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당집(祖堂集)

제 5 조 제다가(提多迦) 존자

通達無我法者 2008. 3. 10. 09:35
 


 

 

제 5 조 제다가(提多迦) 존자

  

   마가타국(摩迦陀國) 사람이며, 속가에 있을 적에 아버지가 꿈에 황금 해가 지붕 위로 솟아서 큰 광명을 뿜어 어느 보배 산을 비췄는데, 그 산꼭대기에서 샘이 솟고 있는 꿈을 꾸었다. 처음의 이름은 향중(香衆)이라 했다가 아버지의 이런 꿈에 의하여 제다가라고 고쳤으니, 번역하면 통진량(通眞量)이 된다. 우바국다 조사가 말하였다. 

  "여래께서 그대에 관해 예언하시기를 '내가 열반에 든 뒤 1백 년 중에 반드시 한 사람이 도과(道果)를 증득하리라' 하셨느니라." 

  또한 제다가를 위해 그 아버지의 꿈을 해석했다. 

  "보배 산은 나의 몸이요, 광명은 그대의 지혜요, 지붕 위로 솟은 것은 출가한다는 것이요, 산꼭대기의 맑은 샘은 위없는 법이니라."

  제다가가 국다의 꿈해몽을 듣고 기뻐하면서 다음과 같이 송하였다.

  

  높고 높은 7보의 산에서 

  끊임없이 지혜의 샘 솟아 

  참 법의 맛으로 변하니

  인연 있는 무리를 모두 건진다.

  巍巍七寶山 常出智慧泉

  迴爲眞法味 能度諸有緣

  

  이에 우바국다 존자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나의 법을 그대에게 전하나니 

  큰 지혜가 나타나리라. 

  황금빛 해가 지붕에서 솟아

  천지를 두루 비추리라.

  我法傳於汝 當現大知慧

  金日從屋出 照曜於天地

  

  그 때에 제다가는 국다의 게송을 듣고 합장하고 존자의 얼굴을 우러렀다. 법을 부촉받은 뒤로 여러 지방을 돌면서 많은 중생을 제도하였다.[자세한 것은 『보림전』에 실려 있다.] 

  그 때에 미차가(彌遮迦)가 8천 선인의 우두머리로서 출가하기를 원하니, 제다가 존자가 말했다. 

  "그대들이 출가하려거든 스스로 생각하되, 삭도에 의존하지 말라. 생각함에 따라 수염과 머리칼이 저절로 깨끗해질 것이요, 부처님을 깊이 공경함으로써 옷에서 가사가 생기어 단상(檀相)으로 변해질 것이다."

  그 때에 선인들이 제각기 부처님을 생각하고 공경하는 까닭에 머리카락과 수염이 저절로 깎기고 가사가 몸에 입혀졌으며 마음이 물러서지 않아 모두가 거룩한 과위를 얻었다. 그 때에 제다가가 미차가에게 말했다. 

  "여래께서 정법안장을 가섭에게 전하셨고, 이렇게 전해지고 전해져 나에게 이르렀는데, 내가 이제 이 법안을 그대에게 전하나니, 나의 게송을 들으라.

  

  근본 법의 마음을 통달하면 

  법도 없고 법 아님도 없다. 

  깨닫고 난 뒤엔 깨닫기 전과 같으니 

  마음이 없어지면 법이 없음을 얻는다."

  通達本法心 無法無非法

  悟了同未悟 無心得無法

  

  조사가 게송을 마치자 화삼매(火三昧)로 변하여 몸을 태우니, 제자인 미차가가 사리를 거두어 반다산(斑茶山)에 탑을 세우고 공양하였다. 이 때는 주의 제15대 장왕(莊王) 7년 기축(己丑)이었다. 정수 선사가 찬탄하였다.

  

  제다가 대사가

  나[我] 없음으로 출가하였네. 

  감관도 경계도 깨달아 알고는 

  허공 꽃을 면했네.

  多迦大師 無我出家

  了根達境 免却空花

  

  몸은 형상이 아니요 

  진리는 어금니에서 나온다. 

  간 곳마다 중생을 돕거니

  어찌 헛됨이 있으랴.

  體非形相 理出齒牙

  隨方利物 豈有匏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