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보감(人天寶鑑)

49. 교와 관을 닦음 / 동산 능행인 (能行人)

通達無我法者 2008. 2. 20. 14:15
 


49. 교와 관을 닦음 / 동산 능행인 (能行人)



동산 (東山) 의 능행인 (能行人) 은 교 (敎) 와 관 (觀) 에 밝은 분이었다. 굳은 의지로 정

진하여 한번 참실 (懺室:참회법을 행하는 집) 에 들어가서는 추우나 더우나 변치않고 40년

을 계속하니 절강 (浙江)  땅에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자신은 한번도 스스로를 수행

인이라고 한 일이 없었고 그에 대해 말하기를 ꡒ지자대사는 하루 여섯 차례 예불하고 네 차

례 좌선하는 것으로 수행의 일과를 삼았는데 하물며 나는 무엇을 했단 말인가?"라고 하였

다.

초암 (草艤因) 법사가 한번은 함께 수행을 하였는데 가까이 앉아서 보니, 언제까지고 흐트러

지거나 기대지 않고 단정히 앉아 있었다. 혹 병이 나도 며칠동안 밥을 먹지 않으면서도 참

선은 그만두지 않았는데 그러다가 병은 저절로 낫곤 하였다.

능행인은 성격이 강직하고 결백하여 명리를 싫어하였다. 그래서 시주물이 들어오면 언제나

대중들에게 나눠주고 털끝만치도 남겨두지 않았으며 가진 것이라고는 다 떨어진 누더기 뿐

이었다. 여름이 되면 대나무 껍질을 엮어서 대들보 위에 묶어두었다가 겨울이 되면 그것을

내려서 추위를  막았다. 늘 산에 들어가 호랑이를 길렀으나 호랑이가 해칠 마음을 먹지 않

았고, 혹 비바람치는 캄캄한 밤에 언덕 위 무덤에서 좌선하는데도 심신이 편안하여 두려운

마음이 없었다.

절에는 산신이 있어서 영험으로 그 지방을 교화하였는데 능행인은 항상 그 산신과 친하게

지냈다. 어쩌다 향이 다 떨어지면 원주가 그때마다 능행인에게 알렸다. 능행인이 곧 기도를

드리면 이튿날 시주하는 사람들이 문이 메워지게 찾아오곤 하였다. 스님네들이 그 까닭을

물어보면 그들은 어젯밤에 누군가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절에 상주물이 다 떨어졌다고 알

려주는 사람이 있기에 공양을 올리러 왔다고 하였다. 「행장 (行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