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화
스님께서 천복(天復) 신유(辛酉)년 밤에 지사(知事)에게 물었다.
"오늘이 몇 월 몇 일이냐?"
"6월 15일입니다."
"나는 평생 행각해 왔는데, 가는 곳마다 90일로 한 철을 삼았을 뿐이다.
내일 진시(辰時)에 행각을 떠나련다."
그 시각이 되자 분향하고 편안히 앉아서 천화(遷化)하시니,
세수 62세, 법랍은 37세였다.
전신(全身)을 서쪽 산비탈에 안장하고,
시호는 원증선사(圓證禪師), 탑은 복원(福圓)이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