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당집(祖堂集)

제 11 조 부나야사(富那耶奢) 존자

通達無我法者 2008. 3. 10. 09:41
 

 

 

제 11 조 부나야사(富那耶奢) 존자

  

  화씨국(花氏國) 사람이며, 성은 구담(瞿曇)씨이다. 형제 7인 가운데 가장 어리지만 마음이 밝고 두루 통달하여 구하는 바가 없었다. 법을 받은 뒤에 널리 퍼뜨리면서 차례차례 교화하여 바라나(波羅奈)라는 성에 이르니, 마명(馬鳴)이라는 장자가 있다가 조사에게 물었다. 

  "저는 부처를 알고 싶은데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

  존자가 대답했다. 

  "그대가 부처를 알고자 한다면 알아보지 못하는 바로 그것이니라."

  마명이 말했다.

  "부처를 알아보지도 못하는데 어찌 그것인 줄은 알겠습니까?"

  "그대가 알아보지 못한다면 어찌 아닌 줄을 알겠는가?"

  "이는 톱의 이치입니다."

  "그것은 나무의 이치니라."

  존자가 반대로 물었다. 

  "톱의 이치란 무엇인가?"

  마명이 대답했다.

  "스승과 함께 나왔습니다."

  그리고는 마명이 반대로 물었다. 

  "나무의 이치란 무엇입니까?" 

  존자가 대답했다.

  "나는 그대를 알았느니라."

  이 때 마명은 이러한 조사의 뛰어난 이치를 듣고 마음에 기쁨이 가득하여 출가할 결심을 하였다.[자세한 것은 모두 그의 전기에 있다.]

  그 때에 부나야사가 마명에게 말했다. 

  "내가 지금 이 정법안장을 그대에게 주노니, 그대는 잘 퍼뜨려서 끊이지 않게 하라."

  그리고 게송을 말하였다.

  

  미혹과 깨달음은 숨었다 나타났다 하는 것과 같고

  밝음과 어둠은 서로 떠나지 않는다.

  이제 숨었다 나타났다 하는 법을 그대에게 전하나니

  하나도 아니요, 둘도 아니니라.

  迷悟如隱顯 明暗不相離

  今付隱顯法 非一亦非二

  

  이 때에 마명은 조사의 게송을 듣고 몹시 기뻐하였다. 조사는 법을 전한 뒤에 신통을 나타내어 자유로이 날아다니다가 다시 본자리로 돌아와서 적정에 들었으니, 때는 주의 제33대 안왕(安王) 14년 무술(戊戌)이었다. 정수 선사가 찬탄하였다.

  

  부나야사 존자여, 

  지혜는 수미산 같도다.

  마음엔 가고 옴이 없고 

  몸은 쇠퇴와 번영을 등졌다.

  富那夜師 智若須彌

  心捐去住 身外榮衰

  

  밝음과 어둠과 숨음과 드러남이여! 

  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네. 

  눈앞에 있는 것을 붙잡아서

  더는 들쑥날쑥하지 말라.

  明暗隱顯 視聽希夷

  現前提取 更莫參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