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부 촉
한 스님이 물었다.
"스님께선 몸이 편찮으신데 병들지 않는 자도 있습니까?"
"있지."
"병들지 않는 자도 스님을 볼까요?"
"나는 그에게 그럴 자격이 있다고 본다."
"스님께선 어떻게 그를 보는지 가르쳐 주시렵니까?"
"내가 볼 때는 병이 보이질 않는다."
스님은 이어서 그에게 물으셨다.
"이 가죽 푸대를 떠나 어디서 나와 만나겠느냐?"
그 스님이 대꾸가 없자 스님은 게송으로 법을 보이셨다.
학인은 항하사같이 많으나 하나도 깨달은 이 없으니
혀 끝에서 길을 찾는데 허물이 있다네
형체를 잊고 종적을 없애려느냐
노력하며 은근히 공(空) 속을 걸어라.
學者恒沙無一悟 過在尋他舌頭路
欲得忘形泯 蹟 努力段勤空裏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