무상(無常)도 또한 그렇다네. |
짓는 것과 업과(業果)는 |
꿈속에 짓는 일과 같다네. |
불(佛)은 종래로 불생(不生)이며 |
성문과 불자도 또한 그러하네. |
마음은 가견(可見)을 떠났었고 |
또한 항상 환의 법과 같건만 |
출태(出胎)하여 법륜(法輪)을 굴리며 |
출가하거나 도솔(兜率)에서 생하리. |
모든 국토에 머무르면서 |
보였지만 생함이 아니니, |
감과 행(行)과 중생과 |
설법함과 열반인 것이다. |
실제(實諦)와 국토와 각(覺)은 |
인연으로부터 생긴 법이다. |
세간의 모든 나무숲이며 |
무아(無我)와 외도행이라네. |
선승(禪乘)과 아리야(阿梨耶)와 |
과(果)를 증득함과 부사의(不思議)며 |
달과 별의 종류와 |
모든 왕(王)과 아수라(阿修羅)이며, |
[318 / 415] 쪽 |
야차와 건달바 등은 |
업으로 인하여 발생한다 |
불가사의변(不可思議變)은 |
물러나서 훈습의 연(緣)에 의지한다. |
변역(變易)을 끊으면 |
그 때 번뇌의 죄는 소멸하리라. |
일체 모든 보살의 |
여실히 수행하는 자라면, |
재물과 보물과 |
금·은과 말과 코끼리와 |
소와 염소와 종들(奴婢)과 |
미곡(米穀)과 전택(田宅)을 저축하지 아니하리. |
뚫어진 구멍인 평상에 눕지 않고 |
진흙으로 땅을 바르지 않으며, |
금·은과 적백(赤白)인 구리(銅)와 |
발우와 모든 그릇을 |
청정한 행을 닦는 자는 |
일체를 저축하지 아니하네. |
제사야(諦奢耶)의 명주 의복은 |
일체 입지 아니하네. |
흠바라(欽婆羅 :모직옷)인 가사를 |
소똥과 풀의 열매와 잎과 |
푸르고 붉은 진흙물로 |
흰색을 물들여 무너뜨려야 하네. |
[319 / 415] 쪽 |
돌과 진흙과 쇠와 |
흰 마노(瑪瑙)와 유리(琉璃)인 |
이러한 발우를 두도록 하니 |
마타량(摩陀量)에 만족함이었네. |
옷을 베고 끊기 위하여 |
네 치[4寸]의 칼을 두도록 하니, |
칼날은 반달 같이 굽고, |
그 기술은 배우지 말아야 하네. |
여실히 수행하는 사람은 |
사고 팔고 하지 아니하고, |
필요한 일은 백의(白衣)와 |
우바새(優婆塞)에게 청한다네. |
항상 모든 감관을 두호하며 |
여실한 뜻을 알고 |
수다라(修多羅)를 독송하며 |
비니(毘尼)를 배울 것이다. |
백의(白衣)와 더불어 섞이지 않을 것이니 |
수행하는 사람은 이와 같이 |
조용한 곳이나 무덤 사이와 |
굴속과 나무숲 아래에서 |
시타림(屍陀林)의 풀 속에서 |
내지 한 데[露地]에서 |
여실한 수행을 하는 사람은 |
마땅히 이러한 곳에 머물러야 하네. |
[320 / 415] 쪽 |
세 옷[三衣]1)은 항상 품에 지니고 |
가외 돈과 재물은 저축하지 않으며 |
몸이 의복을 필요할 때엔 |
타인이 스스로 주면 받아주리. |
걸식하려고 출행할 적엔 |
좌우를 돌아보지 말고 |
앞의 6척(尺)의 땅만 보고 |
태연스럽게 바로 나아가리. |
벌이 꽃을 채취함과 같이 |
걸식도 또한 이와 같네. |
비구와 비구니가 |
뭇 사람 속에서 혼잡하다면 |
내가 불자에게 말하기를 |
'이는 나쁜 생활이다'라고 하니, |
여실히 수행하는 자는 |
이러한 곳에선 걸식하지 아니하네. |
왕과 소왕(小王)과 왕자(王子)와 |
대신(大臣)과 장자(長者)에게 |
음식을 구하기 위해서는 |
일체 가지 아니하리. |
죽은 집이나 생가(生家)에서와 |
1) 승가(僧伽)에서 소유를 허락한 세 가지의 옷으로, 대의(大衣)·칠조의(七條衣)·오조의(五條衣)를 말한다. |
[321 / 415] 쪽 |
친가와 사랑하는 집에서와 |
비구가 혼잡한 속에서는 |
수행자는 걸식하지 아니하리. |
