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거(靖居) 화상
6조의 법을 이었고 길주(吉州)7)에서 살았다. 화상의 휘(諱)는 행사(行思)요, 속성은 유씨(劉氏)이며, 여릉(廬陵)8) 사람이다. 조계의 법을 받은 뒤로 바로 여릉(廬陵)으로 돌아가서 중생들을 교화하였다.
어떤 스님이 물었다.
"어떤 것이 불법(佛法)의 대의(大意)입니까?"
7) 강서성 길안(吉安)이다.
8) 지금의 강서 길안이다.
선사가 대답했다.
"여릉(廬陵)의 쌀값이 얼마던가?"
선사가 신회(神會)에게 물었다.
"어디서 오는가?"
신회가 대답했다.
"조계산(曹溪山)에서 옵니다."
"무엇을 가지고 왔는가?"
이에 신회가 몸을 흔들어 보이니, 선사가 말했다.
"아직도 기와 조각을 가지고 있구나!"
신회가 물었다.
"스님께서 이곳에서 진금(眞金)을 사람들에게 주시는 게 아니었습니까?"
"설사 그런 일이 있다 한들 그대에게 무슨 관계가 있겠는가?"
선사가 개원(開元) 28년 12월 13일에 입적하니, 시호는 홍제(弘濟) 대사라 하사하였고, 탑호(塔號)는 귀진(歸眞)이었다.
정수(淨修) 선사가 찬(讚)했다.
조계의 문인으로서
여릉(廬陵)에서 출세했네.
오직 한 맥의 법만으로
3승(乘)의 법을 멀리 뛰어났다.
曺溪門人 出世盧陵
唯提一脈 逈出三乘
못 속의 외로운 촛불이요
불 속의 한 조각 얼음인가.
그대 묘하게 깨쳤다면
말씀하신 도리에 상응(相應)하리라.
澤中孤燭 火裏片氷
許君妙會 說底相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