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절을 하든 말든 / 법화 지언 (法華圍言) 선사
여대신 (呂大申) 이 집정할 때 휴목일 (休沐日) 을 맞아 미리 글을 보내, 법화 언 (法華圍言) 스님에게 재를 청하였다. 그 이튿날 생각대로 법화스님이 관아에 도착하여 당상에 앉았는데 여대신이 뵈려고 앞으로 나아가 절을 해야 할 것인가, 말아야 할 것인가를 망설이며 생각하고 있는 차에 지언스님이 큰소리로 불렀다.
ꡒ여노인! 애쓰지 말고 빨리 나오시오. 절은 해도 좋고 안해도 좋소.ꡒ
여대신이 절을 올려 존경을 표시하였다. 재를 마치고 미래의 운세가 어떻느냐고 묻자, 지언스님은 붓을 들어 큰 글씨로 ꡐ박주 (亳州)ꡑ라는 두 글자를 써주면서 그 까닭에 대해서는 전혀 말이 없었다. 후일 재상을 그만두고 ꡐ박주ꡑ 자사 (刺史) 가 되어 해묵은 문서들을 정리하다가 그 두 글자가 앞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서야 비로소 그것이 자신에 맞는 예언임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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