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사감(思鑑)이 간행한 전등록
전(傳:孟子)에 의하면, "모두 `서경(書經)" 글을 믿는다면 차라리 없는 것만 못하다"고 되어 있는데, 이 말이 두루 퍼진 것은 무슨 까닭일까? 유가(儒家)의 경전이나 사서(史書)는 으레 감본(監本)이 있어 의미를 고증해보고 나서 확정한다. 그러나 우리 불가의 대중이 무식한 자는 항상 많고 유식한 자는 항상 적은 까닭에 흔히 억측과 편견으로 고쳐나간다. 따라서 마침내는 옛 성인의 현묘한 뜻을 잃게 되니 슬픈 일이 아니겠는가.
이를테면 소흥(紹興:1131~1162)연간에 사명산(四明山)에서 `전등통요(傳燈統要)"의 재판을 찍었는데 이를 쌍계사(雙溪寺)의 못난 승려 사감(思鑑)이 주관하여 모연(募緣)한 것이다. 사감은 원래 학식이 없어 잘못된 것이 매우 많았으니 이는 참으로 불법문중의 큰 죄인이다.
아! 이 책은 이 나라(宋代) 문공(文公) 양대년(楊大年)이 칙명으로 오승(吳僧) 도원(道原)을 위하여 교정한 책인데 하루아침에 망령되고 못난 이의 손에 의하여 내용이 바뀌어졌으니, 이를 두고 `수료학(水僚鶴:자신의 잘못을 모르는 자라는 비유)'이라 하는 것이다. 총림에서 뜻 있는 자라면 이 사실을 몰라서는 안된다. 마땅히 귤주(橘州) 호주(湖州)의 강원[學庠]에 있는 두 원본과 대조하여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총림성사(叢林盛事)'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4. 총림을 압도하는 기개 보안 / 가봉(保安可封)스님 (0) | 2008.02.27 |
---|---|
113. 유게(遺偈)를 손수짓고 열반하다 / 치선 원묘(癡禪元妙)선사 (0) | 2008.02.27 |
111. 욕심을 경계하는 글 / 안정군왕(安定郡王) (0) | 2008.02.27 |
110. 암호(菴號)와 도호(道號)에 관하여 (0) | 2008.02.27 |
109. 문장가 동산 혜공(東山慧空)스님 (0) | 2008.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