절 집에서 연기[烟]가 끊일 새 없이 |
항상 여러 가지 음식을 짓지만, |
일부러 사람을 위해 지은 것은 |
수행자는 마땅히 먹지 않으리. |
유무(有無)인 붕당(朋黨)이 |
능견(能見)과 가견(可見)인 속박을 떠날 것이니, |
수행자는 세간을 관찰하여 |
생멸(生滅)의 법을 떠나고서, |
삼매의 힘이 상응(相應)하고 |
모든 신통 자재 하리니, |
만약 분별함을 내지 않으면 |
오래지 않아 진여법을 얻으리라. |
미진(微塵)과 뛰어난 사람으로부터 |
인연에도 분별 말 것이니, |
모든 인연이 화합함인 것을 |
수행자는 분별하지 아니하리. |
세간을 분별하는 |
여러 가지가 훈습으로부터 생겼으니 |
수행자는 여실히 관찰하기를, |
3유(有)가 환과 꿈 같다고 하리. |
[322 / 415] 쪽 |
3유와 몸과 살림살이와 |
주지함인 것을 분별하지 아니하며 |
유무(有無)의 비방을 떠나고 |
또한 유무의 견(見)도 떠나리. |
음식은 약을 먹음과 같으니 |
몸과 마음은 항상 정직하여 |
한 마음으로 전일(專一)하게 |
불·보살을 공경하리. |
여실히 수행하는 자는 |
마땅히 모든 율(律)의 모양과 |
『수다라경(修多羅經)』을 알고 |
모든 법상(法相)을 간택(簡擇)하리라. |
5법의 체성과 마음으로 |
아상(我相)이 없음을 수행하여 |
안의 법신과 여러 지위와 |
불지(佛地)를 청정하게 한다네. |
이와 같이 수행하는 자는 |
큰 연꽃이 머무를 것이요, |
부처님께서 큰 자비에서 |
뜻과 같은 손으로 그 이마를 만져주시리. |
6도(道)에서 가고 오는 |
모든 유(有)엔 싫어하는 마음을 내고 |
여실한 행(行)을 일으켜 |
시타림(屍陀林) 속에 들어가네. |
[323 / 415] 쪽 |
해와 달의 형체와 |
꽃과 바다의 모양과 |
허공과 불(火)과 여러 가지를 |
수행자는 보는 법이라 하여 |
이와 같은 여러 모양을 본다면 |
외도 법을 취(取)한 것이요, |
또는 성문의 도(道)와 |
연각의 경계에 떨어지리라. |
이와 같은 것들을 멀리 여의고 |
고요한 자리에 머무르면 |
그 때엔 부처님의 묘한 광명이 |
모든 국토를 지나가서 |
저 보살의 이마를 만져 주시리니, |
이마를 만져주신 묘한 모양은 |
진여법을 수순함이니 |
그 때엔 묘한 몸 얻으리라. |
인(因)이 없는 법체가 있다하며 |
단(斷)·상(常)의 법을 떠났다고 하면 |
유무법을 비방함이며 |
이는 중도(中進)를 분별함이다. |
인(因)이 없다고 분별하니 |
인이 없는 것은 단견(斷見)이다. |
여러 가지 바깥 법을 보지만 |
이 사람은 중도(中道)를 멸함이다. |
[324 / 415] 쪽 |
모든 법상을 버리지 아니하고 |
단절(斷絶)상이 있을까 두려워하며, |
유무(有無)는 법을 비방함이라 하여 |
이와 같이 중도(中道)를 말하네. |
깨달음이란 다만 속마음이요 |
외법(外法)을 멸함은 아니니, |
허망한 분별만 굴리면 |
곧 중도(中道)의 법이다. |
오직 마음이요 가견(可見)은 없으니 |
마음을 떠나면 경계는 나지 않으리, |
이것이 곧 중도의 법이라고 |
나와 여러 부처님께서 말한다. |
생(生)과 불생(不生)과 |
유물(有物)과 무물(無物)을 공했으며, |
모든 법에는 자체가 없으니 |
두 법을 분별하지 말지어다. |
이 유(有)법을 분별하여 |
어리석은 이 해탈이라 분별하며, |
마음의 분별을 느끼지 않으면 |
2취상(取相)을 떠났다고 하네. |
자심(自心)의 견을 깨달으면 |
그 때엔 두 견(見)을 떠나서 |
여실히 멀리 떠남을 아니 |
분별상을 없앤 것은 아니다. |
