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 개에게는 불성이 없다는 화두를 들다가 / 덕산 연밀 (德山緣密) 선사
덕산 연밀 (德山緣密:운문종) 선사의 회하에 한 선승이 있었는데, 공부가 매우 예리하였다.
그는 ꡐ개에게는 불성이 없다'는 화두를 들고 있었는데 오랫동안 깨달은 바가 없었다. 하루
는 홀연히 해 만큼이나 커다란 개머리가 입을 벌리고 자기를 잡아먹겠다고 덤벼드는 것을
보고는 겁이 나서 자리를 피해 달아났다. 옆 사람이 그 까닭을 묻자 자세히 이야기해 주고
는 마침내 덕산선사에게 아뢰니 덕산선사가 말하였다.
ꡒ두려워할 것 없다. 단지 더욱 정신을 바짝 차렸다가 개가 입을 벌리거든 그때 그 속으로
뛰어 들어가거라. 그러면 없어질 것이다."
그는 가르쳐준대로 앉아 있었다. 밤중이 되어 개가 다시 나타나자 머리로 힘껏 한번 부딪쳤
다. 그랬더니 그것은 궤짝 속이었다. 이에 확연히 깨닫고 뒷날 문수사 (文殊寺) 에 나아가
불도를 크게 떨쳤는데, 이분이 바로 응진 (應眞) 선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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