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달마스님 찬 / 정당 명판(正堂明辨)선사
정당 명판(正堂明辨:1085~1157)스님은 불조(佛照)스님의 법을 이었다. 처음엔 그의 도가 떨치지 못했는데 그것은 초학들 중에 그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의 가풍이 매우 엄하였으므로 대중들은 그를 두려워하여 피하였다. 제삿날에는 패(牌)만 한 차례 걸어놓고 마니, 주사(主事)가 이에 대하여 언급하자 명판스님이 말하였다.
"내 이미 패를 걸어놓았는데 무엇하러 또 사찰의 자산을 낭비하는가? 금강권(金剛圈)과 율극봉(栗棘蓬:밤가시)을 삼켜버릴 줄 모르거든 평상시 공양처럼 해야 한다."
주사는 감히 다시는 말하지 못하였다.
그는 달마스님에 대해 찬(贊)을 썼다.
승원궁(양무제의 궁전)앞에서 부끄러워 말 못하다가
낙양봉(洛陽峯:소림사)아래에서 떠벌리도다
가죽과 골수 전하여 이야기거리가 되고
한쪽 신발을 묻을 곳이 없네
아! 보통 차가운 날씨가 아닌데
매화향기가 코끝에 스치는구나
昇元展前忄麽忄羅 洛陽峰畔乖張
皮髓傳成話霸 隻履無處埋藏
咦不是一番寒徹底 爭得梅華撲鼻香
설당(雪堂道行)스님이 이 찬을 보고 기특하게 여겨, "스승(先師)에게 아직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이 찬(讚)만으로도 천하 사람의 혓바닥을 잘라 버릴 수 있겠다"라고 감탄하였다. 이로 말미암아 납승들이 앞을 다투어 그의 회하로 달려갔으며 후일 삽주(霅州)도량산(道場山)에 있을 때는 대중이 500여 명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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