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돼지 잡아 손님 대접하다가 / 하산사(何山寺) 노승
오흥(吳興) 하산사(何山寺)의 노승 모(某)스님은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르며 대중을 업신여기고 평소 행실이 바르지 못한데다가 더욱이 살생을 좋아하였다.
어느 날 손님을 대접하려고 돼지를 잡아 머리를 먼저 솥에 넣고 삶으면서 고기가 익었는가를 직접 가서 살펴보는데 언뜻 사람 머리 하나가 보였다.
두 눈을 부릅뜨고 이를 갈며 펄펄 끓는 가마솥 속에 머리카락이 뒤엉켜 험악하기 이를 데 없는 모습이었다.
노승은 그 모습을 보고서 겁에 질려 부들부들 떨며 몸둘 바를 몰랐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 가서 보자하니 그것은 돼지머리였다.
노승은 그 일을 계기로 잘못을 뉘우치고 선행을 닦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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