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추회요(冥樞會要)

113. 집착하면 병통

通達無我法者 2008. 3. 5. 14:08
 


집착하면 병통

 

34-16-113  須先約三種佛敎 證三宗禪心然後 禪敎雙亡 佛心俱寂. 俱寂則念念皆佛 無一念而非佛心 雙亡卽句句皆禪 無一句而非禪敎. 如此則自然聞泯絶無寄之說 知是破我執情 聞息妄修心之言1) 知是斷我習氣. 執情破而眞性顯 卽泯絶是顯性之宗 習氣盡而佛道成 卽修心是成佛之行. 頓漸互顯 空有相成. 若能如是圓通 則爲他人說 無非妙方 聞他人說 無非妙藥.



모름지기 먼저 세 종류의 부처님 가르침을 가지고서 선종의 세 종파에서 주장하는 선의 마음을 증득한 연후에야, 선()과 교()가 함께 사라지고 부처님과 마음이 모두 공적한 것이다. 모두가 공적하니 생각 하나하나가 모두 부처님으로서 한 생각도 부처님의 마음 아닌 것이 없고, 함께 사라지니 구구절절이 모두 선으로서 한 구절도 선의 가르침 아닌 것이 없다.

이와 같으니 자연 민절무기종(泯絶無寄宗)에서 주장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이것은 나의 집착하는 마음을 타파하는 것인 줄을 아는 것이며, 식망수심종(息妄修心宗)에서 주장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이것은 나의 나쁜 습기를 끊으라는 소리인 줄 아는 것이다. 집착하는 마음을 타파하여 참성품이 드러나면 곧 민절무기종이 참성품을 드러내는 직현심성종(直顯心性宗)이 되는 것이며, 나쁜 습기가 다하여 부처님의 도가 성취되면 곧 식망수심종이 부처님이 되는 수행인 것이다. 돈()과 점()이 서로 드러나면서 공()과 유()가 서로 성립하는 것이다.

만약 이와 같이 원만하게 통달할 수 있다면 곧 다른 사람을 위하여 설함이 신묘한 처방 아닌 것이 없고, 다른 사람의 견해를 들음에 병통을 치료하는 묘약 아님이 없는 것이다.

藥之與病 只在執之與通. 故先德云 執則字字瘡疣 通則文文妙藥. 如上依敎依宗 撮略和會 挑抉宗旨之本末 開析法義之差殊 校量頓漸之異同 融卽眞妄之和合 對會遮表之迴互 褒貶權實之淺深. 可謂 卷敎海之波瀾 湛然掌內 簇義天之星象 奐若目前 則頓釋群疑 豁然妙旨. 若心外立法立境 起鬪諍之端倪 識上變我變人 爲勝負之由漸.



약이 되는지 병이 되는지는 다만 마음에 집착하느냐 아니면 통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옛 스님은 “마음에 집착하니 글자 하나하나가 부스럼이나 사마귀가 되고, 마음에 통하니 문장 하나하나가 신묘한 약이 된다”고 하였다.

위와 같이 교()와 선()에 의지하여 요점을 모아 회통시키는 뜻은 종지의 근본과 지말을 가려내고, 법과 이치의 차별을 분석하여 드러내며, 돈()과 점()의 같고 다른 점을 비교하여 생각하고, 진()과 망()의 화합을 원융하게 하며, 긍정과 부정의 논리가 서로 자유롭게 구사되는 자리를 상대하고, 방편과 실상의 깊고 얕은 이치를 평가하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바다에 이는 파도와 같이 많은 가르침을 모아서 담박하게 손바닥 위에 올려 놓은 것과 같고, 광활한 이치가 하늘의 반짝이는 총총한 별빛 같아 환하게 눈 앞에 있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으니, 모든 의심이 순간에 풀어져서 현묘한 종지가 활짝 트이는 것이다.

만약 마음 밖에서 어떤 법이나 경계를 세운다면 투쟁의 실마리를 일으켜 마음 위에서 나와 남을 만들어내게 되니, 승부를 일으키는 점차적인 원인이 된다.

遂乃立空破有 賓有非空 崇敎毁禪 宗禪斥敎. 權實兩道 常爲障礙之因 性相二宗 永作怨讎之見. 皆爲智燈焰短 心鏡光昏 終不能入無諍之門 履一實之道矣.



마침내 공()을 세워서 유()를 타파하거나 유()를 귀하게 여겨서 공()을 비난하며, 교()를 숭상하고 선()을 헐뜯거나 선()을 으뜸으로 치고서 교()를 배척하는 것이다. 이는 방편과 실상의 두 갈래 길에서 항상 장애가 되는 원인이 되며, 성종(性宗)과 상종(相宗)의 두 종파가 영원히 원수가 되는 견해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모두 지혜의 타오르는 불꽃이 짧아지는 것이며, 마음의 거울이 빛을 잃어서 어두워지는 것이니, 끝내 다툼이 없는 문에 들어가 하나같이 진실한 도를 깨칠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