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 감변.시중
한 스님이 대자(大慈)스님을 하직하자 스님이 물었다.
"어디로 가려느냐?"
"강서로 가렵니다."
"내 그대에게 한 가지 힘든 일을 시키려는데 괜찮겠느냐?"
"스님께 무슨 일이 있으신지요?"
"나를 데려갈 수 있겠느냐?"
"스님보다 더 나은 자가 있다 해도 데려가지 못합니다."
그러자 대자스님은 그만두었다.
뒤에 그 스님이 스님(동산)께 말씀드렸더니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게 말해서야 되겠느냐."
"스님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나라면 데려갈 수 있다고 하겠다."
법안스님은 달리 말하였다.
"스님께서 떠난다면 저는 삿갓을 들겠습니다."
스님께서 다시 그 스님에게 물었다.
"대자스님께서는 특별히 무슨 법문을 하시더냐?"
"언젠가는 이런 법문을 하셨습니다. '한 길(一丈)을 말로 하는 것이 한 치
(一寸)를 가져오느니만 못하다.' "
"나라면 그렇게 말하진 않겠다."
"스님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행(行)하지 못할 것을 말해내기도 하며, 말(說)하지 못할 것을 행해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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