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림성사(叢林盛事)

96. 행자 조경(祖慶)에게 써준 대혜스님의 게송

通達無我法者 2008. 2. 25. 21:34
 

96. 행자 조경(祖慶)에게 써준 대혜스님의 게송



대혜 고(大慧宗杲)스님이 쌍경사에 주석할 무렵, 1,700명의 훌륭한 스님들이 모여들었는데 그 가운데 조경(祖慶)이라는 행자가 있었다. 그가 모친의 제삿상을 차려놓고 대혜스님에게 송을 청하자 대혜스님은 그의 골상이 범상치 않음을 보고서 송 한 수를 지어 주었다.



저 하나를 꿰뚫고 나면

부처님도 수용하기 어려우니

호랑이가 길에 앉아 있노라면

여우 토끼는 저절로 자취를 감추게 되지.

透過那一著  佛赤不能容

猛虎當路坐  狐兎自潛蹤



조경은 20여 세의 어린나이로 남원사(南源寺)의 주지가 되어 세상에 나갔다가 도림사(道林寺)로 옮겼다. 어느 날 저녁 보지(寶誌:418~514)스님이 젓가락 20개를 주는 꿈을 꾸었는데 깨고 나서 그 뜻을 알 길이 없었다. 이때 추밀참정(樞密參政) 유홍보(劉洪父)가 금릉 태수로 부임하여 조경을 종산사(鐘山寺)의 주지로 맞이하였다. 그 후 20년 동안 그곳에서 주지를 지냈으며 중간에 화재를 당하여 새로 지었으니 이 어찌 우연한 일이겠는가. 경원(慶元:1195~1200)연간 초에 불조(佛照德光)스님이 오봉산(五峰山:徑山)에서 육왕사(育王寺)로 옮겨가자 조경이 그 뒤를 이어 경산사의 주지를 하다가 2년 후에 입적하였다. 참으로 묘희스님의 말은 틀림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