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문무고(宗門武庫)

술 고기로 부모님 제사를 모시다 / 분양 무덕 (汾陽無德) 선사

通達無我法者 2008. 2. 20. 18:40
 

10. 술 고기로 부모님 제사를 모시다 / 분양 무덕 (汾陽無德) 선사



분양 무덕 (汾陽無德:善昭) 선사가 하루는 대중에게 말하였다.

ꡒ간밤 꿈에 돌아가신 부모님이 나와서 술과 고기, 그리고 종이돈 〔紙錢:망자천도 때 쓰는 가짜 종이돈〕 을 찾았다. 그러니 속가의 풍속대로 제사를 받들어야겠다.ꡓ

그리고는 창고 〔庫堂〕 에서 이 일에 쓸 물건을 마련하여 위패를 모시고 세속에서처럼 술잔과 고기를 올리고 종이돈을 불살랐다.

제사를 마친 뒤 지사 (知事:절의 사무를 책임맡는 지위) 와 두수 (頭首:선원 대중의 지휘를 맡는 지위) 를 모이게 하고 소반에 남아있는 음식을 나누어 주니 지사들은 이를 마다하였고 무덕스님 혼자서 가운데 앉아 태연하게 술을 마시고 음식을 먹었다.

대중들은 술과 고기 먹는 중을 어떻게 스승으로 삼을 수 있겠느냐며 걸망을 메고 떠나고 자명 (慈明:石霜楚圓) ․대우 (大愚) ․천대도 (泉大道:芭蕉谷泉)  등 예닐곱 사람만이 남아 있었다.

무덕스님은 그 이튿날 법당에 올라 설법하였다.

ꡒ수많은 잡귀신 떼를 한 상의 술 고기와 두 뭉치의 종이돈으로 모조리 쫓아 보냈다.

「법화경」에 이르기를 ꡐ이 대중 속에는 가지와 잎은 없고 오로지 진짜 열매만 남아 있다'고 하였다.ꡓ

그리고는 법좌에서 내려 오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