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조타(破竈墮) 화상
노안 국사의 법을 이었고 북방에서 살 때 어떤 선사가 조왕신[竈神]만을 잘 섬겨서 조왕신이 나타나는 감응을 자주 얻으니, 그 지방에서 공경하고 소중히 여기기를 부처님보다 더하였다.
이 때 화상이 그곳에 가서 조왕신에게 설법을 하니, 조왕신이 법을 듣고 곧 하늘에 태어나게 되어 본래의 몸을 나투어 화상에게 하직을 고하러 와서 말했다.
"화상의 지중하신 설법을 듣잡고 다시금 하늘에 태어나게 되었으므로 일부러 하직을 고하러 왔습니다. 곧 하늘 나라로 갑니다."
말을 마치기도 전에 홀연히 사라지더니 조왕신의 상이 저절로 와르르 무너졌다.
화상은 본래부터 이름이 없이 살았는데 이로 인해 파조타(破竈墮) 화상(조왕단을 파괴하여 무너뜨림)이라고 부르게 되었다.[이상은 북종(北宗)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