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5 / 1393] 쪽 |
"사자 장자의 초청을 받았었습니다."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
"어떠했느냐, 라운아. 음식은 훌륭했느냐, 그렇지 못했느냐? 정결했느냐, 거칠었느냐?" |
라운은 대답하였다. |
"음식은 매우 훌륭하고 또 풍성하였습니다. 지금 이 흰 천도 그에게서 받은 것입니다." |
"비구들은 몇 사람이나 갔었고, 그 우두머리는 누구였느냐?" |
라운은 아뢰었다. |
"화상 사리불께서 우두머리셨습니다. 그리고 신덕이 있는 제자 5백 명이 갔었습니다." |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
"어떠냐? 라운아, 그 장자는 복을 많이 받겠느냐?" |
라운은 세존께 아뢰었다. |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장자가 받는 복의 과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한 명의 아라한에게 보시해도 그 복은 한량없는데 하물며 신묘한 하늘 사람들의 공경을 받는 사람들이겠습니까? 그 자리의 5백 분은 모두 진인들이십니다. 그러니 그 복을 어찌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
세존께서는 라운에게 말씀하셨다. |
"그것은 5백 아라한에게 보시하는 공덕이다. 만일 대중 가운데서 차례에 따라 사문 한 사람을 청해 공양한다고 하자. 이럴 때 대중 가운데서 뽑힌 사람에게 공양하는 복을 5백 아라한에게 공양한 복과 비교한다면, 그 복이 백 배·천 배·몇 억 만 배나 되어 비유로써 견줄 수도 없느니라. 왜냐 하면 대중이 뽑은 사람에게 공양하는 복은 한량이 없어 번뇌가 완전히 사라진 감로를 얻기 때문이니라. |
라운아, 알라. 만일 어떤 사람이 스스로 맹세하기를 '내 기필코 모든 강물을 모두 마셔보리라'고 한다면 그가 과연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 |
라운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
"안됩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면 이 염부제는 매우 넓고 크기 때문입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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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6 / 1393] 쪽 |
다. 이 염부제에는 네 개의 큰 강이 있습니다. 즉 긍가(恆伽)·신두(新頭)·사타(私陀)·박차(博叉)이고, 그 하나 하나의 강에는 5백 개의 강이 딸려있습니다. 그러므로 그 사람은 그 물을 모두 마셔볼 수 없습니다. 만일 마시려 한다면 그저 수고만 더할 뿐 끝내 일은 이루지 못할 것입니다." |
"그러나 그는 다시 이렇게 말한다. |
'나에게는 그 물을 모두 마셔볼 방법이 있다.' |
무슨 방법으로 그 물을 모두 마셔보겠다는 것인가? 이 때 그는 곧 이렇게 생각한다. |
'나는 바닷물을 마시자. 왜냐 하면 일체 모든 물은 다 바다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
어떠냐? 라운아, 그는 과연 그 모든 물을 마실 수 있겠는가?" |
라운은 아뢰었다. |
"그런 방법이라면 그는 그 물들을 모두 마셔볼 수 있습니다. 왜냐 하면 모든 물은 다 바다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그 물을 모두 마셔볼 수 있습니다." |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
"그렇다. 라운아, 개인에게 하는 일체의 보시는 저 강물과 같다. 그래서 복을 얻기도 하고 혹은 얻지 못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중은 저 큰 바다와 같다. 왜냐 하면 강물이 흘러서 바다로 들어가고 나면 곧 본 이름은 없어지고 다만 큰 바다라는 이름만 있기 때문이니라. |
라운아, 이것도 또한 그와 같다. 지금 열 사람이 있는데 그들은 모두 대중 가운데서 나온 사람들이다. 대중이 아니면 그들은 있을 수 없다. 그 열 사람이란 무엇인가? 수다원으로 향하는 이·수다원을 얻은 이·사다함으로 향하는 이·사다함을 얻은 이·아나함으로 향하는 이·아나함을 얻은 이·아라한으로 향하는 이·아라한을 얻은 이·벽지불 그리고 부처이다. 이 열 사람은 모두 대중 가운데서 나오고 혼자 독립한 것이 아니니라. |
라운아, 이런 사실로 보더라도 대중 가운데서 뽑힌 사람은 그 복이 한량없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라운아, 만일 선남자와 선여인이 그 헤아릴 수 없는 복을 구하고 싶다면 저 성중을 공양하여야 하느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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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7 / 1393] 쪽 |
