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추회요(冥樞會要)

27. 방편은 다르나 본질은

通達無我法者 2008. 3. 3. 18:06
 

방편은 다르나 본질은

 

11-9-27 問 一心平等 理絶偏圓 云何敎中 又說諸法異. 答 隨情說異 雖異而同 對執說同 雖同而異. 將同破異 將異破同. 雖同雖異 非異非同. 如云 捉子之矛 剌子之楯 亦如騎賊馬逐賊 以聲止聲.



문 : 하나의 마음은 평등하여 이치가 ‘치우쳤다거나 원만하다’는 일체 상대적 개념이 끊어진 것인데, 어떻게 가르침 가운데 또 ‘모든 법이 다르다’고 설하십니까.


답 : 중생의 근기에 따라 다른 내용을 설파할 때 방편으로 설파하는 말이 다르더라도 그 본질적인 내용은 같으며, 중생의 집착을 상대하여 같다고 설파할 때에 그 설파하는 말이 같더라도 그 본질적인 내용은 다른 것이다. ‘같다’는 주장을 가지고 ‘다르다고 집착함을 타파하고, ‘다르다’는 주장을 가지고 ‘같다고 집착함’을 타파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방편으로 ‘같다’거나 ‘다르다’는 말을 쓰더라도 이 말은 다른 것도 아니요 같은 것도 아니다. 이런 내용은 다음의 비유들로 설명되는 것과 같다.


옛날에 임금 앞에서 어떤 무기를 파는 상인이 창과 방패를 가지고 “이 창은 세상의 어떠한 방패도 뚫을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고 나서, 다시 “이 방패는 세상의 어떠한 창도 막아 낼 수가 있습니다”라고 자랑하였다. 그러자 임금이 “그렇다면 자네의 창으로 자네의 방패를 찌른다면 어떻게 되는가”라고 반문하여 이치가 맞지 않는 무기상의 말을 지적하였다. 또 도적의 말을 뺏어 타고 도적놈을 쫓거나, 큰 소리를 질러서 떠드는 소리를 멈추게 하는 것도 다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방편이다.

所以云 朝四暮三 令衆狙而喜悅. 苦塗水洗養嬰兒 以適時 皆是俯順機宜 善權方便. 如莊子云 勞神明爲一 而不知其同也 謂之朝三.



그러므로 “조사모삼(朝四暮三)으로1) 많은 원숭이를 기쁘게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아픈 아기에게 약을 먹이기 위하여 엄마의 젖에 쓴 것을 발라서 아기 젖을 떼었다가, 병이 나은 후에 발라 놓았던 쓴 것을 물로 씻어내어 다시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것은 적시적소(適時適所)에서 상황과 조건을 살펴 수순하는 훌륭한 방편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장자가 “온갖 정신을 쏟아서 하나의 일을 이루어 냈으나 실상 그 일이 이루어지기 전과 똑같은 줄을 알지 못하니, 이것을 조삼모사(朝三暮四)라고 한다”고 말한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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