[325 / 415] 쪽 |
가견(可見)인 마음을 여실히 알면 |
그 때엔 분별이 남을 알리니, |
모든 분별이 나지 않으면 |
이는 진여(眞如)의 마음을 떠난 것이네. |
모든 외도의 허물 떠나고서 |
만약 모든 법이 생김 본다면, |
그는 지자(智者)로서 마땅히 |
열반과 불멸(不滅)을 취하네. |
이 법을 알면 부처일 것이니 |
나와 다른 부처님께서 말한다. |
만약 모든 법을 달리 본다면 |
이는 외도의 일을 말함이다. |
불생(不生)에서 생(生)을 나타내며 |
불퇴(不退)에서 항상 퇴함을 나타내고, |
동시에 물 속의 달과 같이 |
만억 국토를 보게 하네. |
한 몸과 또한 한량없는 몸에서 |
불에 타고 비가 퍼붓지만 |
마음과 심체(心體)는 다름이 아니니, |
그러므로 다만 이 마음이라 말한다. |
심중(心中)엔 다만 이 마음이요 |
마음은 마음 없이 나니 |
여러 가지 색(色)과 형상을 |
보는 바도 오직 이 마음이라네. |
[326 / 415] 쪽 |
부처님과 성문의 몸과 |
벽지불의 몸들과 |
또한 여러 가지 색신(色身)을 |
다만 내심(內心)이라 말하네. |
무색계(無色界)의 무색(無色)과 |
색계(色界)와 그리고 지옥에서 |
색(色)을 나타냄은 중생을 위함이니, |
다만 이 마음의 인연이었네. |
환과 같은 삼매의 법과 |
몸이 뜻과 같이 태어남과 |
10지(地)의 마음이 자재함이여, |
보살은 전의(轉依)로 그를 얻었다네. |
자심에서 명자를 분별함과 |
희론으로서 흔들리며, |
보고 들음에서 지각(覺)이 나니 |
어리석은 이는 상(相)에 의해 지각하네. |
상(相)은 이 타력(他力)인 체성이요 |
그는 명자에 의해 분별함이니, |
분별은 이 모든 상(相)이어서 |
타력의 법에서 나느니라. |
지혜로 모든 법을 관찰하면 |
타력도 상(相)도 없고 |
필경 성취함도 없으리니, |
지(智)가 어디에 의해서 분별하랴. |
[327 / 415] 쪽 |
만약 성취한 법이 있다면 |
유무(有無)법을 떠난 것이다. |
유무의 체성을 떠났거니 |
두 체성이 어찌 있으랴. |
두 가지 체성을 분별하면 |
두 가지 체성은 마땅히 있으리니, |
분별의 견(見)인 여러 가지가 |
청정하면 성인의 경계라네. |
분별은 이 여러 가지이고 |
분별은 이 타력인 것이다. |
만약 달리 분별한다면 |
이는 외도의 말에 떨어짐이라네. |
분별을 분별하면 |
인(因)의 체상(體相)을 볼 것이요, |
분별로서 분별을 말하면 |
인상(因相)이 생기는 것을 볼 것이다. |
두 분별을 떠나면 |
곧 법을 성취함이다. |
국토와 불(佛)의 화신(化身)과 |
일승(乘)과 또한 3승과 |
열반과 일체는 공(空)하여 |
일체 생함을 떠났느니라. |
불(佛)은 30 차별이요 |
다른 차별도 또한 열 가지가 있네. |
[328 / 415] 쪽 |
일체 국토와 기세계(器世界)는 |
중생의 마음에 의함이니, |
법상을 분별함과 같이 |
여러 가지 법을 나타내 보이었네. |
저 법은 여러 가지가 없으며 |
법신불과 세간도 그러하네. |
법신불(法身佛)은 참 부처[眞佛]요 |
나머지는 저에 의한 화현이네. |
중생은 자기의 종자로 |
일체 부처 모양을 보지만, |
미혹이 얽힌 마음에 의하여 |
능히 분별을 내느니라. |
진(眞)은 분별을 떠나지 아니하였고 |
또한 상(相)에도 떠나지 않아, |
실체(實體)와 낙(樂)을 받는 것이며 |
화신이 또한 화신을 짓는다. |
불(佛)의 덕이 36이니 |
이는 불의 실체(實體)라네. |
푸르고 붉은 소금과 |
흰 마노와 젖과 석밀(石蜜)과 |
잎과 과일과 꽃들과 |
달과 같은 광명이 |
