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록(洞山錄)

2-16. 감변.시중

通達無我法者 2008. 2. 21. 20:43
 





2-16. 감변.시중


화엄 휴정(華嚴休靜)스님이 스님께 여쭈었다.

  "제게는 이치의 길(理路)이 없어 알음알이(情識)의 작동을 면치 못합니다."

  "그대는 이치의 길을 보았느냐?"

  "이치의 길이 없음을 봅니다."

  "그렇다면 알음알이는 어디서 생겼느냐?"

  "사실 제가 묻고 있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만리 밖 풀 한 포기 없는 곳으로 가야 하리라."





  "만리 밖 풀 한 포기 없는 곳에 학인이 가는 것을 인정하시겠습니까?"

  "그리 가기만 하면 되네."



  화엄스님이 땔감을 나르는데 스님께서 붙들어 세우고는 말씀하셨다.

  "비좁은 길에서 서로 만났을 땐 어떻겠는가?"

  "엎치락 뒤치락하겠지요."

  "그대는 내 말을 기억하라. 남쪽에 머물면 천명이 되겠지만 북쪽에 머물면

300명에 그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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