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사대부들이 쓴 큰스님의 어록서문[士大夫序尊宿語]
이 나라의 사대부로서 당시 큰 스님들의 어록에 서를 쓴 분 중에 참신한 문장가로는 산곡(山谷:黃庭堅)․ 무위(無爲:楊次公)․ 무진(無盡:張商英), 이 세 사람을 앞설 사람이 없다. 오늘에 이르러선 촉 땅 풍당가(馮當可)가 종문에 깊은 조예가 있으며, 그가 지은 석두 자회(石頭自回)스님 어록의 서문은 강호의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의 서문은 아래와 같다.
5조(五祖:法演)스님은 만년에 남당(南堂元靜)스님을 만났다. 남당스님의 거칠고 사나운 성미는 혜근(佛鑑慧懃)스님과 청원(佛眼淸遠)보다도 더 심하였고, 기세는 하늘에 닿고 땅마저 비좁았으며, 대수(大隋:사천성에 있음)땅에서 노년을 보냈다. 그의 제자 자회도인은 망치질하고 돌 다듬던 솜씨로 그 높고 견고한 남당의 문을 쳐부수었다. 그가 쏟아낸 힘은 너무나 커서 단 한번의 망치로 곧장 뚫고 나간 후 조어산(釣魚山)으로 돌아와 좌정하니, 그의 가파른 절벽은 스승보다도 열곱이나 험준하였으며, 비상같은 독은 입에 넣을 수 없었다.
그의 문도 언문(彦聞)이 다시 눈 깜박할 사이에 스승의 남은 독을 모두 거둬다가 여러 총림에 뿌렸다. 나는 후세 사람들이 편치 못하고 스스로 나�굴어질까 두려웁다. 그러므로 그의 독약에 표지를 붙여, 뒷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자 하는 바이다.
진운야노(縉雲野老)는 서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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