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 소자유(蘇子由)의 게송들
영빈선생(穎濱先生)소자유(蘇子由)는 한때 균양(筠陽)땅에 유배되어, 진정(眞淨克文)스님과 깊은 교류를 나누었다. 그는 일찍이 두 수의 송을 지어 향성사(香城寺) 순(上藍順)스님에게 올렸다.
끝없이 많은 일을 녹여
다해서 하나의 마음을 만들었으나
그 마음마저 두지 않고
예로부터 지금까지 이르렀구나.
融却無窮事 都成一片心
此心仍不有 從古至如今
보일 듯 하다가 다시 없는 듯
몇 차례 서로 만나 웃음을 지었던고
여기엔 머리도 꼬리도 없으니
몇자 몇치를 헤아리지 마오
동파노인을 알고 싶거든
당당한 대장부임을 알아 두시오
근래에 와서 이 일을 알고서
전혀 글을 읽지 않았다오.
如見復如亡 相逢咲幾場
此間無首尾 尺寸不須量
欲識東坡老 堂堂一丈夫
近來知此事 也不識文書
당시 소동파도 유배지에 있었다. 소자유가 불교에 깊은 관심을 가져 그가 사는 곳을 `동헌(東軒)'이라 이름 지었다는 말을 듣고 시를 지어서 놀려 주었는데, "동헌 장로를 수북이 담아 왔다[盛取東軒長老來]"라는 구절이 있다. 소자유가 이에 대하여 답하였다.
 ̄"설령 수북이 담아 와도 아무 쓸모없고 설당(雪堂)엔 원래 노스님이 계시는 곳[縱使盛來無用處 雪堂自有老師兄]"
또 한번은 도연명(陶淵明)시에 화운(和韻)하였다.
중원 땅에 불법이 전해지자
유학자들은 얘기하는 것마저 부끄러워하였지만
그 공덕 보이지 않는 가운데 펼쳐 있으니
어찌 그 당시를 잊으오리까
이곳은 더러운 풍습으로 뒤범벅되어
흐리멍텅 이름난 스님이 없어
살림살이나 도닥거리며 가산만 지키려 하니
사람으로 하여금 앉아서 의심하게 만드네
술 고기 나쁜 줄도 모르면서
어떻게 생사를 떠난다고
우리 민 땅엔 이런 풍조 만연하여
불사란 생각할 수조차 없네
영특한 아들 많이 낳아
부처님의 보응이 너를 속이지 않았다하나
때로 바른 법안을 지닌 스님이
한번 나오셔서 이를 밝혀 주리
누가 그 고을의 부호라고 말하는가
바라건대 나의 이 시를 읊조려보오.
佛法行中原 儒者耻論玆
功施冥冥中 而何負當時
此方舊染雜 渾渾無名緇
治生守家室 坐使斯人疑
未知酒肉非 寧與生死辭
熾然吾閩中 佛事不可思
生子多穎悟 得報不汝欺
時有正法眼 一出照曜之
誰謂邑中豪 請誦我此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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