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4. 감변.시중
스님은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향시(向時)는 어떠하며, 봉시(奉時)는 어떠하며, 공시(功時)는 어떠하며,
공공시(共功時)는 어떠하며, 공공시(功功時)는 어떠하냐."
어떤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향(向)입니까?"
스님은 말씀하셨다.
"밥 먹을 땐 어떠하냐."
"어떤 것이 봉(奉)입니까?"
"등질 땐 어떠하냐."
"어떤 것이 공(功)입니까?"
"괭이를 놓아버릴 땐 어떠하냐."
"어떤 것이 공공(共功)입니까?"
"색(色)을 얻지 못한다."
"어떤 것이 공공(功功)입니까?"
"공(共)이 아니다."
그리고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성주(聖主)는 원래 요임금(帝堯)을 본받아
사람을 예의로써 다스리며 임금 허리를 굽히네
어느 땐 시끄러운 시장 앞을 지나며
곳곳 문물(文明)이 성스러운 조정을 축복하네.
聖主由來法帝堯 於人以禮曲龍腰
有時시時頭邊過 到虛文明賀聖朝
깨끗이 씻고 진하게 화장함은 누구를 위함일까
두견새 소리 속엔 사람더러 돌아가라 권하네
백화(百花)는 떨어졌으나 우는 소린 다함 없어
다시 어지러운 산봉우리 깊은 곳에서 우네
淨洗濃粧爲阿誰 子規聲裏勸人歸
百花落盡啼無盡 更向亂峯深處啼
고목(枯木)에 꽃이 피니 겁(劫) 밖의 봄이며
옥상(玉象)을 거꾸로 타고 기린을 쫓는다네
지금 천봉(千峯) 밖에 높이 은거하니
달 밝고 바람 맑아 좋은 날이라네.
枯木花開劫外春 倒騎玉象□麒隣
而今高隱千峯外 月皎風淸好日辰
중생과 부처가 서로 침해하지 않으니
산은 절로 높고 물은 절로 깊어라
천차만별한 현상은 분명한 일이니
자고새 우는 곳에 백화가 새로워라.
衆生諸佛不相侵 山自高兮水自深
萬別千差明底事 啼處百花新
머리에 뿔이 갓 나면 이미 감당하지 못하며
헤아리는 마음으로 부처 구하니 부끄럽기도 하구려
아득한 공겁(空劫)에 아는 사람 없는데
남쪽으로 53선지식(五十三善知識)에게 물으려 하겠는가.
頭角裳生已不堪 擬心求佛好羞
沼沼空劫無人識 肯向南詢五十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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