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림성사(叢林盛事)

89. 바른 안목으로 종지를 밝게 깨치다 / 수암 연(誰菴演)스님

通達無我法者 2008. 2. 25. 21:19
 



89. 바른 안목으로 종지를 밝게 깨치다 / 수암 연(誰菴演)스님



수암 요연(誰菴了演)스님은 민(閩)사람이다. 처음 회안봉(回鴈峰)아래에서 묘희스님을 찾아뵙고 종지를 밝게 깨치니 묘희스님이 말하였다.

"이 원숭이가 뒷날 반드시 사람을 떠들썩하게 할 것이다."

그 후 묘희스님의 회하를 떠나가면서 게를 지었다.



철마를 거꾸로 타고 소상강을 건너갈 제

바위틈새 풀꽃들도 숨지 않는구나

높고 높은 회안봉 꼭대기를 몸소 올라보니

다시금 헤아릴 불법이 없구나.

倒騎鐵馬度瀟湘  磵草巖華不覆藏

回鴈峰高親到頂  更無佛法可商量



그는 뒷날 강상(江上) 용상사(龍翔寺)의 주지가 되었는데, 대중들이 많이 귀의하였다. 수암(水菴師一)스님이 이에 대해 게를 지었다.



요즘 강상에 뛰어난 인물이 있어

학인을 가르침에 그대로 끊어버리는 기봉만을 쓴다네

江上如今得白眉  爲人偏用截流機



그러나 요연스님은 게송을 잘 지었고 안목 또한 발랐다. 스님이 신창(新昌) 석불(石佛)에 쓴 게송은 다음과 같다.



숱한 세월 우러러 본 석불상

오늘에사 다시 보니 모든 의심 사라졌네

모든 모습이 다만 이와 같으니

도리어 삼생을 뚫고 나왔나 생각했었지.

積念有年憺石佛  今朝一見絶疑猜

都盧面目只如此  却謂三生鑿出來



또한 용추(龍湫:폭포)에 쓴 게는 다음과 같다.



아라한 큰 용추에 눌러 앉았으니

그 기량 길 잘못 들 리는 없겠지만

오로지 높은 바위 위에 쏟아지는 폭포만을 보았으니

청산 밖에 맑은 경계 어찌 알았으랴.

詎羅坐斷大龍湫  伎倆却無錯路頭

只見高巖傾瀑布  那知碧嶂外淸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