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록(洞山錄)

대 기 38.

通達無我法者 2008. 2. 25. 09:55
 

대 기 38.


스님께서 대중에게 설법하셨다.

  "제방에는 사람을 놀라게 하는 구절이 있다지만 여기 내게는 뼈를 깎는

말이 있다."

  한 스님이 나서서 물었다.

  "스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제방에는 사람을 놀라게 하는 구절이 있지만 여

기 내게는 뼈를 깎는 말이 있다' 하셨다는데 그렇습니까?"

  "그렇다. 이리 오너라. 그대 뼈도 깎아 주겠다."

  "이쪽 저쪽 다 깎아 주십시오."

  "깎지 않으리라."

  "그 좋은 솜씨로 어째서 깎아 주지 않으십니까?"

  "그대는 듣지 못했는가? 세상의 명의(名醫)는 손을 쓰지 않는다 하였다."


운문(雲門)스님이 서봉(西峯)에 이르니, 서봉스님이 물었다.

  "나는 동산스님이 뼈를 깎아 준다는 말만 들었을 뿐, 자세히 알지 못하는

데 그대가 자세히 말해 주지 않겠는가?"

  이에 운문스님이 앞의 이야기를 자세히 해주니, 서봉스님이 합장을 하고

말했다.

  "그렇게까지 자세히 가르쳐 주셨구나."

운문스님이 다시 이 일을 서봉스님에게 물으니, 서봉스님이 대답했다.

  "동산스님이 앞에서 했던 말을 해보아라. 너의 뼈를 깎아 주겠다. 나그네

제2기(賓家第二機)가 왔을 때엔 어째서 깎아 주지 않는다 하였겠느냐?"

  서봉스님이 한참 읊조린 끝에 "상좌야!"하고 불러 상좌가 대답하니 "쓰레

기더미로구나!"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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