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래의 깊은 경계
25-10-81 問 如上所說 納須彌芥 毛呑巨海 旣唯一心 須彌爲復入芥子 不入芥子. 若言入 經何故云 須彌本相如故 若言不入 又云 唯應度者 見之. 答 若有所入處 卽失諸法自性 若言不入 又成二見. 又 或云 小是大家之小 大是小家之大 或云 芥子須彌 各無自性 此皆是以空納空 有何奇特. 故知 未入宗鏡 情見難忘 局大小於方隅 立見聞於妙道 致使一眞潛隱 萬法不融.
문 : 위에서 설한 바와 같이 겨자씨가 수미산을 거두고 한 터럭이 큰 바다를 집어삼킴이 이미 하나의 마음일 뿐이라면 수미산이 겨자씨에 들어갑니까, 아니면 들어가지 않는 것입니까. 만약 들어간다면 경에서 무엇 때문에 수미산의 본래 모습이 여여하다고 말하며, 들어가지 않는다면 어찌 오직 깨친 자만이 수미산이 겨자씨에 들어감을 본다고 말하는 것입니까.
답 : 만약 들어가는 곳이 있다면 곧 모든 법의 자성을 잃는 것이며, 들어가지 않는다면 또한 상대되는 두 가지 견해를 만든다. 또 혹 어떤 이는 작은 것은 큰 것들 가운데에서 작은 것이고, 큰 것은 작은 것들 가운데에서 큰 것이라고 말하고, 혹은 겨자씨와 수미산에 제각기 자성이 없다고도 말하는, 이 모든 것은 공(空)으로 공(空)을 용납하기 때문이니 여기에 무슨 기특할 것이 있겠는가. 그러므로 알라. 종경에 들어가지 않으면 알음알이를 놓기 어려워 한쪽 모서리에서 크고 작음을 한정지으며, 깊고 오묘한 도(道)에서 중생의 알음알이를 세울 것이니, 일진(一眞)이 사라져 나타나지 않고 만법에 융통할 수 없을 것이다.1)
○ |
今明正義者 所謂 入而不入 卽識須彌之本相 不入而入 能了諸法之自宗.2) 還原觀云 所言入者 性相俱泯 體同法界 入無入相 名爲入也. 經偈云 如來深境界 其量等虛空 一切衆生入 而實無所入. 華嚴經云 悉入法界 而無所入 若別有一入處 則入時失本相 不得說種種諸法 以當體自虛 名入法界 無別可入 則不壞種種.
지금 바른 이치를 밝힌다는 것은 이른바 들어가면서도 들어가지 않음이 곧 수미산의 본래 모습을 아는 것이며, 들어가지 않으면서도 들어감이 모든 법의 본래 종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이것을 ꡔ환원관ꡕ에서 “들어간다 하는 것은 성(性)과 상(相)이 모두 사라져서 바탕이 법계와 똑같아, 들어가도 들어가는 모습이 없는 것을 들어간다고 말한다”고 하였다. 이것을 경의 게송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자재하신 여래의 깊은 경계는
부사의한 해탈경계 허공과 같네
일체중생 이 곳에 들어갔어도
진실로 들어간 곳 자취 없도다.
ꡔ화엄경ꡕ에서는 “모두 법계에 들어가나 들어간 바가 없었다. 만약 따로 어느 한 곳에 들어가는 것이 있다면 곧 들어갈 때에 본래의 모습을 잃을 것이니, 여러 가지로 모든 법을 설할 수 없다. 당체가 본래 비어 있는 것으로서 법계에 들어간다고 하기 때문에, 달리 들어갈 곳이 없으면 곧 여러 가지 모든 법을 손상시키지 않는 것이다”고 하였다.
○ |
又經云 雖諸法無一無異 而說一異. 故知 要由事相歷然不入 方得相資相遍耳. 若入則失緣 則無諸緣各異義 不入則壞性用 不得力用交徹 則無互遍相資義. 若具入不入 則成俱存無礙義. 具此三緣 方成緣起. 了此緣性 則能變通 遂乃 方而能圓 小而能大 狹而能廣 短而能長 無非我心神德自在. 則觸目皆是須彌入芥 擧足住不思議解脫矣. 故云 吾心常分也3) 豈假於他術乎.
또 경에서는 “비록 모든 법이 같거나 다를 것이 없더라도, 같거나 다르다고 설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현상계의 모습이 분명하여 서로 들이지 않아야, 바야흐로 서로 돕고 아우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만약 들어간다면 곧 서로의 반연을 잃으니 모든 반연이 제각기 다르다는 뜻이 없어지며, 들어가지 않는다면 곧 서로의 관계를 허물어뜨리는 성품을 쓰게 되니 작용하는 힘이 서로 교차하여 스며들 수가 없으므로 곧 서로 아우르고 돕는다는 이치가 없어질 것이다. 그러나 함께 서로 들이면서도 들이지 않으니, 같이 존재하면서도 서로 걸림 없다는 이치가 성립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연(緣)을 함께 갖추어야 바야흐로 연기가 성립한다.
이러한 연기의 성품을 요지하면 곧 신통변화가 가능하니, 마침내 모난 것을 둥글게 하고 작은 것을 크게 하며 좁은 것을 넓게 하고 짧은 것을 길게 할 수 있다. 모두 내 마음의 신령스런 공덕이 자재한 것이다. 곧 보는 것마다 모두 수미산이 한 알의 작은 겨자씨에 들어가는 도리며, 가는 곳마다 불가사의 해탈에 머무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체 모든 것이 항상 내 마음에서 작용하는 것인데, 어찌 다른 사람의 술법을 빌리겠는가”라고 하였다.
'명추회요(冥樞會要)' 카테고리의 다른 글
83. 공해야 육바라밀을 구족 (0) | 2008.03.03 |
---|---|
82. 도를 잃고서 덕이 (0) | 2008.03.03 |
80. 한 오라기 털 끝에 (0) | 2008.03.03 |
79. 참마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0) | 2008.03.03 |
78. 이치에 합당하다 (0) | 2008.03.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