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부뚜막 앞에서 선정에 들다 / 지자 의 (知者의) 선사
지자 의 (知者의) 선사가 대중에게 설법하였다.
ꡒ예전에 큰스님 한 분이 주지살이를 하면서 공양주에게 늘 죽을 쑤게 하였다. 하루는 그
공양주가 생각생각에 다 타들어 가는 장작불을 보면서 덧없이 흘러가는 세상이 이보다 더
빠름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부뚜막 앞에서 고요히 선정 (禪定) 에 들었다. 며칠 만에 일어나
그 절 상좌에게 가서 깨친 경계를 자세히 이야기하였는데, 법을 말하는 것이 자못 깊었다.
그러자 상좌는
ꡐ그대가 이제까지 말한 것은 나도 아는 경계지만 지금 말한 것은 내 모르니 더는 말하지
말라' 하면서 이렇게 물었다.
ꡐ그대는 숙명통 (宿命通) 을 얻었는가?'
ꡐ조금은 압니다.'
ꡐ무슨 죄로 천한 몸을 받고 무슨 복으로 깨달음을 이루었는가?'
ꡐ저는 전생에 이 산의 주지였는데, 손님이 오는 바람에 모자라는 대중의 나물 반찬을 축낸
일이 있었습니다. 그 일로 견책을 당해 지금 대중의 부림을 받게 되었으나 전생에 닦던 바
를 잊지 않았기에 쉽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ꡑ" 「국청백록 (國淸百錄)」
'인천보감(人天寶鑑)' 카테고리의 다른 글
26. 주지살이 / 영원 유청 (靈源惟淸) 스님 (0) | 2008.02.20 |
---|---|
25. 비구라는 말의 뜻 / 대지 (大智) 율사 (0) | 2008.02.20 |
23. 대중공사를 통해 살림의 법도를 정하다 / 부용 도해 (芙蓉道楷) 선사 (0) | 2008.02.20 |
22. 전생의 원 (願) 을 이어 / 변재 원정 (辯才元淨) 법사 (0) | 2008.02.20 |
21. 방장실을 짓지 않고 대중과 함께하다 / 수기 (修己) 선사 (0) | 2008.0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