라운아, 알라. 그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수(酥)를 물에 넣으면 곧 엉겨 두루 퍼지지 않지만, 만일 기름을 물에 넣으면 곧 물위에 고루 퍼지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라운아, 성중의 비구들을 공양할 것을 생각해야 하느니라. 라운아,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
그 때 사자 장자는 '여래께서는 대중에게 보시하는 복은 찬탄하시고 다른 복은 찬탄하지 않으신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다. 어느 다른 날 장자는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아뢰었다. |
"세존께서 대중에게 보시하는 복은 찬탄하시고 따로 사람을 청하는 복은 찬탄하지 않으신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습니다. 지금부터는 항상 성중(聖衆)을 공양하겠습니다." |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
"나는 '성중에게만 공양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공양하지 말라'고 말하지 않았다. 축생에게 보시해도 그 복을 받거늘 하물며 사람이겠느냐? 다만 나는 그 복의 많고 적음에 대해 말하였을 뿐이다. 왜냐 하면 여래의 성중은 공경할 만하고 귀히 여길만하며 세상의 위없는 복밭이기 때문이니라. |
지금 이 대중 가운데는 네 부류의 향하는 이와 네 부류의 성취한 이, 그리고 성문의 법과 벽지불의 법과 그리고 부처의 법이 있다. 만일 선남자 선여인이 이 3승의 교법을 얻으려고 하거든 대중 가운데 들어가 그것을 구하라. 왜냐 하면 3승의 교법은 모두 대중 가운데서 나오기 때문이니라. |
장자야, 나는 이런 이치를 보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 것일 뿐이다. 그리고 나는 사람들에게 '성중에게만 보시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보시하지 말라'고 가르치지 않았느니라." |
장자는 아뢰었다. |
"그렇습니다. 세존의 말씀과 같습니다. 지금부터는 복업을 짓게 되면 마땅히 모든 성중에게 공양하고 사람을 가려 보시하지는 않겠습니다." |
그 때 세존께서는 장자를 위해 미묘한 법을 연설하시어 기쁜 마음을 내게 하셨다. 장자는 그 설법을 듣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배하고 물러갔다. 그리고 사자 장자는 복업을 지으려고 결심하였다. |
그 때 여러 하늘은 장자에게 찾아와 말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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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는 수다원으로 향하는 사람이요, 이 자는 수다원을 얻은 사람이다. 이 자에게 보시하면 복을 많이 얻고 이 자에게 보시하면 복을 적게 얻을 것이다." |
그 때 그 하늘 사람은 곧 다음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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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서 보시하기 여래는 찬탄하네. |
그러므로 덕이 있는 이들에게 보시하라. |
여기에 보시하면 복을 많이 얻으리라 |
마치 좋은 밭에서 자라는 모종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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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자 장자는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
하늘 사람은 다시 장자에게 말하였다. |
"이 자는 계율을 지키는 사람이요, 이 자는 계율을 범한 사람이다. 이 자는 수다원으로 향하는 사람이요, 이 자는 수다원을 얻은 사람이며, 이 자는 사다함으로 향하는 사람이요, 이 자는 사다함을 얻은 사람이며, 이 자는 아나함으로 향하는 사람이요, 이 자는 아나함을 얻은 사람이며, 이 자는 아라한으로 향하는 사람이요, 이 자는 아라한을 얻은 사람이다. |
이 자는 성문의 법을 닦고, 이 자는 벽지불의 법을 닦으며, 이 자는 부처의 법을 닦는다. 여기에 보시하면 복을 적게 얻고, 여기에 보시하면 복을 많이 얻을 것이다." |
그러나 장자는 여전히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왜냐 하면 가리지 말고 보시하라는 여래의 교훈을 기억하였기 때문이다. |
장자는 어느 다른 날 다시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아뢰었다. |
"저는 세존의 말씀을 기억하고 성중을 청해 공양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떤 하늘이 저에게 찾아와 이렇게 말했습니다. |
