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림성사(叢林盛事)

80. `납승 노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서림 조증(西林祖證)선사

通達無我法者 2008. 2. 25. 20:50
 80. `납승 노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서림 조증(西林祖證)선사



서림사(西林寺) 조증(祖證)스님의 별명은 노납(老衲)이며 장사(長沙)사람으로 월암(月菴善果)스님의 법제자이다. 월암스님이 도림사(道林寺)에 있을 때 조증스님은 책임자로서 몸소 형제 학인들을 위하여 명패를 걸고[掛牌] 입실하였다. 그는 지극정성으로 정중하게 학인을 지도하였는데, 비록 혼자 있을 때도 마치 큰 손님을 마주하듯 하였으며 형제들이 그를 보면 항상 정중한 모습이었다.

뒤에 스님은 서림사(西林寺)의 주지로 있으면서 도를 폈는데 `운문화타(雲門話墮)' 공안에 대하여 송하였다.



부싯돌 번뜩이는 섬광 속에서 질문을 던지노니

투철히 깨닫지 못하면 얼마나 어려움이 많을지

만일 정수리에 금강눈을 갖추면

옆사람에게 낚싯대 잡히는 꼴을 당하리라.

石火光中立問端  不能透脫幾多難

頂門若具金剛眼  肯被傍人把釣竿



이러한 경지는 그가 친히 월암스님의 설법을 들었고 또한 고정된 격식을 훌쩍 벗어났기 때문에 얻어진 것이다.

처음 보안사(保安寺)가봉(可封)스님 또한 월암스님을 찾아뵈었는데 그는 견지(見地)가 더욱 뛰어났다. 그 또한 `운문화타' 공안에 대하여 송하였다.



세모에 거문고 안고서 어디로 가려 하오

낙양 땅 삼십육봉 서쪽으로…

일생동안 선생 얼굴 뵙지 못하여

한번도 `오야제'1)

를 듣지 못했소.

歲暮抱琴何處去  洛陽三十六峰西

生平未識先生面  不得一聽烏夜啼


이는 참으로 유하혜(柳下惠)를 잘 본받고도 그의 발자취를 스승 삼지는 않았다고 할 만하다. 정수리에 금강눈을 갖춘 이라면 분명히 가려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