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당집(祖堂集)

등등(騰騰) 화상

通達無我法者 2008. 3. 10. 10:13
 

 

 

등등(騰騰) 화상

  

  노안 국사의 법을 이었다. 선사가 지은 낙도가(樂道歌)가 있으니, 다음과 같다.

  

  도를 물으나 도는 닦을 수 없고

  법을 물으나 법은 물을 수 없다.

  미혹한 사람은 성품의 공함을 모르지만

  지혜로운 이는 본래 어김도 순함도 없다.

  問道道無可修 問法法無可問

  迷人不了性空 智者本無建順

  

  8만 4천 법문이지만

  지극한 이치는 마음을 여의지 않는다.

  널리 배우고, 많이 들을 필요 없고

  말 재주와 총명에도 있지 않다.

  八万四千法門 至理不離方寸 

  不要廣學多聞 不在辯才聰俊

  

  자기네 성곽을 알아볼지언정

  부질없이 남의 고을 쏘다니지 말라.

  언어는 성품의 공함을 여의지 않았고,

  광채를 융화함은 먼지와 함께하지 않는다.

  識取自家城廓 莫謾遊他州郡

  言語不離性空 和光不同塵坌

  

  번뇌가 곧 보리(菩提)요

  청정한 꽃은 진흙에서 난다.

  누군가가 문답하기를 요한다면

  누가 그와 토론을 하랴.

  煩惱郞是菩提 淨花生於泥糞

  若有人求問答 誰能共他講論

  

  달이 크고 작음도 알 수 없고

  해와 윤달의 있고 없음도 모른다.

  새벽에는 죽으로 배를 채우고

  낮에는 밥 한 술 먹는다.

  亦不知月之大小 亦不知歲之餘聞

  晨時以粥充飢 仲時更餐一頓

  

  오늘도 마음대로 자유로이 늦장 부리고

  내일도 느릿느릿 자유로이 마음대로 한다.

  마음속에 또렷또렷 모두 알건만

  다만 어리석은 속박에 빠진 척할 뿐이다.

  今日任運騰騰 明日騰騰任運

  心中了了惣知 只沒佯癡縛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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