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진영 찬 (讚) / 정인사 도진 (道) 선사
정인사 (淨因寺) 도진 (道:1014~1093) 선사는 복주 (福州) 고전 (古田) 에서 태어났다.
부산 법원 (浮山法遠:991~1067) 선사에게서 종지를 얻고 뒤에 정인사 회련 (懷璉) 선사를
찾아가니 회련선사가 수좌로 삼았다가 오 (吳) 로 돌아가게 되었을 때 선사에게 법석을 잇
게 하였다.
신종 (神宗) 황제가 한번은 경수궁 (慶困宮) 에 초청하여 높은 법좌를 마련하고 사람들에게
마음대로 문답하게 하였는데 좌우상하 모두가 이제껏 듣지 못했던 법문을 들었다.
도진선사는 사람됨이 순박하고 도타우며 마음이 깊은데다 겸손하여 말도 제대로 못하는 사
람 같았지만 일단 논변을 했다 하면 종횡무진으로 막히는 곳이 없었다. 또한 몸가짐이 매우
검소해서 바지 한 벌을 12년이나 입었다. 태사 (太史) 황정견 (黃庭堅) 은 선사의 진영 (眞
影) 에 제 (題) 를 붙였다.
늙은 호랑이는 이빨이 없고 잠든 용은 울부짖지 않으니
수풀에 달빛 어둡고 천지에 구름 음산하도다
먼 산으로 눈썹 그리니 살구꽃 같은 뺨이여
봄바람에 실려 시집갈 때에 중매장이 필요 없었네
늙은 할머니 그 옛날 열다섯 젊은 시절에
이쪽은 칠하고 저쪽은 지우고 화장할 줄 알고 왔다오.
老虎無齒 臥龍不吟
千林月黑 六合雲陰
遠山作眉紅杏
嫁與春風不用媒
老婆三五少年日
也解東塗西抹來 「은산집 (隱山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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