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록(洞山錄)

3-1. 부 촉

通達無我法者 2008. 2. 25. 08:51
 






3-1. 부 촉


조산(曹山)스님이 하직하니 이때 스님께서 드디어 부촉하셨다.

  "내가 운암선사(先師)에게 있으면서 보경삼매(寶鏡三昧)에 도장찍듯 계합

하여 그 요체를 몸소 궁구하였는데, 이제 그대에게 부촉하노라."

  그 말씀(詞)은 이러하다.



    불조께서 가만히 부촉하신

    이러한 법을

    네 지금 얻었으니

    잘 보호할지어다.

    如是之法  佛祖密付

    汝今得之  宣善保護






    은주발에는 눈이 달렸고

    밝은 달은 백로를 숨겼는데

    종류는 같질 않으나

    뒤섞이면 제자리를 안다.

    銀 盛雪  明月藏鷺

    類之弗齊  混則知處



    뜻은 말에 있질 않으니

    찾아오는 기연(機緣)에

    걸핏하면 소굴을 이루어

    빗나가게 떨어져 잘못이네.

    意不在言  來機亦赴

    動成 臼  差落顧佇



    등지거나 맞닿음 양쪽 다 잘못이니

    큰 불덩이 같아서

    형색이 나타나기만 하면

    바로 물듬(染汚)에 속한다.

    背觸俱非  如大火聚

    但形文彩  卽屬染汚



    한밤중 그대로가 밝음이나

    새벽이 드러나질 않았으니

    중생을 위해 법칙을 짓고

    이로써 모든 고통 뽑아주라.

    夜半正明  天曉不露





    爲物作則  用拔諸苦



    비록 함(有爲)이 아니나

    말이 없음도 아니니

    보경(寶鏡)에 임한 듯

    형체와 그림자 서로를 마주본다.

    雖非有爲  不是無語

    如臨寶鏡  形影相□



    너는 그가 아니나

    그는 바로 너이니

    세상의 어린 아이처럼

    다섯 상호 완연히 갖추었다.

    汝不是渠  渠正是汝

    如世孀兒  五相完具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으며

    일어나지도 않고 안주하지도 않는다.

    시끄럽게 글 읽는 소리

    유구(有句)와 무구(無句)로

    끝내 사물을 얻지 못함은

    말이 바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不去不來  不起不住

    婆婆和和  有句無句

    終不得物  語未正故







    중리(重離□□) 6효(六爻)에

    편(偏). 정(定)이 번갈아 드니

    포개면 3이되고

    변화가 다하면 5를 이루나

    질초( 草)의 맛같고

    금강저(金剛杵) 같기도 하다.

    重離六爻  偏正回互

    疊而爲三  變盡成五

    如 草味  如金剛杵



    정중(正中)에 오묘하게 끼어

    북도 치고 노래도 부른다

    산꼭대기 지나고 길바닥도 지나며

    지방 따라 길 따라 가는데

    어긋나면 길(吉)하여

    범하거나 거스르지 못한다.

    正中妙挾  鼓唱雙擧

    通宗通塗  挾帶挾路

    錯然則吉  不可犯



    천진(天眞)스런 오묘함은

    미오(迷悟)에 속하지 않는데

    인연과 시절은

    고요히 밝게 나타난다

    미세하기는 틈 없는 데 들어가고

    크기는 방향과 처소가 끊겼으니

  털끝만큼의 차이에도

    화음(律呂)에 맞지 않는다.

    天眞而妙  不屬迷悟

    因緣時節  寂然昭著

    細入無間  大絶方所

    毫忽之差  不應律呂



    지금 돈점(頓漸)이 있어

    이 때문에 종취(宗趣)를 세우니

    종취가 나뉨이여

    바로 법도(規지)가 되었도다

    종취를 완전히 깨쳐

    진상(眞常)이 끝없이 흐르니

    밖은 고요하고 중심은 요동하여

    망아지를 매어 쥐를 조복시킨다.

    今有頓漸  緣立宗趣

    宗趣分矣  卽是規 □

    宗通趣極  眞常流注

    外寂中搖  係駒伏鼠



    선대의 성인은 이를 불쌍히 여겨

    법을 위해 보시하고 제도하였다

    중생의 전도됨에 맞추어

    검은 것을 희게도 하였으며

    전도된 생각이 없어지자

    긍정하는 마음 스스로 허락하네.





    先聖悲之  爲法檀度

    隨其顚倒  以뇌爲素

    顚倒想滅  肯心自許



    옛 법도에 부합하려거든

    옛것을 관찰하라

    불도가 이미 이루어졌으니

    10겁(十劫)동안 나무를 관(觀)하라.

    要合古轍  請觀前古

    佛道垂成  十劫觀樹



    호랑이의 결함같고

    말 다리의 흰 점과 같아서

    하열함이 있기 때문에

    보궤(寶 )가 보물이 되며

    경이(驚異)함이 있기 때문에

    이노( 奴)가 백고(白 )가 된다.

    如虎之缺  如馬之

    以有下劣  賓 珍御

    以有驚異   奴白



    예( )는 교묘한 힘으로써

    백보 밖에서 활을 쏘아 적중했으나

    화살 끝과 칼 끝이 서로 만나면

    교묘한 힘인들 어찌 당하랴.

    以巧力  射中百步

箭鋒相直  巧力何예


    목인(木人)이 노래하니

    석녀(石女)가 일어나 춤을 춘다

    정식(情識)이 도달하지 않는데

    어찌 사려를 용납하랴

    신하는 임금을 받들고

    자식은 아버지에게 순종하는 법이니

    순종하지 않으면 효도가 아니며

    받들지 않으면 보좌가 아니다.

    木人方歌  石女起舞

    非情識到  寧容思慮

    臣奉於君  子順於父

    不順非孝  不奉非輔



    가만히 행동하고 은밀히 작용하여

    어리석은 듯 노둔한 듯하라

    그렇게 계속할 수만 있다면

    주중주(主中主)라 이름하리라.

    潛行密用  如愚若魯

    但能相續  名主中主



'동산록(洞山錄)' 카테고리의 다른 글

3-3. 부 촉  (0) 2008.02.25
3-2. 부 촉  (0) 2008.02.25
2-64. 감변.시중  (0) 2008.02.25
감변.시중 63.  (0) 2008.02.25
2-62. 감변.시중  (0) 2008.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