'이 자는 계율을 지키는 사람이고, 이 자는 계율을 범한 사람이다. 이 사람은 수다원으로 향하고 이 사람은 수다원을 얻었으며,……(내지)……3승의 교법을 모두 분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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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9 / 1393] 쪽 |
그리고 또 다음 게송을 읊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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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서 보시하기 여래는 찬탄하네. |
그러므로 덕이 있는 이들에게 보시하라. |
여기에 보시하면 복을 많이 얻으리라 |
마치 좋은 밭에서 자라는 모종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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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저는 다시 '여래의 교훈은 어길 수 없다. 어떻게 가리는 마음을 내겠는가?'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끝내 옳고 그르다는 마음과 높고 낮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 저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
'나는 모든 중생들에게 다 보시하자. 만일 상대가 스스로 계율을 잘 지키는 자이면 끝없는 복을 받을 것이요, 만일 계율을 범한 자이면 스스로 그 재앙을 받을 것이다. 그저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자. 그들은 먹지 않으면 목숨을 건지지 못한다.'" |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장자야, 너는 그 행이 서원을 넘어서는구나. 보살의 보시는 그 마음이 항상 평등하니라. |
장자야, 알라. 보살이 보시할 때는 하늘들이 찾아와 이렇게 말할 것이다. |
'족성자야, 알라. 이 자는 계율을 지키는 사람이요, 이 자는 계율을 범한 사람이다. 이 사람에게 보시하면 복을 많이 얻고, 이 사람에게 보시하면 복을 적게 얻을 것이다.' |
그러나 보살은 끝내 '이 사람에게 보시하고 이 사람에게는 보시하지 말자' 는 마음이 없느니라. 이처럼 보살은 마음을 굳게 가져 옳고 그르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또 이 자는 계율을 지킨다고 말하지도 않고 이 자는 계율을 범하였다고도 말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장자야, 평등하게 보시할 것을 늘 명심하라. 오랜 세월 동안 한량없는 복을 받으리라." |
이 때 사자 장자는 여래의 교훈을 생각하고 여래를 오래도록 바라보면서 그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곧 법안(法眼)이 깨끗해졌다. 그리고 사자 장자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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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 / 1393] 쪽 |
하고 물러갔다. |
장자가 떠난 지 오래지 않아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저 사자 장자는 평등한 보시를 생각하기 때문에, 여래를 머리에서 발끝까지 자세히 바라보고 그 자리에서 곧 법안이 깨끗해졌느니라." |
그 때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나의 우바새 가운데 평등하게 보시하기로 첫째가는 제자는 이른바 사자 장자가 바로 그 사람이니라." |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향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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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3) |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羅閱城) 가란다죽원(迦蘭陀竹園)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
그 때 존자 사리불은 기사굴산(耆闍崛山)의 으슥한 곳에서 헌 누더기 옷을 깁고 있었다. |
이 때 범가이천(梵迦夷天) 만 명이 범천(梵天)에서 사라져 사리불 앞에 나타나서는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배하고 모두 둘러서서 모시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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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으뜸인 분께 귀의합니다. |
