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6. 감변.시중
화엄 휴정(華嚴休靜)스님이 스님께 여쭈었다.
"제게는 이치의 길(理路)이 없어 알음알이(情識)의 작동을 면치 못합니다."
"그대는 이치의 길을 보았느냐?"
"이치의 길이 없음을 봅니다."
"그렇다면 알음알이는 어디서 생겼느냐?"
"사실 제가 묻고 있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만리 밖 풀 한 포기 없는 곳으로 가야 하리라."
"만리 밖 풀 한 포기 없는 곳에 학인이 가는 것을 인정하시겠습니까?"
"그리 가기만 하면 되네."
화엄스님이 땔감을 나르는데 스님께서 붙들어 세우고는 말씀하셨다.
"비좁은 길에서 서로 만났을 땐 어떻겠는가?"
"엎치락 뒤치락하겠지요."
"그대는 내 말을 기억하라. 남쪽에 머물면 천명이 되겠지만 북쪽에 머물면
300명에 그치리라."
'동산록(洞山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18. 감변.시중 (0) | 2008.02.21 |
---|---|
2-17. 감변.시중 (0) | 2008.02.21 |
2-15. 감변.시중 (0) | 2008.02.21 |
2-14. 감변.시중 (0) | 2008.02.21 |
2-13. 감변.시중 (0) | 2008.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