같음도 다름도 아니어서 |
물 속의 파도와 같네. |
[329 / 415] 쪽 |
이와 같은 일곱 가지 식(識)이 |
마음과 함께 화합하여 |
큰 바다가 굴러 변함과 같다. |
그러므로 파도인 여러 가지라네. |
아리야(阿梨耶)도 또한 그러하며 |
명식(名識)도 또한 이와 같다네. |
심(心)과 의(意)와 의식(意識)은 |
외상의(外相義)를 분별함이었네. |
8식(識)은 차별상이 없어 |
능견(能見)과 가견(可見) 아닌 것이 |
큰 바다의 물과 파도 같아서 |
차별상이 있지 아니하네. |
모든 식(識)은 마음 가운데에 |
전변(轉變)함을 얻을 수 없으니, |
심(心)은 능히 모든 업(業)을 지으며 |
의(意)는 능히 분별한다네. |
의식은 능히 법을 알며 |
5식(識)은 허망하게 보지만, |
푸르고 붉고 흰 여러 가지는 |
중생의 식(識)이 나타나 보인 것이네. |
물과 파도의 상대적인 법을 |
모니(牟尼)께서는 저희를 위해 말씀해 주소서. |
푸르고 붉고 흰 여러 가지는 |
물과 파도 속엔 이것이 없나이다. |
[330 / 415] 쪽 |
어리석어 모든 상을 보기에 |
마음에 구른다고 말함이니, |
마음엔 이런 체성이 없으므로 |
마음을 떠나면 바깥 견(見)도 없으리라. |
만약 가취(可取)가 있을진대 |
마땅히 능취(能取)도 있으리라. |
몸과 살림살이와 주지함인 것이며 |
물과 파도가 서로 같음이라 말하네. |
중생의 식(識)이 나타나 보인 것은 |
물과 파도가 서로 같음이니, |
큰 바다에 물과 파도가 이는 것이 |
춤추듯이 구르며 나타나네. |
근본식[本識]도 이와 같이 구르는데 |
무슨 까닭으로 알아 취하지 못하는가. |
어리석어서 지혜가 없기에 |
근본식이 바다 물결과 같다 하여, |
물과 파도가 구르는 상대로서 |
이런 까닭과 비유를 말했노라. |
해가 세상에 떠오르면 |
평등하게 중생을 비추는 것과 같다네. |
이와 같은 세존의 등불은 |
어리석은 이를 위해 설법하지 않았고 |
진여법에 머무르니, |
무슨 까닭으로 진실을 말하지 아니하랴. |
[331 / 415] 쪽 |
만약 실법(實法)을 말하면 |
심중(心中)에 실법이 없으리니, |
바다의 물과 파도와 같으며 |
거울과 꿈과 같다. |
만약 자심의 경계라면 |
평등히 보고 앞뒤가 없거니와 |
일시(一時)인 경계가 없으니 |
그러므로 차제로 나느니라. |
식(識)은 능히 모든 법을 알며 |
의(意)는 또한 능히 분별하고 |
5식(識)은 법을 나타내거니와 |
고요함은 차제가 없으리라. |
세간의 그림장이[畵師]와 |
그림장이의 제자와 같이 |
나는 묘한 법에 머물러서 |
진실한 수행자를 위해 말한다. |
분별과 분별을 떠났고 |
이 속 몸의 진실한 지혜니, |
내가 모든 불자에게 말함이요 |
어리석은 사람을 위함은 아니네. |
또한 환의 여러 가지와 같아서 |
보여진 것 이와 같음 없듯이, |
여러 가지를 말함도 또한 그러하며 |
말함과 말하지 않음도 또 그러하네. |
[332 / 415] 쪽 |
한 사람을 위해 설법함이요 |
다른 사람을 위해 설법하지 않음이니, |
사람의 병이 같지 않으므로 |
의사(醫師)의 약 처방이 다르듯이 |
부처님의 중생을 위함도 |
마음 따라 모든 법 말하고 |
외법(外法)인 종자에 의하여 |
현법(現法)을 분별하여 말한다네. |
마음이 타력(他力)법에 의하기에 |
가취(可取)는 분별이니, |
마음 종자에 의지하여 |
바깥 경계를 관찰하고 취한다. |
두 가지로 미혹을 굴리는 것이요 |
다시 제 3의 인(因)이 없으니 |
미혹이 나지 않기 때문에 |
어느 법에 의해 나지 않음이다. |
