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산록(曹山錄)

시 중 9.

通達無我法者 2008. 2. 25. 11:14
 



시 중 9.


경청(鏡淸)스님이 물었다.

  "맑고 텅 빈 이치라서 아예 몸이 없을 땐 어떻습니까?"

  "이치(理)로야 그렇다치고 사실(事)은 어떡하려고."

  "이치로나 사실로나 여여합니다."


"나 한 사람 속이는 것이야 그럴 수 있다치고 여러 성인의 눈을 어찌하겠느냐?"

  "여러 성인의 눈이 없다면 그렇지 않은 줄을 어찌 비춰보겠습니까?"

  "법으로야 바늘만큼도 용납되지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수레도 통할 수 있

  는 법이지."


대위 철(大 喆)스님이 말하였다.

   "조산이 비록 옥을 잘 다듬기는 하나 경청의 옥에는 본래 흠집이 없었 

  는데야 어찌하랴. 알고 싶으냐. 잽싼 솜씨를 빌리지 않으면 결국 못쓰는  

  그릇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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