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 진여철 (眞如喆) 선사와 양기 회 (楊岐會) 선사에 대한 평 / 대혜 (大慧) 선사
대혜 (大慧) 선사가 말하였다.
ꡒ근대에 주지살이 잘한 사람으로는 진여 철 (眞如慕喆) 선사 만한 분이 없고, 총림을 잘 보
필한 사람으로는 양기 회 (楊岐方會) 선사 만한 분이 없다. 자명 (慈明:양기선사의 스승) 선
사는 성품이 진솔하기는 하였으나 일처리를 대강하는 경우가 있었고, 꺼리고 피하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양기선사는 자기 몸을 잊고 스승을 모셨는데, 어디 빈틈이라도 있을까가 오
로지 걱정거리였다. 심한 추위와 더위가 닥쳐와도 한 번도 자기 일을 급하게 여긴다거나 얼
굴에 태만한 기색을 보인 적이 없었다. 남원사 (南源寺) 에서 흥화사 (興化寺) 까지 30년을
자명선사의 대 (代) 가 다 끝나도록 30년을 이렇게 총림의 기강과 계율을 다잡았다.
진여선사란 분은 행장을 챙겨 행각할 때부터 세상에 나가 문도를 거느릴 때까지, 법을 위해
서라면 자기 몸을 잊기를 기갈 든 사람보다 더하게 했다. 경황 중에도 당황하는 기색이 없
고 정신없이 말하는 일이 없었으며 온 방안을 말끔히 하고 고요함을 즐겼다. 선사가 한번은
이렇게 말하였다. 「납자로서 안으로 고명하고 원대한 식견이 없고 밖으로 엄한 스승과 좋
은 도반이 없다면, 그런 중에 그릇이 될 사람은 거의 없다.'
아! 두 분 스승이야말로 천년토록 후배들의 아름다운 모범이 될 것이다."
「여서선서 (與西善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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