60·18법이기에 |
그러므로 유심(唯心)이라 말한다. |
자심에서 바깥 법을 보고 |
저를 보고서 아(我)를 떠나네. |
만약 마음의 분별에 들어가면 |
능히 모든 법상(法相)을 떠나리라. |
아리야(阿梨耶)에 의하여 |
능히 모든 식(識)을 낸다. |
[333 / 415] 쪽 |
어리석은 이 내신(內身)에 드는 것을 |
마음이 밖에 드는 것을 보인 것이라 하고 |
별과 털 바퀴를 취하여 |
꿈속에서 보는 색(色)과 같다하네. |
유위(有爲)와 무위(無爲)가 떳떳하다고 |
분별함에는 이러한 것이 없으니 |
건달바성과 환상과 |
새와 짐승이 물에 애착함과 같다. |
이와 같이 보는 것 있지 않으니 |
타력(他力) 법도 또한 그러하네. |
아(我)와 모든 감관과 형상을 |
나는 세 가지 마음이라 말한다. |
심(心)과 의(意)와 의식(意識)이 |
자체상(自體相)을 떠났으며 |
심(心)과 의(意)와 의식(意識)이 |
타체상(他體相)도 떠났다네. |
심과 의와 의식은 |
아(我)도 없고 2체(體)도 없다. |
5법의 자체상은 |
부처님의 경계라네. |
성취하는 상에는 세 가지가 있지만 |
한 훈습의 인(因)에 의하니, |
채색(彩色)은 한 가지이지만 |
벽 위에 여러 가지가 보이는 것과 같네. |
[334 / 415] 쪽 |
두 가지 무아(無我)인 마음과 |
의(意)와 모든 식의 모양과 |
다섯 가지 법의 체상인 |
아성(我性 : 佛性)에는 이러한 것이 없다네. |
모든 심상(心相)과 식(識)을 떠났고 |
의(意)의 모양도 떠나서 |
모든 법체가 이와 같으니 |
이는 나의 경계라네. |
모든 법체를 떠난 것은 |
이 여래의 체성이다. |
몸과 입과 의업(意業)이여 |
그는 백법(白法)을 짓지 못하네. |
여래의 체성은 청정하여 |
모든 수행함을 떠났으니, |
자재하고 청정한 모든 신통과 |
삼매의 힘으로 장엄하였네. |
여러 가지 뜻대로 나는 몸이여, |
이는 청정한 여래 성(性)이라네. |
속 몸의 지혜는 때[垢]를 떠나고 |
모든 인상(因相)도 떠났다네. |
8지(地)와 불지(佛地)는 |
이 여래의 성(性)이며 |
원행지(遠行地)와 선혜지(善彗地)와 |
법운지(法雲地)와 불지(佛地)여, |
[335 / 415] 쪽 |
이는 부처의 체성이요, |
다른 지위는 3승과 섞임이라네. |
중생 몸의 차별에 의하고 |
또는 어리석은 모양을 위함이었으니, |
일곱 가지 지위를 말하였고 |
그리하여 부처님께서는 심지(心地)를 말씀하셨네. |
입과 몸과 마음의 모든 장애는 |
7지(地)에는 이것이 없느니라. |
8지(地)의 묘한 몸은 |
꿈에 폭포수 모양인 것과 같다네. |
8지와 5지에서 |
여러 가지 기술을 배우네. |
일체 여러 불자(佛子)는 |
3유(有) 가운데에 왕(王)이 되는데, |
생(生)과 불생(不生)과 |
공(空)과 불공(不空)을 분별하지 아니하네. |
실(實)과 불실(不實)이여, |
심중(心中)에는 이러한 것이 없으니 |
이는 실(實)이며 이는 실이 아니라고 |
이런 일을 분별하지 말지어다. |
연각과 성문은 |
불자(佛子)가 아니라고 말하네. |
유(有)와 무(無)는 진실이 아니요 |
또한 공한 모양도 없다네. |
[336 / 415] 쪽 |
거짓 이름과 진실법은 |
마음 가운데엔 일체 없다네. |
세제(世諦)에 의해 법이 있고 |
제일의(第一義)에는 모두 없다네. |
진실법과 미혹은 없으니 |
이는 모두 세제(世諦)법이네. |
일체법과 무법(無法)을 |
나는 거짓이름이라 말하네. |
언어와 수용(受用)을 |
어리석은 이는 진실로 보지만, |
언어의 법으로부터 |
