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행주좌와에 생사를 살펴라 / 앙산 원 (仰山圓) 선사
앙산원 (仰山圓) 선사는 우강 (旴江) 사람이다. 구족계를 받고 나서 도를 배우기로 용단을
내렸는데, 묘희 (妙喜) 선사가 매양 (梅陽) 에 있다는 말을 듣고 그곳으로 찾아가 귀의하였
다. 거기서 열심히 밥짓고 부엌일을 하며 각고의 정진을 하였다. 묘희선사는 그의 예리하고
빈틈없는 식견을 보고 남다르다고 여겼다. 한번은 소참 (小參) 때 묘희선사가, ꡐ범부의 법
을 가졌으면서도 범부를 모르고 성인의 법을 가졌으면서도 성인을 모르니, 성인을 알면 그
가 바로 범부요 범부를 알면 그가 바로 성인이다' 하신 수산주 (修山主) 의 말씀을 들려주
었는데, 앙산선사는 이 말을 듣고 홀연히 깨달음을 얻었다.
그 후에 구주 (衢州) 상부사 (祥符寺) 에 주지하다가 원주 (袁州) 의 앙산 (仰山) 으로 옮
겼다. 거기서 일을 맡아본 지 7일 만에 선문 (禪門) 의 고향례 (告香禮:스승에게 향을 사르
며 설법을 청하는 예) 를 하게 되어 수좌가 대중을 이끌고 일제히 절을 올린 다음 법을 청
하였다.
ꡒ생사란 큰 일이고 죽음은 신속히 찾아옵니다. 부디 바라옵건대, 자비로서 인연을 열어 보
여 주십시오."
원선사는 천천히 말하였다.
ꡒ생사대사를 밝히고자 한다면 바로 행주좌와하는 가운데서 「생은 어디서 왔으며 사는 어
디로 가는가. 결국 생사란 어떻게 생겼는가'를 살펴보아야 하느니라."
그리고는 한참을 묵묵히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더니 이윽고 그대로 몸을 벗었다.
「행장 (行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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