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보감(人天寶鑑)

9. 대중은 없어도 / 법창 의우 (法昌倚遇)

通達無我法者 2008. 2. 20. 11:02
 


9. 대중은 없어도 / 법창 의우 (法昌倚遇)



법창선원 (法昌禪院) 의 의우 (倚遇:1005~1081, 운문종) 선사는 임장 (臨 )  고정 (高亭) 

사람이다. 어려서 출가하여 큰 뜻을 품고 사방을 돌아다녀 총림에 이름을 날렸다. 부산 법원

(浮山法遠) 선사는 스님을 두고 행각하는 후학들의 본보기라고 하였다.

만년에는 분령 (分寧)  북쪽 천산만학 가운데 담이 무너진 옛 집에 은거했다. 간혹 납자들이

찾아와서는 모두 고된 일을 힘들어 했는데도 스님은 한 마디도 자상하게 문도들에게 가르쳐

준 일이 없었는데, 학인들은 스님의 의도를 알지 못했다. 그 담담하고도 힘겨운 생활을 견딜

수 없어 모두 그곳에서 떠나버렸다. 결국 혼자 산에 머물게 되었는데, 새벽에 향 피우고 저

녁에 등불 밝히며 법당에 올라 설법하는 일을 늙을 때까지 그만두지 않았고, 총림에서 하는

법도를 하나도 빠뜨리지 않았다.

용도각 학사 (龍圖閣 學士)  서희는, 대중이 없어도 대중이 있을 때처럼 처신하니 진짜 산사

람이라면서 감탄하였다. 돌아가실 즈음에 하루 앞서 게송을 남겼다.



금년 내 나이 일흔 일곱

길 떠날 날을 받아야겠기에

어젯밤 거북점을 쳐보니

내일 아침이 좋다고 하더라.

今年七十七  出行須擇日

昨夜報龜哥  報道明朝吉



서희가 이 게송을 보고 깜짝 놀라서 영원 유청 (靈源惟淸) 스님과 함께 찾아갔더니 이미

입적하셨다.「정강집(汀江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