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세력을 업고 비행을 일삼다가 / 휘동명(輝東溟)
휘동명(輝東溟)은 황암(黃岩) 사람이며 우승상 의방(義方)의 부인이 그의 어머니다. 이 때문에 세력을 빙자하여 선배를 멸시하였다. 영석사(靈石寺) 연 일주(蓮一舟)스님은 용상사(龍翔寺) 소은(笑隱)스님에게서 법을 얻고 선정원(宣政院)의 명을 받아 그 절 주지로 있었는데 동명은 그를 밀쳐내고 주지로 앉았으며, 또한 홍복사(鴻福寺), 안국사(安國寺) 두 사찰을 돈으로 사서 한 몸에 세 곳의 주지를 겸하면서 마음대로 비행을 일삼았다. 어느 날 밤 술에 취해 잠자다가 깨어보니, 영석사의 가람신이 나타나 도깨비를 시켜 그의 목을 누르고 무릎으로 허리춤을 짓이기고 꿇어앉힌 후 사정없이 곤장을 치고 이어 그의 이름을 부르면서,
”종휘(宗輝)는 이제부터 감히 절 재산을 훔치지 않을 것이오니, 신이여!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신이여!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라고 애걸하는 것을 보았다. 그 후 3년 만에 그는 죽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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