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7 조 반야다라(般若多羅) 존자
동인도 사람이며, 종성은 바라문이다. 부모를 모두 잃었어도 보살로 화현하여 불사를 일으키는 불여밀다를 만나 법을 얻고 교화를 펴면서 남천축에까지 이르니, 그 나라의 왕은 찰제리로서 이름은 향지(香至)였다. 조사가 왕의 재(齋)에 참석했을 때 다른 성인들은 모두가 경을 읽는데, 조사만이 경을 읽지 않으니, 왕이 물었다.
"어째서 스님은 경을 읽지 않습니까?"
조사가 대답했다.
"빈도는 숨을 내어쉴 때에 모든 반연을 따르지 않고 숨을 들여쉴 때에도 온(蘊)·계(界)에 머물지 않나니, 항상 이렇게 백천억 권의 경을 읽으니, 한두 권뿐이 아닙니다."
그 때에 대왕이 조사에게 구슬 하나를 바쳤는데 광채가 찬란하였다.[자세한 것은 『보림전』에 있다.]
조사가 달마에게 말하였다.
"내 이제 이 정법안장을 그대에게 주노니, 나의 게송을 들으라.
마음에서 모든 종자가 나되
현상으로 인하고 또 이치로 인한다.
과만(果滿)이면 보리가 원만해지리니
꽃이 필 때 세계가 일어난다."
心地生諸種 因事復因理
果滿菩提圓 花開世界起
조사가 삼매의 불로 몸을 태우니, 송(宋)의 제5대 무제(武帝)의 효건(孝建) 4년 정유(丁酉)였다. 정수 선사가 찬탄하였다.
반야다라 존자는
어릴 때의 이름은 영락이라.
부모가 모두 죽으니
동서로 떠다녔도다.
般若多羅 幼名瓔珞
父母淪亡 東西盤泊
한 번 거북의 털을 깨친 뒤엔
항상 물이 마름을 개탄하였다.
과만(果滿)의 보리(菩提)여
도의 근원이 멀고도 넓도다.
一曉龜毛 恒嗟水涸
果滿菩提 道源遼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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