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양차공과 한위공에게 답하다 / 부용 도해(芙蓉道楷)
제형(提刑) 양차공(楊傑)이 어느 날 부용 도해(芙蓉道楷:1043~經18)선사를 찾아와 물었다.
"제가 스님과 헤어진 지 몇해입니까?"
"7년 되었소."
"이 7년 동안 참선을 하셨습니까, 아니면 도를 배우셨습니까?"
"북도 치지 않고 피리도 불지 않았소."
"그렇다면 괜히 산수에서 노닐었으니 아무것도 이룬 게 없겠군요?"
"헤어진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잘도 아는군!"
이 말에 양걸은 껄껄 웃었다.
한위국공(韓魏國公:韓琦)이 여름결제 때에 방문하자 도해스님은 산문 밖까지 나와 맞이하니, 그가 말하였다.
"결제 중에는 나오지 못하는데 무슨 까닭에 파계를 하셨소?"
"공적으로 말한다면 한 치의 바늘도 용납될 수 없지만, 사사로이는 수레도 통과합니다."
이 말에 한기는 크게 기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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