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문무고(宗門武庫)

89. 도인스님에 대한 고자질 / 수단 (守端) 선사

通達無我法者 2008. 2. 21. 09:48
 







89. 도인스님에 대한 고자질 / 수단 (守端) 선사



오조 (五祖法演) 스님은 서주 (舒州)  백운산 (白雲山)  해회 (海會) 선원의 수단 (守端) 스님에게 귀의하여 뼈속 깊이 완전히 생사대사를 해결하였다. 수단스님은 그에게 백운산 앞에 있는 물레방앗간에서 방아찧는 일을 맡겼다. 법연스님은 해마다 방앗간 밑에서 지껑이와 밀기울을 거둬 판 돈으로 경전에 주석을 쓰기도 하고 이자를 불려 인부를 고용하고 대중공양을 하며 그밖에 남은 돈은 절 돈으로 넣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항상 수단스님에게 그의 잘잘못을 고자질하였다. 법연은 날마다 방앗간에서 술을 마시고 고기 먹으며 심지어는 건달패와 계집까지 기르고 있다 하였다. 이 말이 선원에 널리 퍼지자 법연스님은 일부러 고기와 술을 사서 방앗간에 매달아 놓고 건달패와 부녀자에게 화장분을 사주면서 바르게 하였다. 그리고는 선객들이 방앗간을 찾아오면 부녀자의 손을 잡고 전혀 거리낌없이 큰소리로 웃곤 하였다.

하루는 수단스님이 방장실로 불러들어 그 까닭을 묻자, 법연스님은 그저 다소곳할 뿐 다른 말이 없었다. 수단스님은 법연스님의 뺨을 갈겼지만 안색 하나 변하지 않고 절을 하고 물러났다. 수단스님은 혀를 차며 썩 꺼지라고 호통을 치니 법연스님은 자신이 계산을 마치고 사람을 데려와 대조할 때까지 기다려 주십사 하였다.

하루는 수단스님에게 아뢰었다.

ꡒ제가 방앗간에 있으면서 술과 고기를 사고 남은 삼 천냥을 절 돈으로 넣었습니다.ꡓ

수단스님은 크게 놀랐으며 그때야 비로소 소인배들의 질투임을 알게 되었다. 당시 원통법수 (圓通法秀) 선사가 수좌로 있다가 사면산 (四面山) 에 주지해달라는 청을 받고 떠나자 수단스님은 곧장 법연스님을 수좌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