경계가 실로 있다는 것이네. |
언어로부터 생긴 법이요 |
법에는 이와 같은 것이 없느니라. |
벽을 떠나서 그림이 없는 것과 같고 |
또한 그림자의 본형을 떠남과 같네. |
본래 깨끗한 식(識)도 또한 그러한데 |
물의 파도이기에 나타나지 않네. |
환과 같은 마음도 또한 그러하며 |
의(意)는 교활한 자와 같다네. |
식(識)이 다섯 가지와 함께 하여 |
분별하는 견(見)은 채색함과 같네. |
이는 참 법의 훈습이라 하나 |
있는 바 모여 변화로 되었네. |
[337 / 415] 쪽 |
이는 제불(諸佛)의 근본이요 |
나머지는 응화불(應化佛)이라네. |
마음이 가견(可見)에 어리석으니 |
가견은 마음속에 없는 것이네. |
몸과 살림살이와 주지함은 |
바로 아리야(阿梨耶)에서 나타난 것이네. |
심(心)과 의(意)와 의식과 |
실체와 다섯 가지 법이며 |
두 가지 무아(無我)가 청정함은 |
불·여래의 말씀한 것이네. |
허망한 각(覺)의 경계도 아니요 |
성문도 또한 그러하네 |
이는 속 몸의 경계이니 |
불·여래께서는 그를 말하네. |
길고 짧은 것들이 상대하여 |
피차가 서로 의지하여 나기에 |
유(有)는 능히 무(無)를 이루고 |
무는 능히 유를 이루며 |
또는 미진(微塵)을 분별하나 |
색(色)의 자체는 분별하지 아니하네. |
다만 이 마음이라 말하여도 |
사견(邪見)은 능히 깨끗하지 못하리. |
이 가운데엔 분별이 공했고 |
불공(不空)도 또한 이와 같다네. |
[338 / 415] 쪽 |
유무(有無)는 다만 분별인 것이니 |
말할 법엔 이와 같은 것이 없다네. |
공덕이 미진(微塵)과 합했다 하여 |
어리석은 이는 색(色)으로 분별하네. |
낱낱 미진(微塵)은 없으니 |
그러므로 뜻이 없는 것이네. |
자심에서 형상을 보고 |
중생은 밖에 있다고 보네. |
밖에는 가견(可見)의 법이 없으니 |
그러므로 이러한 뜻이 없느니라. |
마음은 털 바퀴와 환상과 |
꿈과 건달바성과 같네. |
불 바퀴와 새 짐승이 물에 애착함은 |
실로 없는데도 사람은 보지만, |
상(常)과 무상(無常)과 1과 |
2와 또한 2 아닌 것을 |
끝없는 허물에 묶인 바로서 |
어리석은 이는 미혹해서 분별하네. |
나는 3승을 말하지 않고 |
다만 일승을 말한 것은 |
중생을 포섭하기 위함이니, |
그러므로 일승을 말했노라. |
해탈에는 세 가지가 있거니와 |
또한 법무아(法無我)도 말했노라. |
[339 / 415] 쪽 |
평등한 지혜와 번뇌는 |
해탈에 의해서 분별함이네. |
또한 물 속의 나무가 |
물결에 표류(漂流)함과 같이 |
이와 같은 어리석은 성문은 |
모든 상(相)에 표탕(漂蕩)하기에, |
그는 구경처(究竟處)가 없으며 |
또한 환생(還生)하질 아니하네. |
적멸(寂滅) 삼매를 얻어서 |
한량없는 겁(劫) 동안 깨어나지 못하니, |
이는 성문의 정(定)이요 |
나와 보살의 정(定)은 아니다. |
모든 수번뇌(隨煩惱)는 떠났지만 |
훈습 번뇌에 속박하여 |
삼매락(樂)의 경계에 취(醉)해서 |
저 무루계(無漏界)에 머무르네. |
세간에 술 취(醉)한 사람이 |
술기운이 없어진 후에 깨어나듯이 |
저 사람도 그러한 후에 |
나의 불법신체(佛法身體)를 얻으리. |
코끼리가 깊은 진흙에 빠져서 |
몸이 동서(東西)로 동요하듯이 |
이와 같이 삼매에 취(醉)한 |
성문이 빠진 것도 그와 같다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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