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림성사(叢林盛事)

135. 혼원 담밀(混源曇密)스님의 게송

通達無我法者 2008. 2. 27. 14:45
 



135. 혼원 담밀(混源曇密)스님의 게송



혼원 밀(混源曇密:1120~1188)스님은 태주(台州) 사람으로 구산 미광(龜山彌光)스님의 법제자이다. 속가에 있을 때 몹시 가난하였으나 분수를 지키며 떠벌이지 않았다. 그가 부산사(浮山寺)에서 대사산(大舍山)으로 옮겨가는 길이 속가를 지나는 길이라 형제들과 서로 만나게 되었는데, 시종들에게 그의 생가에 가지 못하도록 주의시키고 한두 사람만을 데리고 갔다. 그리고는 자기 형을 보거든 절대로 인사하지 말라고 하였는데, 그것은 마을 사람들을 놀라게 할까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렇게 자기의 본분을 돌아보았다. 그는 다음과 같은 송을 지었다.



자취를 숨기고 옛 집을 찾아드니

초가삼간엔 씨앗도 뿌리지 않았네

어떻게 이 미천한 기질로

진동하는 우레소리를 깨달았을까?

조를 심은 곳에 콩이야 나지 않겠지만

납을 들었는데 그것이 금이었구나

다만 한걸음 잘못 디을 뿐

끝내 신음 속에 떨어지지 않았네.

托迹來蓬屋  三椽種不深

如何微賤質  也解震雷音



種粟不生豆  拈鉛却是金

只因誤失脚  終不落沈吟



총림에서는 모두 그의 고매한 식견에 탄복하였으니 저 왕씨니 조씨니 이씨니 장씨니를 사칭하는 무리들과 함께 말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