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림성사(叢林盛事)

73. 세속과 어울리지 않는 성품 / 철암 일대(鐵菴一大)선사

通達無我法者 2008. 2. 25. 20:36
 








73. 세속과 어울리지 않는 성품 / 철암 일대(鐵菴一大)선사



철암 일(鐵菴一大)선사는 건창(建昌)사람이다. 불조 담(佛照少曇)도인과 동행하여 처음엔 월암 과(月菴善果)스님을, 후엔 응암 화(應菴曇華)스님을 찾아뵈었다. 담화스님이 귀종사(歸宗寺)에 주지로 있을 때 철암스님이 시자로 지낸 적이 있었는데 담화스님은 그의 성품이 고고하여 세속과 어울리지 않음을 좋아하였다. 그리고는 그의 모습에 대해 이런 글을 지어 주었다.



불자(拂子)를 걸어두기도 하고 세워들기도 하니

완전한 기틀이 출몰하고

한마디 할(謁)에 귀머거리되어

사흘 동안 귀가 멍멍하더라니

말하라

그것은 마조의 귀가 멍멍한 것인가

아니면 백장의 귀가 멍멍한 것인가

종일시자는 이렇게만 말했다오.



건도(乾道:1165~1173)연간에 태주(台州)경선사(慶善寺)의 주지로 나왔다가 다시 구주(衢州)상부사(祥符寺)로 옮겨 마침내는 월암 스님의 법제자가 되었는데, 이는 그가 깨달음을 얻게 된 바를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군가 스님의 초상화에 찬을 썼다.



사대 오음을 뒤집어 걸어놓고

최고의 경지를 깨쳤도다

마음을 쏟아 사람들을 가르쳤지만

보이지 않게 도리어 비웃음 받았다네

눈동자 속의 사람이 쇠피리 불어대는구나

작은 바가지로 바닷물을 뜨자니 부질없이 심신만 고달프다

다리미 불에 차 끓이는 사람과는 찻잔을 함께 않네.



그 후 스님은 가화(嘉禾)절에 있다가 소산(疎山)과 앙산(仰山)으로 자리를 옮겼고, 두 차례나 설봉산(雪峰山)의 주지를 지낸 후 입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