가장 거룩한 분께 귀의합니다. |
저희는 지금 모르겠습니다 |
어떤 선정에 의지하고 계시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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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명의 범가이천이 이렇게 말했을 때 사리불은 잠자코 인가하였다. 이 때 하늘들은 사리불이 잠자코 인가하는 것을 보고 곧 발에 예배하고 물러갔다. 하늘들이 떠난 지 오래지 않아 사리불은 곧 금강삼매(金剛三昧)에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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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잡아함경』 제50권 1,330번째 소경인 「가타경(伽吒經)」과 『별역잡아함경』 제16권 329번째 소경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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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1 / 1393] 쪽 |
이 때 두 귀신이 있었으니, 하나는 이름이 가라(伽羅)요, 다른 하나는 이름이 우파가라(優波伽羅)였다. 비사문(毗沙門)천왕은 그들을 비류륵(毗留勒)천왕에게 보내 인간과 천상의 일을 의논하려 하였다. |
이 때 두 귀신은 그 허공으로 날아가다가 사리불이 가부좌하고는 생각을 앞에 두고 마음이 고요히 안정된 모습으로 앉아있는 것을 멀리서 보았다. 가라 귀신은 우파가라에게 말하였다. |
"나는 지금 주먹으로 저 사문머리를 칠 수 있다." |
우파가라는 말하였다. |
"너는 저 사문의 머리를 칠 생각을 내지 말라. 왜냐 하면 저 사문은 아주 신비스러운 덕과 큰 위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 존자의 이름은 사리불로서, 세존의 제자 중에 지혜롭고 재주가 많기로 저 사람을 능가할 자가 없다. 그는 제자 중에서 지혜가 가장 뛰어난 자이다. 만일 그렇게 하면 너는 오랜 세월 동안 한량없는 고통을 받을 것이다." |
그래도 그 귀신은 두 번 세 번 거듭 말하였다. |
"나는 저 사문의 머리를 때릴 수 있다." |
우파가라는 말하였다. |
"만일 네가 내 말을 듣지 않겠다면 너는 여기 있어라. 나는 너를 두고 여기를 떠나겠다." |
나쁜 귀신 가라는 말하였다. |
"너는 저 사문이 두려운가?" |
우파가라는 말하였다. |
"나는 정말 두렵다. 만일 네가 손으로 저 사문을 때리면 이 땅은 두 조각이 날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 때 사나운 바람에 억수같은 비가 쏟아져 땅이 진동하고 하늘들은 놀랄 것이다. 땅이 진동하면 사천왕도 놀라고 두려워할 것이요, 사천왕이 알면 우리는 여기서 편히 살 수 없을 것이다." |
그러나 나쁜 귀신은 말하였다. |
"나는 지금 사문을 욕보일 수 있다" |
착한 귀신은 그 말을 듣고 곧 그를 두고 떠났다. |
그 때 그 나쁜 귀신은 곧 손으로 사리불의 머리를 쳤다. 그러자 천지가 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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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 1393] 쪽 |
게 진동하고 사방에서 사나운 바람이 일며 억수같은 비가 쏟아지며 땅이 곧 두 조각으로 갈라졌다. 그리고 그 나쁜 귀신은 온몸이 지옥에 떨어졌다. |
그 때 존자 사리불은 삼매에서 깨어나 옷매무새를 바르게 하고 기사굴산에서 내려와 죽원으로 갔다. 그는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으로 앉았다.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
"너는 요즘 몸에 병은 없는가?" |
사리불은 아뢰었다. |
"몸에는 평소 병이 없는데, 머리가 좀 아픕니다." |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
"가라 귀신이 손으로 네 머리를 쳤구나. 만일 그 귀신이 손으로 수미산을 쳤다면 수미산은 두 조각이 났을 것이다. 왜냐 하면 그 귀신은 매우 힘이 세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그 죄의 과보로 온몸이 아비지옥에 떨어졌느니라." |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참으로 기이하고,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금강삼매의 힘이 이토록 대단하다니. 그 삼매의 힘 때문에 다치지 않은 것이다. 설사 수미산으로 그 머리를 쳤더라도 끝내 털 끝 하나 움직이지 못하였을 것이다. |
비구들아 들어라. 내 이제 그 이유를 설명하리라. 이 현겁 중에 부처님이 계셨으니, 그 이름은 구루손 여래·지진·등정각이셨다. 그 부처님에게 두 성문이 있었으니, 하나는 이름이 등수(等壽)요, 다른 하나는 이름이 대지(大智)였다. |
