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당집(祖堂集)

지책(智策) 화상

通達無我法者 2008. 3. 10. 10:23
 

 

 

지책(智策) 화상

  

  6조의 법을 이었고 무주(務州)에서 살았다.

  6조의 법을 이어받은 뒤에 세상 밖에 소요하면서 대수롭지 않은 일에 구애받지 않았으나, 교화한 인연의 처음과 끝의 사연은 자세하지 않다. 

  

  선사가 북쪽 지방을 지나다가 5조(祖) 밑의 지황(智皇) 선사라는 이가 20년 동안 선정을 닦고 있음을 보고 물었다.

  "여기에서 무엇을 하는가?"

  지황이 대답했다.

  "선정에 듭니다."

  "선정에 드는 이는 마음이 있는 상태에서 들었는가, 마음이 없는 상태에서 선정에 들었는가? 만일 마음이 있는 상태에서 선정에 든다면 온갖 유정 모두에게 마음이 있으니 역시 선정에 들 것이고, 만일 마음이 없는 상태에서 선정에 든다면 온갖 무정물들도 역시 선정을 얻었어야 하리라."

  지황(智皇)이 대답했다.

  "내가 선정에 들 때엔 있다 없다 하는 마음이 전혀 없습니다."

  "만일 있다 없다 하는 마음을 보지 않는다면 이는 항상한 정(定)이니, 더는 들고 나는 일이 없어야 하리라."

  지황이 대답이 없었다. 그리고는 도리어 선사에게 물었다.

  "스님의 스승은 누구십니까?"

  "6조이시니라."

  "6조께서는 어떤 법을 선정이라 가르치십니까?"

  

  "묘하고 밝고 둥글고 고요하여 본체와 작용이 여여하고 5음이 본래 공하며 6진(塵)이 있는 것 아니니, 들지도 않고 나지도 않으며, 안정도 아니요 어지러움도 아니다. 선의 성품은 머묾이 없으니 머묾을 여읜 이를 선가(禪家)라 하고, 선의 성품은 생이 없으니 생을 여의어야 선의 모습이다. 마음은 허공과 같으나 허공이라는 자취도 없다."

  지황이 이 말을 듣고도 의문이 멈추지 않아 벌떡 일어나 석장을 끌고 곧장 남쪽으로 가서 조계를 뵙고 절을 하니, 6조도 이와 같이 말하매, 지황이 이 말씀에 크게 깨달았다.

  그날 밤 용신이, 본래 살던 암자의 단월(檀越)의 꿈에 나타나서 아뢰기를 "지황(智皇) 선사께서 오늘 밤 도를 이루셨습니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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