비구 등수는 신통이 제일이었고, 비구 대지는 지혜가 제일이었다. 그것은 마치 오늘날 나의 제자 사리불이 지혜가 제일이요, 목건련은 신통이 제일인 것과 같았느니라. |
그 때 등수와 대지 두 비구는 모두 금강삼매를 얻었다. 어느 때에 등수 비구는 한적한 곳에서 금강삼매에 들어 있었다. 이 때 소먹이는 사람·염소먹이는 사람·나무하는 사람들은 이 비구가 좌선하는 것을 보고 저희끼리 이렇게 말하였다. |
"이 사문은 죽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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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 / 1393] 쪽 |
그래서 목동과 나무꾼들은 곧 섶나무를 모아 비구의 몸 위에 쌓아 불을 붙이고는 그를 두고 떠나버렸다. |
이 때 등수 비구는 곧 삼매에서 깨어나 옷매무새를 바르게 하고는 곧 그 자리를 떠났다. 그는 그 날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였다. 이 때 여러 나무꾼들은 이 비구가 마을에서 걸식하는 것을 보고 저희끼리 말하였다. |
'저 비구는 어제 죽어 있었다. 그래서 우리가 화장하였는데 오늘 저렇게 다시 살아났다. 우리 저 분을 다시 살아난 분[還活]이라 부르자.' |
비구들아, 만일 어떤 비구가 금강삼매를 얻는다면 불로 태울 수 없고 칼로 벨 수 없으며 물로 쓸려 보낼 수도 없어 남의 해침을 받지 않을 것이다. |
비구들아, 금강삼매의 위덕(威德)은 이와 같은데, 지금 이 사리불이 그 삼매를 얻었다. 사리불 비구는 항상 공삼매(空三昧)와 금강삼매, 두 곳에서 노니느니라. |
그러므로 비구들아, 부디 방편을 구해 금강삼매를 얻도록 하라. 비구들아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
그 때 세존께서는 계속 말씀하셨다. |
"내 너희들에게 가르쳐 주리라. 저 사리불 비구의 지혜는 큰 지혜·분별하는 넓은 지혜·끝이 없는 지혜·빠른 지혜·두루 노니는 지혜·날카로운 지혜·매우 깊은 지혜·끓는 지혜이니라. |
또 그는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 알고, 고요하면서 용맹스러우며, 생각이 흩어지지 않고, 계율을 성취하고, 삼매를 성취하고, 지혜와 해탈과 해탈지견을 성취하였느니라. |
부드럽고 온화해 다툼이 없고, 나쁜 말재주를 버렸으며, 모든 말을 삼가고, 악을 떠난 것을 칭찬하며, 항상 여의기를 생각하고,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며, 바른 법을 치성하게 일으켜 남을 위해 설법하되 싫어할 줄 모르느니라." |
그 때 세존께서는 곧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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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명의 여러 하늘 사람들 |
그들은 모두 범가이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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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 / 1393] 쪽 |
스스로 사리불에게 귀의하였네 |
저 영취산 꼭대기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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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으뜸인 분께 귀의합니다. |
가장 거룩한 분께 귀의합니다. |
저희는 지금 모르겠습니다 |
어떤 선정에 의지하고 계시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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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꽃과 같은 그 제자 |
부처님 깨달음의 나무를 장엄하였으니 |
마치 저 하늘의 주도원(晝度園)인 듯 |
그 즐거움 다시 견줄 데 없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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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같은 제자란 바로 이 사리불 비구를 말한 것이다. 왜냐 하면 능히 부처님의 나무를 장엄하기 때문이다. 깨달음의 나무란 바로 여래를 말하는 것이니, 여래는 능히 일체 중생을 덮어주기 때문이니라. |
그러므로 비구들아, 항상 부지런히 용맹 정진하여 사리불처럼 되려고 생각하라. 비구들아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
그 때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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